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다음 대출은 우리’ 외쳤던 온투업, 현주소는?
[온투업, 볕들 날은 언제] ⓛ ‘1.5금융 ’ 표방했던 온투업체
경기 악화로 투자심리 위축…폐업도 등장
규제 완화 기대감 커지지만, 단기간 내 성장 어려울듯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2002년 대부업 이후 제도권에 새로 등장한 금융업종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의 성장세가 영 주춤하다. 대출잔액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일부 업체는 영업을 종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대출 관련 연체율이 급등하며 유동성 부실 불안감마저 키운다. 새로운 금융업종에 대한 기대치가 컸지만 그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진 못한 셈이다.
최근 관련 규제들이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굳어 있어 당장 온투업이 활성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지표 부진한 온투업, 연체율도 악화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법인투자자에게서 투자금을 유치해 자금 대출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결,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융서비스다. 온투업체가 대출 신청을 받고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금으로 대출을 내주는 식이다. 업체는 수수료를, 투자자는 대출자의 이자를 수익으로 가져간다.
금리는 10% 전후다. 자금 대출이 필요하지만 1금융과 2금융 이용이 상황상 어려운 중저신용들에게 온투업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온투업계가 스스로 ‘1.5금융’을 표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1위 온투업체 피플펀드의 슬로건은 ‘은행 다음, 피플펀드’다.
과거 온투업은 ‘P2P(Peer-to-Peer Finance·개인간 거래 중개업)금융’으로 불리며 200여개 이상의 업체가 난립했다. 이때 투자자 손실 등 문제가 발생하자 2019년 11월 온투법이 공식 제정됐다. 이후 금융당국이 ‘옥석가리기’에 나서 현재 49개 업체가 영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온투업계 사업 성과 지표들은 부진한 편이다. 중앙기록관기관 P2P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온투업계 대출잔액은 1조1561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5%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 15%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잔액분 감소는 투자 수요 위축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금융리스크 문제가 대두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온투업 투자 수요는 꾸준히 감소했다. 업계 7위권 업체였던 그래프펀딩은 지난해 말 자금 사정 악화로 영업을 종료했다.
온투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새로운 투자처보다는 은행 예금, 안전자산 같은 기존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투자가 위축되니 온투업체들이 대출에 활용할 자금자체가 없어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연체율 이슈까지 불거졌다. 지난 2월 기준, 온투업체 전체 평균 연체율은 7.58%다. 2021년 6월 연체율인 3.88%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심지어 최근 일부 업체들의 연체율은 20%대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연체율 급증은 온투업체들의 대출 비중이 부동산 대출에 70% 이상 쏠려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논란 등이 터지며 부동산 대출 관련 지표가 악화됐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연체율이 급증한 곳들은 대부분 부동산 대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곳들이다. 지난해 말 문을 닫은 그래프펀딩의 부동산 대출 비중은 100%였다.
상위권 업체들 역시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지만 개인, 법인신용 및 매출채권 담보 등 포트폴리오를 상대적으로는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이에 온투업 상위권 업체들은 금융감독원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연체율 문제가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A 온투업체 관계자는 “연체가 부실로 넘어가지 않게끔 꾸준히 관리를 해주는 것이 올해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다만 올해 경제 상황이 크게 좋아지긴 힘들 것으로 보여 연체율 지표가 극적으로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투자 해소 분위기…“더 차별화 필요” 지적도
최근 온투업계에는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5월1일 금융당국이 온투업 개인 연계 투자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타업권과 법령충돌로 불가능했던 기관투자도 최근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으로 사실상 가능해졌다.
하지만 당장 온투업 투자가 활성화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부진으로 여전히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사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發) 대형 주가조작 투자 피해까지 발생하며 금융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온투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 확대 등으로 드라마틱하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업권의 꾸준한 목소리로 규제들이 단계별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자금 숨통이 틔이면 온투업계가 좀 더 차별화된 대출을 취급하는 방향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 대출이나 부동산 대출 등은 모든 온투업체가 취급하고 있다”며 “매출채권에 더 집중한 상품이나 병원 대상 대출상품 등 틈새시장을 잘 공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온투업체들에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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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련 규제들이 조금씩 풀리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굳어 있어 당장 온투업이 활성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종 지표 부진한 온투업, 연체율도 악화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개인·법인투자자에게서 투자금을 유치해 자금 대출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결, 원금과 이자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융서비스다. 온투업체가 대출 신청을 받고 투자자를 모집해 투자금으로 대출을 내주는 식이다. 업체는 수수료를, 투자자는 대출자의 이자를 수익으로 가져간다.
금리는 10% 전후다. 자금 대출이 필요하지만 1금융과 2금융 이용이 상황상 어려운 중저신용들에게 온투업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온투업계가 스스로 ‘1.5금융’을 표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1위 온투업체 피플펀드의 슬로건은 ‘은행 다음, 피플펀드’다.
과거 온투업은 ‘P2P(Peer-to-Peer Finance·개인간 거래 중개업)금융’으로 불리며 200여개 이상의 업체가 난립했다. 이때 투자자 손실 등 문제가 발생하자 2019년 11월 온투법이 공식 제정됐다. 이후 금융당국이 ‘옥석가리기’에 나서 현재 49개 업체가 영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온투업계 사업 성과 지표들은 부진한 편이다. 중앙기록관기관 P2P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온투업계 대출잔액은 1조1561억원으로 전월 대비 약 5%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 15% 하락한 수치다.
이 같은 잔액분 감소는 투자 수요 위축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금융리스크 문제가 대두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며 온투업 투자 수요는 꾸준히 감소했다. 업계 7위권 업체였던 그래프펀딩은 지난해 말 자금 사정 악화로 영업을 종료했다.
온투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새로운 투자처보다는 은행 예금, 안전자산 같은 기존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투자가 위축되니 온투업체들이 대출에 활용할 자금자체가 없어 신규 대출을 취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연체율 이슈까지 불거졌다. 지난 2월 기준, 온투업체 전체 평균 연체율은 7.58%다. 2021년 6월 연체율인 3.88% 대비 두배 가량 늘었다. 심지어 최근 일부 업체들의 연체율은 20%대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연체율 급증은 온투업체들의 대출 비중이 부동산 대출에 70% 이상 쏠려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논란 등이 터지며 부동산 대출 관련 지표가 악화됐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연체율이 급증한 곳들은 대부분 부동산 대출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곳들이다. 지난해 말 문을 닫은 그래프펀딩의 부동산 대출 비중은 100%였다.
상위권 업체들 역시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지만 개인, 법인신용 및 매출채권 담보 등 포트폴리오를 상대적으로는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다. 이에 온투업 상위권 업체들은 금융감독원이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연체율 문제가 더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A 온투업체 관계자는 “연체가 부실로 넘어가지 않게끔 꾸준히 관리를 해주는 것이 올해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다만 올해 경제 상황이 크게 좋아지긴 힘들 것으로 보여 연체율 지표가 극적으로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관투자 해소 분위기…“더 차별화 필요” 지적도
최근 온투업계에는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5월1일 금융당국이 온투업 개인 연계 투자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타업권과 법령충돌로 불가능했던 기관투자도 최근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으로 사실상 가능해졌다.
하지만 당장 온투업 투자가 활성화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부진으로 여전히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금융사들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발(發) 대형 주가조작 투자 피해까지 발생하며 금융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온투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 확대 등으로 드라마틱하게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업권의 꾸준한 목소리로 규제들이 단계별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자금 숨통이 틔이면 온투업계가 좀 더 차별화된 대출을 취급하는 방향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 대출이나 부동산 대출 등은 모든 온투업체가 취급하고 있다”며 “매출채권에 더 집중한 상품이나 병원 대상 대출상품 등 틈새시장을 잘 공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온투업체들에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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