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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우릴 달아봐"…MZ 키치템 ‘인형 키링’에 진심인 어른이들 [민지의 쇼핑백]

MZ세대, 가방에 인형 키링 매치하는 것 유행
높은 구매력+키덜트 트렌드가 인기 배경
“일종의 ‘심리적 애착템’…우울감 떨치는 소비”

블랙핑크 지수, 뉴진스 혜인이 가방에 인형 키링을 매치한 패션. [사진 지수, 혜인 인스타그램 캡처]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귀여운 거 보면 기분이 좋거든요.”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인형들이 힙한 패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최근 길거리에서도 가방에 인형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인형 키링’을 패션 포인트로 주면 키치한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데 어렵지 않기 때문.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이나 파우치에 좋아하는 캐릭터 인형을 달기만 하면 요즘 유행하는 Y2K룩에도 안성맞춤이다.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템인 인형 키링.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키덜트 트렌드’와 맞물려 인형 키링 유행이 불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인형 키링에 진심인 MZ세대들을 공략해 유통·패션업계에서도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가방이나 파우치에 대롱대롱…Y2K룩에도 안성맞춤 

유통업계에서는 키덜트족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키링을 선보였다. 편의점 3사에는 지난해 슈퍼마리오, 산리오, 짱구, 포켓몬스터 등의 캐릭터 키링을 출시했는데, 소비자들은 이 키링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까지 불사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캐릭터 키링이나 피규어 등을 사탕류와 함께 담아 만든 토이캔디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던킨은 글로벌 캐릭터 기업 산리오의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해 미니 파우치 3종을 출시했다. 미니 파우치 3총은 산리오의 인기 캐릭터인 ‘마이멜로디’, ‘쿠로미’, ‘시나모롤’의 얼굴을 그대로 활용했다. 지난 18일 실시한 사전 예약 프로모션에서 예약 수량 전량이 당일 매진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럭키슈에뜨,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가 출시한 키링.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사진 럭키슈에뜨,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홈페이지 캡처]

패션업계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럭키슈에뜨가 ‘럭츄’ 라인을 새롭게 론칭하며 인형 키링을 내놨다. MZ세대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지셔우드 등 또한 인형 키링을 선보여 품절 대란이 일기도 했다.

인형 키링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SNS를 많이 사용하는 MZ세대의 특성상 인형 키링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인형 키링을 검색하면 2만5000개의 게시물이 나오고, 이 플랫폼을 통해 사고 팔기도 한다.

또 인기 제품은 중고마켓에서 웃돈으로 사고파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많이 찾아본 패션소품 순위 10위 중 1위가 젤리캣 키링, 3위 인형 키링, 4위 마뗑킴 키링이 올라와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셀럽들의 패션에서도 인형 키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블랙핑크 지수, 뉴진스 혜인이 대표적이다. 명품 브랜드 디올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지수는 디올 가방에 좋아하는 캐릭터인 키티 인형을 장착해 믹스매치 패션을 즐긴다. 뉴진스 혜인의 경우 데뷔 후 처음으로 받은 정산금으로 9만원 어치의 인형 키링을 산 일화도 유명하다. 

키덜트 트렌드, 일상 속 즐거움 찾으려는 심리 반영

인형 키링이 유행이 된 배경에는 ‘키덜트 트렌드’가 있다. ‘키덜트’는 아이(kid)와 어른(adult)을 합친 신조어로 성인들의 장난감을 일컫는다. 어린 시절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성인이 돼 구매력 갖추면서 이는 피규어, 인형 등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키덜트족 증가와 높은 구매력으로 인해 인형 키링의 인기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또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으려는 어른들의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형 키링은 일종의 ‘심리적 애착템’으로 볼 수 있다. 감정적으로 불안하거나 힘들 때 자신을 지켜주는 애착템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자기를 표현하는 것에 거리낌 없는 MZ세대들에게 인형 키링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특히 불경기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기 쉬운 요즘 적은 비용으로 일상의 순간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고, 이러한 우울감을 떨칠 수 있는 가성비 있는 소비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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