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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당 100억대 거래”…건설업계, 골프장 인수 ‘큰손’ 등극

[골프 바람부는 건설사] ①
포스코 잭니클라우스, 대광건영 큐로CC 등 3000억원대 인수합병
골프 인기 시들...향후 거래 가격은 하락 전망

경기 광주 곤지암 큐로CC 로키힐 2번홀 전경. [제공 큐로CC]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골프시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기가 한 풀 꺾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건설사를 중심으로 100억원대 골프장 인수합병(M&A) 사례가 이어지는 등 투자은행(IB)업계가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홀당 100억대 거래...수천억 시세 차익

IB업계에 따르면 대광건영은 지난 7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 큐로CC의 매매대금 약 2500억원을 큐캐피탈파트너스(큐캐피탈)가 운용하는 큐씨피이글홀딩스에 납부했다. 회사 내 현금 약 400억원을 포함한 큐로CC 지분 100% 인수가격은 약 2900억원으로, 홀당 약 100억원에 달한다.

대광건영은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로 대광건설, 대한저축은행, 모비딕벤처스, 모비딕자산운용 등을 거느리고 있다. 대광건영은 자사 주택 브랜드 ‘로제비앙’을 큐로CC에 적용해 ‘로제비앙 GC 곤지암’이라는 새 이름을 부여할 계획이다. 

큐로CC는 27홀로 이뤄진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7억원, 122억원으로 실적도 양호하다.

앞서 큐캐피탈은 2018년 큐로CC를 약정총액 910억원, 인수금융 600억원 등 약 151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큐로CC는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져있었다. 2017년 매출액은 57억원에 불과했고 27억원의 영업손실과 3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큐캐피탈은 큐로CC를 사들인 뒤 증설과 보수를 위해 281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18홀에서 9홀을 증설해 27홀로, 운영시간도 3부제로 확대했다. 큐캐피탈은 대광건영에 큐로CC를 2900억원에 매각하면서 약 140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13번홀 전경. [제공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지난해 6월 포스코그룹의 부동산 관리회사인 포스코O&M도 인천 송도에 위치한 18홀 회원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GC)을 약 3000억원대에 인수했다. 

앞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칸서스자산운용이 잭니클라우스 매각 본입찰에서 약 3000억원대 인수가를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지만, 포스코O&M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 잭니클라우스를 품게 됐다.

포스코O&M은 2350억원 규모의 회원권 보증금 채무를 인수하고 700억원 가량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잭니클라우스 GC의 주인이 됐다. 포스코O&M은 포스코그룹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지분 52.83%를 보유하고,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47.17%를 가지고 있다.

홀당 인수가는 160억원으로 국내 골프장 거래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기존 최고가 거래였던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의 홀당 95억6000만원보다 77.2% 높은 수준이다.

골프장 거래 계속될까...향후 전망은?

국내 골프장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특수로 이용객이 늘면서 홀당 거래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 2020년 최고 몸값을 기록한 골프클럽Q(구 안성Q)는 홀당 72억원에 거래됐다.

잭니클라우스GC가 홀당 160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홀당 골프장 거래가는 2배 이상 뛴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 고물가 등으로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포스트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치솟던 골프 인기도 주춤해진 모습이다. 몸값이 치솟던 골프장 딜 역시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고 한동안 뜸한 상황이었다.

한편 이번 대광건영의 큐로CC 인수로 지난해 잭니클라우스GC 이후 올해도 홀당 100억원대 골프장 거래가 성사됐지만, 전반적인 국내 골프장 투자시장이 코로나19 때만큼의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잭니클라우스GC와 큐로CC는 홀당 100억원대 이상으로 거래됐지만 모두 우선매수권을 행사했다는 공통점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때는 시장 가치보다 조금 높은 가격을 적어 내는데 실질적으로 해당 매물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년 전 만해도 평일 퍼블릭 골프장은 1~3부 예약이 거의 다 찰 만큼 수요가 많았는데, 요즘은 비어있는 예약 목록이 꽤 보인다”며 “베트남, 일본 등 훨씬 저렴하게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해외 시장이 열리면서 골프장 운영수익이 코로나19 시대에 비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골프장 거래가격 역시 코로나19때처럼 가파르게 치솟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잭니클라우스GC는 미국 유명 프로 골프선수 이름을 딴 만큼 명문 골프장으로 브랜드 가치가 있고, 포스코그룹이 진행 중인 인천 송도 개발 사업에서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며 “잭니클라우스GC는 회원제 골프장이라 회원권 보증금 2350억원의 채무 인수를 제하면 실제 포스코O&M이 투입한 금액이 7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광건영 역시 큐로CC 에쿼티(equity)를 50% 정도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 투자비용이 크지 않고, 나머지는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비용을 회원제 골프장 운영수익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국내 골프장 매출이 코로나19 시대와 비교하면 약 10~15% 줄어든 만큼 거래 가격도 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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