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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서민정 돌연 휴직…아모레퍼시픽 승계구도 바뀌나 [지배구조 돋보기]

서경배 회장, 차녀 호정씨에 주식 증여
4살터울 자매간 지분격차 0.03%P로 줄어
장녀 서민정 1년간 휴직…“개인적인 사유”

아모레퍼시픽그룹 승계 구도에 미세한 파동이 일고 있다. [사진 아모레퍼시픽]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002790)) 승계 구도에 미세한 파동이 일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차녀 서호정 씨에게 630억원대 주식을 증여한 지 2개월여만에 장녀 서민정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담당이 돌연 1년여의 휴직에 돌입하면서다. 그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승계 1순위였던 서 담당과 동생 호정 씨의 지분 차이는 불과 0.03%포인트로 줄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민정 담당은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지난달 초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휴직 기간은 최대 1년으로, ‘개인적인 사유’로 휴직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생인 서 담당은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7년 아모레퍼시픽 경력직 평사원으로 입사했고 이후 6개월만에 퇴사하고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한 뒤 2019년 과장급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현재는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으로 경영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 담당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승계 1순위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15살이던 2006년 서 회장으로부터 주식 241만2710주를 증여받았고, 2016년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서 담당은 아모레퍼시픽그룹 2대 주주에 올랐다. 현재 그는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66%와 비상장 계열사인 이니스프리 지분 8.68%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서 담당의 휴직은 동생 서호정씨의 수증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앞서 아모레G는 지난 5월 4일 서 회장이 보유한 보통주 67만2000주와 종류주 아모레G 3우선주 172만8000주를 차녀 호정 씨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한 총 증여 지분은 2.5%로, 호정 씨의 지분은 기존 0.13%에서 2.63%로 늘었다. 

1995년생인 서호정 씨는 그동안 아모레퍼시픽 승계 구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06년부터 지분을 차곡차곡 적립한 언니와 달리 호정 씨는 2021년 2월이 돼서야 아모레퍼시픽 주주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서 회장은 호정 씨에게 아모레G 보통주 10만주를 증여했다. 이후 호정 씨는 지난해 8월 아모레퍼시픽 7880주, 아모레G 주식 8290주를 장내매수하기도 했다. 증여와 별개로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다. 

서 담당과 호정 씨의 지분 격차가 좁혀지면서 일각에선 차기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서 담당이 그의 ‘승계 자금’으로 거론되던 계열사 이니스프리 지분을 크게 줄였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 담당은 2012년 서 회장이 보유한 이니스프리 지분 18.18%(4만4450주)를 증여받았는데, 지난 6월 1일 이중 2만3222주(9.5%)를 서경배과학재단에 기부금으로 출연했다. 서 담당의 이니스프리 지분은 8.68%로 줄었다. 

주목할 점은 서경배과학재단이 서 담당에게서 받은 이니스프리 주식을 다시 이니스프리에 팔았다는 부분이다. 이니스프리는 주주환원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였다는 입장인데, 비상장사인 이니스프리의 자사주 매입에 시장에선 의문 부호가 붙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지분 증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주주 개인의 재산권 행사에 관한 것으로 기업 차원의 특별한 배경이나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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