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국내 증시 후폭풍이 거세다. 반대매매 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가운데 반대매매 금액은 597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4월 이후 최대치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최근 반대매매 금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최근 논란이 된 SG증권발 하한가 사태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193억7000억원 수준이었던 반대매매 규모는 26일 350억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달 2일에는 560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지난달 24일 첫 하한가 사태가 터졌고 그로부터 이틀 뒤인 26일부터 반대매매 금액이 치솟은 것을 고려하면 미수거래 방식으로 관련 종목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반대매매에 처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의 평가 금액이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내려가면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처분하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4일 SG증권 창구를 통해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등의 종목 주식 대량 매도가 이어지며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이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에서 촉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가 폭락이 시작되기 직전 12조원을 웃돌았던 8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나흘 만에 4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약 8조20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락 사태에 연루된 종목들의 주가는 최근 뚜렷한 방향성 없이 상승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다만 이번 금투협 통계에는 미수거래에 따른 반대매매만 포함됐다. 증권사에서 투자금을 빌리는 신용융자 거래나 이번 하한가 사태를 촉발했다고 추정되는 CFD 등에 따른 것은 포함되지 않아 실질적 반대매매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은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의 ‘비밀 사무실’격인 고급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했다.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 등이 투자자 명의 휴대전화로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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