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 헬스케어 사업 구축? 태국 병원과 손잡은 까닭 [이코노 인터뷰]
류재준 네이버클라우드 헬스케어 사업부 이사 인터뷰
지난해 국내 기업 서비스 싣고 태국으로
영리 병원 중심으로 스마트 병원 구축해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단순히 헬스케어 기업에 맞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들 기업의 서비스를 모아 통합적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헬스케어 사업을 규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한국을 떠나 해외로 떠나는 기업도 많다. 해외에서 사업을 추진한 뒤 성과를 내고, 이후 국내에 해당 서비스를 선보이는 ‘역방향’ 모델이다.
네이버클라우드도 이런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충북대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과 구축한 스마트 병원 경험을 들고 지난해 해외로 건너갔다. 이후 태국의 한 대학병원과 손잡았고, 이곳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스마트 병원 체계가 잘 작동하는지 기술 검증 사업을 실시했다.
올해는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9개 병원으로 확대한다. 태국의 현지 병원인 ‘라마9’ 병원이 네이버클라우드의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마9 병원을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병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라마9 병원에 속한 9개 병원에 각각 솔루션을 공급할 국내 기업 9곳과 함께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태국에서 이 사업을 기술 검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강남N타워에서 만난 류재준 네이버클라우드 헬스케어 사업부 이사는 “태국의 9개 병원에 스마트 병원 솔루션을 구축해, 이달 말까지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기술 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8월 중순부턴 이들 병원에서 직접 스마트 병원 솔루션을 경험한 의료진을 모아 경험을 나누고, 국내 기업의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한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 방식은 태국에서 성공한 뒤 한국으로 들어가는 ‘역수출’ 방식은 아니”라며 “태국 내 기관과 협력해 성공 사례(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내년까지 태국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도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동남아시아 내 다른 국가로 스마트 병원 체계 구축과 헬스케어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규제 수준 높아…“태국서 성공 사례 만들 것”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가 주도하는 여러 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클라우드 사업자로 참여해 왔다. 정부가 수백억원의 자금을 쏟을 ‘닥터앤서’ 사업은 물론 의료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인 ‘마이헬스웨이’, ‘의료 데이터 중심 병원’ 사업에도 관여했다. 기술 경쟁력이나 사업 경험에선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사실상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이 류 이사의 평가다.
AI를 기반으로 한 돌봄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통해서도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50여 개의 기관에 이 솔루션을 공급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네이버의 초거대 언어 모델인 ‘하이퍼 클로바’가 적용된 음성 안부 서비스다. 고령자에게 안부를 물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생활 사고를 방지한다. 지자체가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여러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같이 헬스케어 사업에 꾸준히 도전해 온 네이버클라우드가 구태여 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의료 관련 사업을 둘러싼 국내 규제가 촘촘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의료 정보는 민감정보로 분류돼 규제의 수준이 높은데, 당초 한국은 개인정보와 관련해 다른 국가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태국은 상황이 다르다고 류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의료 정보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개발부터 출시까지 다난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은 규제가 없거나, 또는 명확하게 허용 범위가 정해져 있어 사업을 추진할 위험이 국내보단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다.
태국에 영리 병원이 잘 정착한 점도 네이버클라우드가 이 국가에 진출한 이유다. 태국에서는 민간 병원이 증시에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도 한다. 류 이사는 “태국의 민간 병원은 영리를 추구할 수 있어 서비스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물색하고 있다”며 “태국은 경제력이 있는 은퇴자들이 모이는 데다, 중동 지역의 환자들도 흡수하고 있어 의료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 태국이 의료 관광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태국 정부는 15년 내 태국을 고소득 국가로 만들기 위해 의료 관광을 성장 산업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전산화는 더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류 이사는 “의료기관이 전산화돼 있지 않아 오히려 초기 인프라 구축에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좋다”며 “태국 정부가 4차 산업을 이끌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선택한 만큼 성과를 내는 데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태국에서의 사업이 마냥 수월한 것만은 아니다. 류 이사는 의료 분야의 클라우드 사업에서 ‘보안’이 가장 중요한 만큼, 현지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이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 자체에 집중하기보단 국내 기업이 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기도 하다. 류 이사는 “네이버클라우드는 헬스케어 사업을 하지 않는다”며 “헬스케어 기업들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헬스케어 기업들이 성장해야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어 류 이사는 “국내 기업들이 네이버클라우드라는 생태계 안에서 플랫폼(PaaS)으로서든, 서비스(SaaS)로서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만들고 싶다”며 “이것이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 방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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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도 이런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충북대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과 구축한 스마트 병원 경험을 들고 지난해 해외로 건너갔다. 이후 태국의 한 대학병원과 손잡았고, 이곳에서 네이버클라우드의 스마트 병원 체계가 잘 작동하는지 기술 검증 사업을 실시했다.
올해는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9개 병원으로 확대한다. 태국의 현지 병원인 ‘라마9’ 병원이 네이버클라우드의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라마9 병원을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병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라마9 병원에 속한 9개 병원에 각각 솔루션을 공급할 국내 기업 9곳과 함께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태국에서 이 사업을 기술 검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강남N타워에서 만난 류재준 네이버클라우드 헬스케어 사업부 이사는 “태국의 9개 병원에 스마트 병원 솔루션을 구축해, 이달 말까지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기술 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8월 중순부턴 이들 병원에서 직접 스마트 병원 솔루션을 경험한 의료진을 모아 경험을 나누고, 국내 기업의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한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 방식은 태국에서 성공한 뒤 한국으로 들어가는 ‘역수출’ 방식은 아니”라며 “태국 내 기관과 협력해 성공 사례(레퍼런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다만 “내년까지 태국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도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동남아시아 내 다른 국가로 스마트 병원 체계 구축과 헬스케어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규제 수준 높아…“태국서 성공 사례 만들 것”
네이버클라우드는 정부가 주도하는 여러 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클라우드 사업자로 참여해 왔다. 정부가 수백억원의 자금을 쏟을 ‘닥터앤서’ 사업은 물론 의료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인 ‘마이헬스웨이’, ‘의료 데이터 중심 병원’ 사업에도 관여했다. 기술 경쟁력이나 사업 경험에선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국내 기업 중에선 사실상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이 류 이사의 평가다.
AI를 기반으로 한 돌봄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통해서도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50여 개의 기관에 이 솔루션을 공급했다. 클로바 케어콜은 네이버의 초거대 언어 모델인 ‘하이퍼 클로바’가 적용된 음성 안부 서비스다. 고령자에게 안부를 물어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생활 사고를 방지한다. 지자체가 상황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여러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같이 헬스케어 사업에 꾸준히 도전해 온 네이버클라우드가 구태여 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의료 관련 사업을 둘러싼 국내 규제가 촘촘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의료 정보는 민감정보로 분류돼 규제의 수준이 높은데, 당초 한국은 개인정보와 관련해 다른 국가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태국은 상황이 다르다고 류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의료 정보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개발부터 출시까지 다난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은 규제가 없거나, 또는 명확하게 허용 범위가 정해져 있어 사업을 추진할 위험이 국내보단 상대적으로 낮다”고 했다.
태국에 영리 병원이 잘 정착한 점도 네이버클라우드가 이 국가에 진출한 이유다. 태국에서는 민간 병원이 증시에 상장하거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도 한다. 류 이사는 “태국의 민간 병원은 영리를 추구할 수 있어 서비스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물색하고 있다”며 “태국은 경제력이 있는 은퇴자들이 모이는 데다, 중동 지역의 환자들도 흡수하고 있어 의료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실제 태국이 의료 관광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태국 정부는 15년 내 태국을 고소득 국가로 만들기 위해 의료 관광을 성장 산업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의료기관의 전산화는 더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류 이사는 “의료기관이 전산화돼 있지 않아 오히려 초기 인프라 구축에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좋다”며 “태국 정부가 4차 산업을 이끌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선택한 만큼 성과를 내는 데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태국에서의 사업이 마냥 수월한 것만은 아니다. 류 이사는 의료 분야의 클라우드 사업에서 ‘보안’이 가장 중요한 만큼, 현지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이를 관리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 자체에 집중하기보단 국내 기업이 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기도 하다. 류 이사는 “네이버클라우드는 헬스케어 사업을 하지 않는다”며 “헬스케어 기업들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헬스케어 기업들이 성장해야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어 류 이사는 “국내 기업들이 네이버클라우드라는 생태계 안에서 플랫폼(PaaS)으로서든, 서비스(SaaS)로서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만들고 싶다”며 “이것이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 방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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