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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지킨 브랜드 파워는 혁신”…피에르가르뎅 ‘한국 여성복 시장’ 출사표 [이코노 인터뷰]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 피에르가르뎅 CEO 인터뷰
남성복 수출에서 여성복으로 확대...연내 40개 매장 목표
피에르가르뎅 설립자 정신 이어 우주 주제 패션쇼 개최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 피에르가르뎅 CEO.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70여 년간 피에르가르뎅을 지탱한 힘은 혁신입니다. 변화에 두려움이 없었던 브랜드 창립자 피에르 가르뎅의 유산이기도 하지요. 올해는 한국 시장에 여성복을 론칭하면서 새 혁신을 기대하고 있어요.”

프랑스 패션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이 올해는 여성복 라인을 국내에 선보인다. 기존 국내 유통사 던필드플러스를 통해 남성복과 패션 잡화를 수출해왔지만, 여성복 라인을 국내 매장에 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판매 제품군 확대에 맞춰,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 피에르가르뎅 최고경영자(CEO)가 첫 내한했다. 그를 만나 피에르가르뎅의 숨겨진 스토리부터 브랜드가 꿈꾸는 미래 패션에 대해 들었다.   

피에르가르뎅이 국내에 선보이는 여성복. [사진 피에르가르뎅]
지난 2020년 피에르 가르뎅이 9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후, 브랜드 새 후계자로 임명된 그의 조카 가르뎅 CEO는 연신 피에르가르뎅의 혁신 정신을 강조했다. 

“삼촌이었던 피에르 가르뎅은 살아 생전에 별명이 ‘예스맨’(Yes Man)일 정도로 새로운 제안, 변화에 항상 적극적이었어요. 현재의 피에르가르뎅이 있는 것도 이 같은 정신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죠.”

피에르가르뎅의 시작은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던 한 부호가 피에르가르뎅 재킷의 진가를 알고, 20만개 재킷 제작을 요청했다. 당시 직원이 6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피에르가르뎅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여섯 달 동안 200개를 먼저 제작했다. 이후 주문자가 피에르가르뎅을 위한 공장을 설립 해 주면서 지금의 피에르가르뎅 라이선스가 처음 시작됐다. 

디자이너 의상에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 일부처럼 나타낸 것도 피에르가르뎅이 처음 시도했다. 지금은 브랜드 로고가 없는 옷이 없을 정도로 대중화됐지만 1950년대는 로고를 드러내는 디자이너 의상이 전무했던 시절이다. 

“로고를 겉으로 보이도록 옷 표면에 박아 당시 패션협회에서 추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든 글로벌 명품사가 로고 디자인을 펼치고 있어요. 피에르가르뎅은 항상 브랜드 아티스트에게 겸손을 바라지 않았죠. 브랜드 상품을 최고의 품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브랜드 로고를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철학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은 판매 제품 라인의 다양화로 이어졌다. 남성복, 여성복을 비롯해 넥타이, 우산, 손수건 등 피에르가르뎅이 보유하고 있는 제품 라이선스만 해도 140여 개가 넘는 이유다. 

우주인 패션 상상하고 지속가능한 소재 찾아 
패션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이 지난 3월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우주 주제의 패션쇼를 선보였다. [사진 피에르가르뎅]
 
브랜드 피에르가르뎅의 혁신은 과거에 멈추지 않는다. 가르뎅 CEO는 창립자 피에르 가르뎅의 관심사였던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 등을 반영한 우주 주제의 패션쇼를 올해 3월 파리 컬렉션에 이어 이번 국내 방문에서도 선보였다. 이 때문에 이번 패션쇼 의상들은 달과 해를 닮은 동그란 디자인부터 목성 띠를 연상시키는 모습 등으로 꾸며졌다. 

“1974년 피에르 가르뎅 삼촌은 미국 휴스턴 회의장에서 미국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의 우주복을 발견하고, 몰래 그의 우주복을 입고 촬영할 정도로 우주인과 우주복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어요. 삼촌이 꿈꾸던 우주인 패션을 구현하기 위해 우주를 주제로 한 패션쇼를 올해도 기획했고요. 삼촌이 우주복을 처음 입었을 때 매우 가볍고 볼륨감 있는 형태에 감명 받았다는 말을 기억해, 이번 패션쇼 옷들도 그렇게 디자인했죠.” 

소재 측면에서도 혁신을 꿈꾼다. 피에르가르뎅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찾기 위해 과거 제품의 재고를 재활용한다. 가르뎅 헤리티지 라벨이 붙은 재고를 다시 활용해 새 제품을 만드는 등 환경을 지키면서 패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다음 컬렉션 주제를 바다로 정하기도 했다. 가르뎅 CEO는 바다 컬렉션에서 재활용 소재로 만든 의상을 선보일 계획이다.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 피에르가르뎅 CEO. [사진 신인섭 기자]

그는 또 국내 시장에 처음 내딛는 피에르가르뎅의 여성복 라인 역시 브랜드가 추진하는 혁신 중 하나라고 꼽았다. 지난 3월 27일 오픈한 화정점을 시작으로 피에르가르뎅 여성복 매장은 연내 40여 개 복합매장 형태로 오픈될 예정이다. 

“IT 기술이 발달된 것을 넘어서 IT 기술이 곧 생활인 한국 모습을 보고 놀랐어요. 한국은 새로운 기술에 열려있는 나라인 만큼 피에르가르뎅이 추구하는 혁신 DNA와 잘 맞는 시장임을 확신하고 있죠. 새로운 피에르가르뎅의 혁명이 한국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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