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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일로’ NHN, 非게임 주력한 10년…남은 과제는 ‘수익성 개선’

[기로에 선 NHN]②
‘빅테크 도약’ 선언 10년…게임 의존도 낮추고 매출 다각화
종합 IT 기업 면모 갖췄지만, 영업이익률은 3%대 ‘성장 둔화’
“80개 연결 종속사 60개로 감축…클라우드·AI 사업 강화 목표”

종합 정보기술(IT) 회사로 변신한 NHN이 지난해 사상 첫 연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높은 매출에도 불구,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제는 수익성도 챙겨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3편에 걸쳐 NHN의 현 상황과 향후 전략을 분석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NHN이 2023년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그간 회사 경영의 행보는 ‘확장일로’로 압축된다. 게임에서 시작한 사업 영역을 결제·클라우드·커머스 등으로 확장하며 덩치를 키웠다. NHN은 2013년 8월 네이버 게임 사업 부문의 인적 분할로 설립됐다. 분할 이듬해인 2014년 ‘빅테크 도약’을 선언하고, 매출 다각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NHN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원 시대를 여는 데 성공한다. 10년간 사업 규모가 약 4배 커지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NHN이 10년 전 목표로 내건 ‘국내 대표 빅테크’ 달성은 여전히 요연하다. 사업 영역과 매출 측면에선 분명 종합 정보기술(IT)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됐지만, 내실은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성장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2019년을 기점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영업이익률이 1%대로 곤두박질쳤다. NHN은 이에 ‘수익성 개선’을 올해 최대 경영 과제로 설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게임 의존도 낮춰라”…매출 다각화에 힘쓴 10년

NHN의 전신은 NHN엔터테인먼트다. NHN은 2013년 8월 ‘검색’ 부문은 네이버로, ‘게임’ 부문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됐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분할 직후부터 비(非)게임 확장에 공을 들였고, 종합 IT 기업의 면모를 다시 갖추게 된 2019년 4월 NHN의 이름을 되찾는다.

NHN엔터테인먼트 출범 당시인 2013년, 전체 매출 중 98.4%가 게임 부문에서 나왔다. 기타로 잡힌 매출도 종합 게임포털 ‘한게임’을 통한 광고 수익이다. 한게임 외엔 사실상 먹거리 사업이 없었던 셈이다.

회사는 이 같은 구조를 탈피하고자 2014년부터 사업다각화 전략을 본격화한다. 분할 초기 새 먹거리로 지목한 분야는 커머스·클라우드·결제 영역이다. 분할 1년 만에 ▲고도소프트(현 NHN커머스) ▲한국사이버결제(현 NHN KCP) ▲티켓링크(현 NHN티켓링크)를 인수했다. NHN KCP는 현재 국내 1위 종합결제사로 성장했다. 최근 국내 상륙한 애플페이의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할 수 있는 권한을 따내기도 했다. NHN커머스는 대만·중국 등 해외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클라우드 사업에 발을 들인 시점도 2014년이다. 시장 태동기부터 역량을 쌓아온 클라우드 사업 부문은 지난해 4월 독립법인 ‘NHN클라우드’으로 재탄생했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1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됐다.

2015년에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 역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페이코의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약 9조7000억원이다. 식권·복지포인트·상품권 등으로 구성된 기업복지솔루션 사업은 국내 1900개 기업에서 16만명의 임직원이 사용 중이다.

NHN은 이 밖에도 NHN여행박사(옛 여행박사)를 통해 관광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웹툰 플랫폼인 ‘코미코’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는 ‘NHN벅스’(옛 네오위즈인터넷)를 통해서 콘텐츠 영역에도 진출한 상태다.

NHN은 이같이 매출을 다각화하며 ‘게임 사업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데 성공한다. 사업보고서에 매출을 구분하는 기준도 기존 게임·기타에서 ‘결제 및 광고’를 2017년부터 추가해 공개하고 있다. 결제 및 광고엔 ▲페이코 사업 ▲전자지급결제대행(PG)과 부가가치통신망(VAN) 서비스 등의 사업 매출이 포함된다.

2022년 연간 매출 규모는 본업인 게임보다 ‘결제 및 광고’가 더 크다. 연간 매출 2조1148억6981만원 중 게임이 담당한 매출은 4744억8793만원이다. 전체 매출 중 22.43%만 게임에서 나온 셈이다. 게임 부문에서 매출 100%를 올렸던 구조가 현재 얼마나 다각화됐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22년 연간 기준 결제 및 광고 매출은 8947억4532만원(42.31%)이고, 웹툰·음원·커머스·클라우드 등이 포함되는 기타 매출은 7456억3655만원(35.26%)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사업 부문별 매출 역시 ▲게임 21.65%(1187억원) ▲결제 및 광고 45.48%(2493억9324만원) ▲기타 32.87%(1802억4231만원)로 비슷한 구조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NHN 사옥 ‘플레이뮤지엄’ 전경. [사진 NHN]

‘IT 기업’ NHN의 영업이익률 3%

사업다각화로 NHN은 ‘연 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게임 부문 매출은 4500억원에서 4800억원 규모를 유지해 왔다.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단 의미다. 반면 결제 및 광고 매출은 2017년 346억1360만원에서 2022년 8947억4532만원으로 6년 만에 무려 26배 커졌다. 기타 사업 부문 역시 2016년 3834억9251만원에서 2022년 7456억3655만원으로 7년 만에 규모가 2배 성장했다.

NHN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3.07% ▲2017년 3.82% ▲2018년 5.42% ▲2019년 5.82%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 다각화는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던 셈이다.

물론 당시에도 ‘제조업 수준의 영업이익률’이란 한계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세계 빅테크는 20~30% 수준을, 국내 IT 대기업은 10~2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NHN의 수익성이 너무 낮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간 연간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적게는 6%에서 많게는 40%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 상승은 고무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문제는 NHN의 성장세가 최근 둔화 기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2020년 5.22% ▲2021년 5.09%로 내림세를 보이더니, 2022년엔 1.85%로 주저앉았다. 2023년 1분기엔 3.48%로 회복하긴 했지만 ‘제조업 수준’은 물론 ‘국내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회사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만1000개의 외부 감사 대상 법인기업을 조사한 결과, 2022년 기준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4.8%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영업이익률 평균은 5.4% 수준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이 같은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게임 ▲기술 ▲결제 ▲커머스 ▲콘텐츠 등 그룹 5대 핵심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확보 매진’을 올해 최대 경영 과제로 내걸었다. NHN 측은 “최근 챗GPT 열풍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인공지능(AI)·데이터 등 핵심기술 분야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 테크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0.5% 성장한 3087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에 ‘선택과 집중’하겠단 전략이다.

경영 효율화 전략도 추진한다. 현재 약 80개 연결 대상 종속회사를 2024년까지 60개로 줄일 방침이다. 조직 구조 효율화로 창립 후 추진해 왔던 사업다각화 전략의 성과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포부다.

회사는 이 중에서도 간편결제 사업의 효율화를 과제로 꼽았다. 정우진 NHN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올해 페이코는 핵심 사업별 매출 증가와 효율적인 비용 집행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결과 1분기 페이코 법인의 영업손실은 매우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고, 올해에는 페이코의 영업손실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하로 줄여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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