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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가 투자한 모셔널, 2071억 규모 임직원 스톡옵션 발행

현대차그룹-앱티브 합작법인 모셔널
투자자 및 직원 보상에 적극 활용
주식회사 전환 후 유가증권 발행 속도

모셔널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 5에 기반해 개발한 로보택시. [사진 모셔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업 앱티브(Aptiv)가 합작 설립한 모셔널(Motional AD LLC)이 올해 2분기까지 발행한 유가증권 규모가 총 20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주식보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스톡옵션을 발행한 것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셔널은 지난해 3월22일부터 올해 5월19일까지 총 8929만 달러(한화 약 1131억원) 규모의 유가증권을 발행했다. 이는 모셔널이 설립된 2020년부터 2022년 3월21일까지 2년 넘는 기간에 발행한 유가증권(7625만 달러) 규모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모셔널이 발행한 유가증권 총액은 1억6554만 달러(약 2071억원)에 달한다.

모셔널은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한 이후 본격적으로 유가증권 발행에 속도를 냈다. 실제 유한회사였던 지난 2020년 기준 모셔널이 발행한 유가증권 규모는 911만 달러(약 115억원)에 불과했지만 주식회사 전환 직후인 2021년에는 1630만 달러(약 206억원)에 달했다. 이후에도 폭발적으로 늘어 2022년 7625만 달러(약 966억원), 2023년 5월 1억6554만 달러(약 2071억원)를 기록했다. 모셔널이 해당 유가증권에 대해 별도의 발행 한도를 설정하지 않은 만큼 추가 발행 가능성이 있다.

해당 유가증권은 클래스 A-2 유닛(Class A-2 Units)을 획득하기 위한 제한된 등가물 옵션이 적용됐다. 클래스 A-2 유닛은 회사의 특정 유형 주식 또는 이자를 나타내는 단위로 일반적으로 투자자나 임직원에게 보상이나 혜택으로 제공된다. 

해당 조건은 일정 기간의 서비스 제공이나 성과 목표 달성과 관련이 깊은데 제한이 해제되면 획득한 유닛이 일반적인 주식이나 이자로 전환될 수 있다. 즉 모셔널이 발행한 유가증권은 향후 주식 보상 계획이나 회사의 주주 및 임직원에 대한 보상의 일부로 사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가증권은 임직원 주식보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스톡옵션으로 부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셔널은 현대자동차그룹 3사와 글로벌 자율주행 업체 앱티브가 지난 2020년 합작 설립한 회사다. 모셔널의 지분 구조는 ▲현대차 26% ▲기아 14% ▲현대모비스 10% ▲앱티브 50% 등이다. 모셔널은 앱티브의 기술을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동화 차량에 접목해 자율주행 차량(로보 택시) 개발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 소비자보다는 리프트와 우버 등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에 우선적으로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개발에 막대한 자금 필요

이처럼 모셔널이 천문학적 규모의 스톡옵션을 발행한 것은 회사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깊다. 모셔널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려면 스톡옵션 발행 외에는 선택지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모셔널은 올해 1분기에만 20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셔널의 손실 규모는 ▲2022년 7518억원 ▲2021년 5162억원 ▲2020년 2315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자동차그룹의 모셔널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율주행 기술력이 미래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출자해 설립한 미국 신사업 투자 법인 HMG글로벌이 모셔널의 자금조달을 포함한 투자처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HMG글로벌이 미국의 혁신기업에 투자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주목적으로 하고있는 만큼 자율주행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모셔널을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005380) 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투자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모셔널에 대한 자금조달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글로벌 회사들의 경우 지난해 설립된 HMG글로벌이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모셔널 증자 규모 및 방식은 모셔널 주주사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며 HMG글로벌의 참여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셔널은 레귤레이션 D(Regulation D) 규정에 따라 비공개 방식(사모)으로 유가증권을 발행했다. 레귤레이션 D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정한 규정으로, 미국 내에서 비공개로 판매되는 증권에 대한 예외 규정을 제공한다. 기업 입장에선 증권을 비공개로 판매하면서 SEC의 등록 요구를 준수하지 않아도 돼 비용 절감 등의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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