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상권이 젊어진다…‘레트로’와 ‘현대적 감성’ 공존
뉴트로 상권으로 바뀐 성수동…성동구 지가 상승에도 영향
새 뉴트로 상권으로 청량리 인기...경동시장과 롯데백화점 리모델링 상권 주목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서울 지역 주요 상권의 상업시설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진 ‘뉴트로(Newtro)’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과거와 현대적 감성이 공존한 상권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곳이 성동구 성수동 일대다. 과거 낡은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은 2005년 서울숲을 조성하고 오래된 공장이 떠난 곳에 지식산업센터 등이 자리잡으면서 스타트업 등 기업들이 몰려 들었다.
기존 노후 건물의 느낌을 살리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패션, 유통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숲 트리마제’, ‘갤러리아포레’, ‘아크로서울 포레스트’ 등 시선을 끄는 고급 주상복합 단지까지 들어서면서 성수동은 상권과 주거 모두가 주목받는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는 최근 3년 지가 상승률이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10.6%를 기록해 9.9%를 기록한 강남구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청량리도 달린다…전통시장, 롯데백화점, 주상복합 상권 등 구축
성수동 상권에 이어 뉴트로 상권으로 변신 중인 곳이 또 있다. 바로 동대문구 청량리 상권이다. 청량리 상권은 역사가 깊다. 1960년을 전후해 경동시장 등 전통시장이 형성됐고, 1970년대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개통 후 상권이 더 커졌다. 1994년 맘모스백화점 리모델링으로 롯데백화점이 오픈해 더 활기가 돌았다. 하지만 1990년대 동대문 일대 대형 쇼핑몰에 상권을 뺏겼고, 청량리 일대가 정비사업으로 묶이면서 상권이 확장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청량리 상권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전통시장 핫플’, ‘레트로 감성공간’ 같은 키워드로 SNS에서 자주 언급되는 곳이 청량리 대표 전통시장인 ‘경동시장’이다. 지난해 경동시장 안에 있던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 오픈한 이후 추억을 찾는 중장년층을 비롯해 MZ세대들의 발길이 이어져 청량리 상권이 한층 젊어지고 있다.
1994년 개장 후 2010년 복합 쇼핑몰 형태로 새 단장한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지난해 리모델링으로 주자장을 비롯해 지하철연결 입구, 매장 등을 단장했고, 신규 매장들이 입점하며 젊은층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새로 조성하고 있는 상업시설도 청량리의 변화에 발맞춰 트렌디한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최고 59층 높이의 주상복합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 저층부(지하 2층~지상 3층)에 들어서는 상업시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아트포레스트’는 펫네임 아트포레스트에 걸맞게 공원과 예술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상업시설로 조성됐다. 바로 앞에는 청량리역 일대 최대 규모인 약 3400㎡(약 1000평) 크기의 공원이 들어섰고, 상업시설 내부는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카미유 왈랄라(Camille Walala)’의 독특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라운지 등이 마련돼 예술성을 가미했다.
이러한 변화로 상가 시장 지표도 좋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청량리 상가(소규모)의 1분기 공실률은 3.6%로 서울 평균(6.3%)을 크게 하회했다.
성수동 상권 닮은 청량리…초고층 주상복합 단지 입주로 훈풍
청량리 상권이 올해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들의 연이은 입주로 ‘세련된 도시’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앞서 성수동에도 초고층 주상복합이 연이어 들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 것과 유사한 지역적 변화다.
특히 동대문구는 소비가 활발한 젊은층의 비중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시립대와 경희대, 한국외대 등 대학교가 위치해 있고, 전농·답십리, 이문·휘경 등 동대문구 일대에서 다양한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구매력을 갖춘 3040세대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1~4월) 동대문구 아파트 중 30~40대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64.3%에 달해 서울 평균(59.3%)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량리역 일대 주상복합 4곳이 모두 입주하면 젊은 세대가 추가로 대거 유입되면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올해 가장 먼저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220가구)’ 입주를 시작으로 6월 3일부터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1152가구)’이 입주에 들어갔다. 이어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1425가구)’,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486실)’ 등이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초대형 교통호재에 따른 유동인구 증가 전망도 청량리 상권을 주목하게 하는 요소다. 현재 청량리역은 수도권전철 1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KTX강릉선, 중앙선 등 6개 노선이 지나고 있다. 하지만 향후 GTX-B노선, GTX-C노선을 비롯해 강북횡단선, 경전철인 면목선 등의 4개 노선이 더해질 계획이다. 무려 10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광역환승센터로 청량리역이 변모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노후했던 청량리 일대가 개발사업을 통해 상권과 주거환경이 재 탄생해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상권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며 “특히 청량리역은 GTX-B,C노선 등 향후 광역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교통망 확충이 이뤄지고 있어 더욱 풍부해진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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