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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5세대?…‘5성급 호텔’ 따라가는 최신 아파트

[진화하는 아파트] ③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높아진 소득 따라 눈높이↑
단지 내 인피니티풀·유럽정원까지…해외 랜드마크 벤치마킹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2단지 내 '사파리월드' 모습. [사진 민보름 기자]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인천 서구 소재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가 부동산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20년 6월 ‘리조트 도시’를 컨셉으로 4805가구가 공급됐을 당시만 해도 과연 리조트 도시 조성이 가능할 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12일부터 3일간 진행된 입주자 사전점검 이후 실제 완공된 단지 모습이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보통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입주장 시기에도 불구하고 웃돈이 붙고 있다.

최근 입주 또는 분양을 앞두고 새 트렌드를 주도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높아진 주택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호텔 또는 리조트 시설 및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돌파한 시대에 ‘호캉스’(휴일을 호텔에서 보내는 일) 등 쾌적하고 편리한 고급 숙박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일반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캉스’를 집에서…5세대 아파트 등장 

일반적으로 주택업계에선 1960~1980년대 지어진 아파트를 1세대, 1990년대 아파트를 2세대로 치며 2000년대 지하주차장 등장과 함께 조경이 갖춰진 아파트를 3세대로 친다. 최근 몇 년간 입주를 진행한 고급 브랜드 아파트는 4세대에 속한다.

4세대 아파트는 지하주차장과 각 세대가 엘리베이터로 바로 연결되며, 지상주차장이 있던 공간은 고품격 조경과 조식서비스, 카페테리아, 피트니스 등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성수동 트리마제 같은 단지가 고급아파트의 기준을 세운 최신형 4세대의 상징 같은 곳이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는 5세대를 지향하며 기획됐다. 시행사인 DK아시아의 최진철 사업전략본부 수석부장은 “우리나라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선 현재, GDP 5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고 6성급 호텔 이상으로 계획된 ‘5세대 하이엔드 아파트’로서 ‘로열파크씨티’를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에는 국내 대표 리조트 아난티에서 착안한 디자인의 실내 수영장과 에버랜드를 탄생시킨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손을 거친 어린이 물놀이장이 조성돼 있다. 주민전용 실내수영장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 3.5세대 아파트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내 실내수영장은 아난티 수영장을 연상시키는 고급 샹들리에와 어린이 입주민을 위한 유수풀 등을 갖추고 있다. 

어린이 물놀이장 역시 기존 신축아파트 내 테마 놀이터보다 한 차원 진화한 형태를 보인다. 2단지 내 ‘사파리월드’를 보면 캐리비안 베이를 연상시키는 워터풀 버킷과 대포노즐, 코끼리와 얼룩말 모형들 근처에 바닥분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일정 시간이 되면 물이 채워진 워터풀 버킷이 기울어지며 밑으로 물이 떨어진다. 커뮤니티 건물에선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아침, 점심, 저녁식사가 모두 나오는 ‘3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1단지 내 실내수영장. [사진 민보름 기자]

높은 관리비에 대단지 선호 커질 듯 

지난 3월부터 입주를 진행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는 ‘루프탑 인피니티풀(Infinity Pool)’이 있다. 인피니티풀은 주변 경치와 끊이지 않고 연결된 느낌을 주는 야외 수영장을 뜻하며 싱가포르 랜드마크이자 고급 호텔인 ‘마리나베이 샌즈’의 인피니티풀이 국내에 널리 알려져 있다. 마리나베이 샌즈 인피니티풀에서 환상적인 싱가포르 도심 조망이 가능하다면,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내 인피니티풀에서는 개포동 ‘숲세권’의 상징인 대모산 조망이 가능하다.

개포동에선 개포주공 저층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궤도에 오르며 각 조합과 1군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 고급화 및 차별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스카이라운지와 조식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인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주변 단지와 차별화를 위해 인피니티풀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초구 반포동에선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이주를 마친 상태로 이르면 2024년 공급을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 하이앤드 브랜드인 ‘디에이치’가 적용되는 해당 단지는 시공권 입찰 당시 제안서에 따르면 재건축 뒤 실내 아이스링크, 오페라하우스 뿐만 아니라 5성급 호텔을 연상케하는 컨시어지 센터, 리셉션 등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된다. 

‘압구정 아페제’ 포디움 정원 이미지 [제공 디에이]

최근 설계공모에 나선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역시 재건축 후 그동안의 신규 단지와 차원이 다른 아파트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서울시에선 한강과 접한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2·3·4·5 재건축 단지의 입지를 활용해 디자인과 공공성, 생활편의를 모두 잡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중 개방형 커뮤니티 시설 일부를 수상 레저기능을 갖춘 스포츠 콤플렉스로 조성하는 방안도 있다. 

6월 24일 압구정 특별계획구역2 재건축 조합 정기총회에선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로 해당 조합 설계공모에 참가한 디에이건축이 설계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압구정 아페제(APG)’라는 이름의 이 설계안은 6개 아파트 동과 기단 역할을 하는 포디움(podium)이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를 자랑한다. 설계에 따르면 동마다 각각 세련된 컨셉의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설 뿐 아니라 5성급 이상 호텔에서 이용 가능한 드롭오프(승하차 공간)와 컨시어지, 세계최초로 프라이빗 갤러리가 조성될 전망이다. 디에이 건축은 세계적인 건축과 도미니크 페로와 협업을 통해 이 같은 설계안을 내놨으며 해당 구역의 설계용역비만 144억원에 이른다.

‘압구정 아페제’ 커뮤니티 조감도 [제공 디에이]

그러나 일각에선 이 같은 시설 일부가 착공 전 제외되거나 입주 후 사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시설 운영을 위한 유지관리 비용 때문이다.

공동주택관리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미 강남권 신축 고급 아파트 월 관리비는 개별사용료 포함 1㎡(전용면적 기준) 당 5000~6000원 수준이다. 냉난방비 등이 높아지는 여름이나 겨울철엔 관리비가 이보다 오른다. 우후죽순 조성되고 있는 야외 수영장이나 연못, 분수 등 수변시설은 겨울철에 활용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상복합 관리비나 호텔 이용료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비싼 것은 사실”이라며 “강남 고급 아파트의 경우 세금문제와 높은 관리비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가구는 거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다만 규모가 큰 대단지의 경우 ‘십시일반’으로 운영비용이 나눠져 퀄리티(quality) 대비 관리비가 합리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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