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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리츠 VS 코람코리츠, '에너지' 다른 행보 누가 웃을까

SK, 에너지 플랫폼 확장…코람코, 에너지 덜고 생활밀착형으로
주유소 임대 수익 벗어나 부지 활용 다양화 계획
부지 자산 가치 상승 및 장기적 배당 여력 확대 기대

코람코에너지리츠 코-리빙 하우스 사업지 재동 주유소 전경. [사진 코람코자산신탁]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에너지’를 키워드로 주유소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SK리츠와 코람코에너지리츠가 각기 다른 행보에 나섰다. SK리츠는 주유소를 활용해 친환경적인 에너지 종합 플랫폼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반면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주유소에서 비롯된 ‘에너지’ 색채를 덜어내고 고객의 삶과 밀착된 다양한 사업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보급이 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 연료 충전에 사용되는 주유소의 쓰임이 줄어들 것을 고려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간 두 곳 모두 주유소 부지를 임대 수입원으로만 활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해당 부지에서 ‘밸류에드(Value-add, 가치부가형)’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우선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유소 리츠’로 불리던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주 수익모델을 고객 삶과 밀착된 ‘F&B(식음료)’와 ‘도심물류’에 이어 ‘코-리빙(Co-Living, 공유주거)’으로 확대에 나선다. 그에 따라 사명에서 주유소를 뜻했던 에너지 명칭을 떼어내고 생활밀착형 리츠를 상징하는 새로운 명칭 개발도 공식화 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이 SK네트웍스의 주유사업부문을 인수해 지난 2020년 코스피에 상장시킨 아시아 최초의 주유소 기반 밸류애드 리츠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도심 대로변에 붙어 있는 300~500평 정도의 주유소 부지를 전국에 약 160곳 정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어떤 회사들도 개발 및 자산 가치가 높은 땅을 160개나 갖고 있는 곳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는 주유소로 영업을 하면서 꾸준히 임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여기에 새로운 개발계획이나 사업을 접목했을 때 기존 주유소에 임대 수익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유소 부지를 개발하거나 주유소 부지에 새로운 임차인을 들일 예정이다. 예를 들면 주유소만 하던 자리 옆에 편의점을 넣거나 주유소 남는 공간인 유휴부지에 드라이브스루 카페 매장을 추가하는 식이다. 아니면 주유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빌딩을 짓는 식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당초 187개 주유소로 한정됐던 코람코에너지리츠 보유자산은 상장 3년째인 5월 말 기준 수도권 위주 주유소 161곳, LG하이프라자 등 대형 가전매장 4곳, 물류센터 2곳과 폴 바셋, 맥도날드 등 다수의 F&B 매장 등으로 다각화됐다. 또한 지난달에는 LS그룹 계열사 LS이링크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소 2곳을 추가 개발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다각화된 멀티섹터 리츠로 자리 잡았다. 

또한 코-리빙 시설에 최적화된 설계와 안정적 운영을 위해 다수의 코-리빙 전문 운영사와 만나 구체적인 협업방안도 논의 중이다. 코-리빙이란, 침실과 화장실 등 개인 공간은 분리화되, 건물 내 카페와 영화관, 스파, 이벤트룸, 트레이닝룸, 루프탑 정원 등 공용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동 주거 형태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과거에 주유소 사업만 하던 위치가 일반 시민들의 생활 편의시설로 계속 사업이 확장되다 보니까 더 이상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적합하지 않다’라는 판단 때문에 사명도 바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코리빙이라는 진짜 라이프와 관련된 사업까지 추가하면서 계속 늦춰서는 안 되겠다라는 내부적인 판단이 섰다”며 “이름도 바꾸고 수익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코람코, 에너지 빼고…SK, 에너지 확대

SK 주유소 전경. [사진 SK리츠]

반면 SK에너지는 에너지 색채를 덜어내기 보단 이를 주유소 활용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택했다. SK리츠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SK 주유소 부지의 자산가치를 높이고, 그린 에너지 공급기능을 갖춘 사업모델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최근 클린에너지리츠와 ‘SK 친환경 복합스테이션 구조 고도화 사업’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SK에너지 직영주유소 부지를 ‘복합 에너지플랫폼’으로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클린에너지리츠는 SK리츠가 SK에너지로부터 SK 직영주유소 116개 부지를 인수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전문기업이다. 

첫 복합스테이션 개발 주유소는 경기 시흥 SK시화산업주유소로 결정됐다. 기존 캐노피식 주유소를 철거하고 당일 배송이 가능한 도심형 물류시설(MFC,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위한 3층 건물을 지어 옥내주유소로 탈바꿈하는 대표사례다. SK에너지와 SK리츠는 인허가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주유소를 도심형 분산발전으로 활용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주유소 건축물 옥상에 태양광 및 연료전지 등 분산전원을 설치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는 사업모델로, 관련 규제 정비에 맞춰 선보일 계획이다. 에너지 슈퍼 스테이션은 분산 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추진전략 과제 중 하나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소방청은 주유소에 태양광, 연료전지 등 분산형 전원을 설치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차 충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도입·확대를 위해 협의해 왔다. 

단기적으로는 SK리츠 배당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SK리츠가 비용을 지출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로 임대료를 지금 당장 올려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복합 주유소를 개발을 하게 되는 과정에 몇 십억 정도의 투자비가 소요가 되는데 이 투자비는 SK에너지가 전액 부담을 할 예정이다. 

약 1년 6개월~2년 후에 준공될 자산에 대해서 지금 임대료를 감정평가를 받는 것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현재 개발비용은 SK에너지가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됐다. SK에너지와 SK리츠 계열사 관계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정가치로만 거래를 해야 해서다. 부동산에 대해서는 통상 감정평가에 의해서 임대료가 결정돼야 한다. 

SK리츠 관계자는 “추후 임대료 수준에 대해서 협의가 마무리되면 저희가 신축된 건물을 추가로 유동화 하는 협의를 진행을 할 예정이다”며 “물류, 전기차 충전, 연료전지 등의 수요를 창출시켜서 토지 수요가 늘어나면 입지 좋은 주유소 용지의 자산 가치 자체가 상승되는 효과를 향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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