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킨텍스 일대 지하에 코엑스몰 2.5배 크기 ‘킨텍스몰’ 개발 추진 [E-마이스]
GTX킨텍스역~한류월드 1.2㎞ 구간…지하 4층 연면적 42만㎡ 규모로 개발
이달 중 기본구상용역 수행기관 선정, 대규모 상권 조성 유동 인구 증가 기대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 경기도 고양 킨텍스(KINTEX) 일대 지하에 일명 ‘킨텍스몰’(KINTEX Mall) 개발이 추진된다.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고양특례시는 이달 중 킨텍스 일대 지하공간 복합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 수행사를 선정한다. 기본구상 용역은 킨텍스 일대 지하 복합개발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적정 사업 방향과 규모, 방식 등 개발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고양시가 킨텍스 일대 지하공간 복합개발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은 지난해 한 민간 개발사(고려잭파일)로부터 제안받은 이후 1년여 만이다. 당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고양시는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개발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주 고양시청 도시균형개발과장은 “킨텍스 일대 지하 복합개발은 앞으로 착공부터 완공까지 최대 10년 이상 걸리는 ‘십년대계’ 사업”이라며 “올 12월까지 기본계획 수립에 필요한 사업 규모와 재원 조달, 운영 방식 등 지하공간 복합개발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킨텍스 1·2전시장 사이 도로 지하화
킨텍스몰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삼거리부터 2024년 준공 예정인 GTX(수도권광역급행열차) 킨텍스역, 한류월드 사거리까지 약 1.2㎞ 구간 지하에 조성된다. 지하 60m에 들어서는 GTX 킨텍스역 위로 남는 지하공간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킨텍스 1·2전시장 사이 폭 142m 지상 도로는 지하화하고 그 자리에는 대형 공원이 들어선다. 고양시는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킨텍스 1·2·3전시장과 환승센터 등 GTX 킨텍스역 일대 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최적의 교통·동선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고양시 내부적으로는 킨텍스 일대 지하공간에 지하 4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1층은 지상 도로를 대체할 지하차도로 활용하고, 지하 2~4층은 도심공항터미널과 주차장, 각종 상업·지원시설을 조성하는 그림이다.
고양시가 구상하는 킨텍스몰 규모는 연면적 42만㎡ 안팎 수준이다. 삼성동 코엑스몰(17만8000㎡)보다 약 2.5배, 삼성역에서 봉은사역까지 600m 구간에 들어서는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22만4000㎡)보다는 약 2배 큰 규모다. 최초 민간 개발사가 제안할 당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부터 GTX 킨텍스역까지 780m였던 개발구간을 원마운트가 있는 한류월드 사거리까지 420m가 연장하면서 규모가 더 커졌다. 조용주 고양특례시청 도시균형개발과장은 “사업성과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게 될 기본구상 용역 과정에서 개발구간과 규모는 더 늘거나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보다 개발구간이 40%가량 늘어남에 따라 사업비는 1조원 안팎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지하 3층 구조, 연면적 30만2182㎡ 규모 지하공간 개발을 제안한 민간 개발사는 사업비 규모를 6277억원으로 산출했다. 현재 고양시는 사업비 조달과 관련해 전액 민간투자 방식 외에 일부 예산을 시에서 부담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대 시설 이어주는 ‘브리지’ 역할 기대
고양시가 킨텍스 지하공간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이유는 킨텍스 일대를 찾는 방문객이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배후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킨텍스 일대는 GTX킨텍스역 외에 대단위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일산동구 장항동에는 관광문화단지의 핵심 시설인 CJ라이브시티(2024년 준공),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보다 2배 이상 큰 70만㎡ 규모 방송영상밸리(2026년 준공)가 조성 중이다. 일산서구 대화동과 법곳동 일대에는 약 87만㎡ 규모의 일산테크노밸리(2026년 준공) 개발이 한창이다. 최근엔 도심항공교통(UAM) 수도권 실증노선 구축지역에 선정되면서 킨텍스 2전시장 인근 1만8000㎡ 부지에 UAM 이·착륙장(버티포트) 구축이 확정됐다. 킨텍스와 김포공항, 여의도를 잇는 UAM 실증노선으로 국토교통부가 2025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는 킨텍스몰이 일대에 신규 상권을 형성하고 유동 인구는 물론 체류 시간과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원마운트 등 킨텍스 일대 시설과 인근에 들어설 첨단산업단지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브리지’(Bridge)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와 지역에선 벌써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대와 같은 거대 상권이 킨텍스 일대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조 과장은 “다양한 상업·편의시설을 갖춘 킨텍스몰은 일대에 상시 유동 인구를 늘려 ‘GTX의 역설’ 우려를 해소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TX의 역설은 서울역을 16분, 삼성역은 20분 만에 주파하는 GTX가 유동 인구를 늘리기보다 지역 거주민의 생활권을 강남 등 서울 도심으로 쏠리게 하는 역효과를 일컫는다.
킨텍스 배후 시설 확충 “경쟁력 올라갈 것”
킨텍스는 지하몰 개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버금가는 복합 기능의 배후 시설을 갖춘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경기도와 고양시 등 수도권 관광·마이스 시장의 새 랜드마크로서 역할도 기대된다. 킨텍스 일대 대규모 상권이 형성돼 방문객 등 유동 인구가 늘어날 경우 오랜 숙원사업인 앵커호텔 건립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은 킨텍스는 지금까지도 부족한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마이스 업계에선 이런 킨텍스를 두고 ‘도심 속 외딴섬’이라 부르기도 한다. 2003년 개장 이후 주변에 백화점과 테마파크, 호텔 등 다양한 배후 시설이 들어섰지만 각 시설을 이어줄 연계 시설이 없어서다. 일부에선 킨텍스 3전시장 건립보다 시급한 것이 일대 시설을 연결해 줄 지하공간 복합개발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킨텍스 관계자는 “킨텍스 일대 지하공간 복합개발은 지난해 외부 제안을 받아 진행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필요성은 물론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킨텍스몰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0년 서울 잠실운동장 일대에 들어서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와의 대등한 인프라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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