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 뛰었던 자이글 반토막…‘무늬만 2차전지 신사업’ 막는다
2차전지 신사업 추가한 코스닥 기업 46곳
기대감에 올랐지만 실체 없자 주가 하락세
CB 발행 후 ‘주가 띄우기’ 수법 아니냐는 의혹도
금감원 “신사업 추진 경과 공시 의무화”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올 3월 2차전지·인공지능(AI)·로봇 등 신사업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신사업을 발표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어 ‘무늬만 주가 띄우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사태를 막기 위해 신사업 관련 공시 기준 강화에 나섰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 그릴 기업 자이글(234920) 주가는 3월 들어 폭등했다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이글은 3월 2일 4250원에서 5월 2일 2만3600원까지 455% 치솟았다. 자이글 주가가 뛴 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2차전지 셀 및 소재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고 공시하면서다. 2차전지 해외 합작법인 설립 등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다. 당시 자이글이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자 한국거래소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다만 6월 들어 폭등했던 주가는 29일 기준 1만4650원으로 내려앉았다.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3만1250원) 대비 53.12% 빠지면서 반 토막 난 것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는 데다가 적자 기업이다보니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자이글은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21년 영업손실은 51억원, 2022년은 27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2차전지 등 사업과 관련 없던 기업이 신사업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뛰는 현상이 늘어났다. 또 거래 정지되거나 재무 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점이 문제다. 건축자재·통신기기 제조사인 중앙디앤엠(051980)도 올해 주총에서 2차전지 사업을 추가하면서 3월 24일부터 주가가 300% 이상 올랐다. 중앙디앤엠은 지난해 10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아이디(093230) 자회사가 2차전지 장비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아이디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으로 거래 정지된 상태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주식 시장에서 2차전지·AI·로봇 테마가 떠오르면서 105개 상장사가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 91개 중 절반에 가까운 46곳이 2차전지를 추가했다. 올해 초부터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뛰면서 해당 사업을 추가한 기업들이 늘어난 모양새다.
문제는 2차전지 등 신사업을 발표한 기업이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사례로 악용될 수 있다. 정확한 매출 및 계획이 공개되지 않아 실체가 없는 사업일 수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또 CB(전환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떠넘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를 띄우고 CB를 주식으로 바꾸는 것은 일명 세력들이 사용하는 수법으로 불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실체가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지만 3월 2차전지로 묶여 급등했던 기업들은 공격적인 테마주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미래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주가를 띄우기 위해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꾸민 기업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시 서식도 개정한다.
상장사들은 오는 30일부터 정관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사업의 세부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등을 사업보고서 등에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만약 추진내역이 없더라도 미추진 사유 및 추진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금감원은 “주주·투자자는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신사업의 진행상황을 적시에 확인할 수 있게 되고, 공시 강화를 통해 특정 테마에 편승한 허위 신사업 추진 등 불공정거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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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 그릴 기업 자이글(234920) 주가는 3월 들어 폭등했다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이글은 3월 2일 4250원에서 5월 2일 2만3600원까지 455% 치솟았다. 자이글 주가가 뛴 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2차전지 셀 및 소재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고 공시하면서다. 2차전지 해외 합작법인 설립 등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다. 당시 자이글이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자 한국거래소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다만 6월 들어 폭등했던 주가는 29일 기준 1만4650원으로 내려앉았다.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3만1250원) 대비 53.12% 빠지면서 반 토막 난 것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는 데다가 적자 기업이다보니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자이글은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21년 영업손실은 51억원, 2022년은 27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2차전지 등 사업과 관련 없던 기업이 신사업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뛰는 현상이 늘어났다. 또 거래 정지되거나 재무 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점이 문제다. 건축자재·통신기기 제조사인 중앙디앤엠(051980)도 올해 주총에서 2차전지 사업을 추가하면서 3월 24일부터 주가가 300% 이상 올랐다. 중앙디앤엠은 지난해 10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아이디(093230) 자회사가 2차전지 장비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아이디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으로 거래 정지된 상태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주식 시장에서 2차전지·AI·로봇 테마가 떠오르면서 105개 상장사가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 91개 중 절반에 가까운 46곳이 2차전지를 추가했다. 올해 초부터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 기업 주가가 크게 뛰면서 해당 사업을 추가한 기업들이 늘어난 모양새다.
문제는 2차전지 등 신사업을 발표한 기업이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지 주가를 띄우기 위해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사례로 악용될 수 있다. 정확한 매출 및 계획이 공개되지 않아 실체가 없는 사업일 수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또 CB(전환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떠넘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가를 띄우고 CB를 주식으로 바꾸는 것은 일명 세력들이 사용하는 수법으로 불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업의 실체가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지만 3월 2차전지로 묶여 급등했던 기업들은 공격적인 테마주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미래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주가를 띄우기 위해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것처럼 꾸민 기업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시 서식도 개정한다.
상장사들은 오는 30일부터 정관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사업의 세부 추진 현황 및 향후 계획 등을 사업보고서 등에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만약 추진내역이 없더라도 미추진 사유 및 추진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금감원은 “주주·투자자는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신사업의 진행상황을 적시에 확인할 수 있게 되고, 공시 강화를 통해 특정 테마에 편승한 허위 신사업 추진 등 불공정거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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