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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인류 문명 바꿀 ‘현대의 인쇄술’일까 [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기업과 브랜드 혁신 만드는 핵심 역할
데이터 보안과 ‘환각 정보’ 양산은 문제

인공지능(AI) 영문 글자와 로봇 손 이미지. [사진 연합뉴스]
[허태윤 칼럼니스트]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이 우리의 삶에 들어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에 버금가는 최고의 혁신이라는 평가가 있다. 심지어 헨리 키신저와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 에릭슈미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대니얼 허튼 로커는 ‘AI 이후의 세계’에서 인간의 비판적 사고능력 저하, 소수 독점 등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언급하면서도 인쇄술의 발명과도 비견되는 기술로 평가한 바도 있다.

이처럼 인류의 삶에 새로운 변곡점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받는, 챗GPT로 대변되는 이 문명의 새로운 도구는 이기(利器)와 흉기(凶器)의 경계에서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아 왔다. 도입된 지 2개월 만에 1억명 가입자를 기록하며 틱톡의 9개월 1억명 가입자 기록을 깼다. 이는 1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MAU) 1억명을 달성할 때부터 예견됐다.

이런 생성형 AI의 선두 격인 챗GPT가 월간 사용자 20억명을 돌파한 것은 지난 5월 말이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버전이 5월에 출시되고 학생들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방학이 되면서 PC 버전 사용률 증가세가 최근 다소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범용 모바일 운용체계인 안드로이드 버전이 소개되면 다시 급격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생활 속 스며든 AI…커지는 걱정과 우려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에게 큰 충격으로 처음 다가온 것은 구글의 알파고라는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이 인간 최고의 바둑 고수 인간 이세돌을 상대로 일방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이다. 

그러나 생성형 AI, 챗GPT의 등장이 준 충격은 좀 다르다. 보통 사람들이 스스로 직접 경험하고 이를 통해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결과를 목도했기 때문에 과거 구글의 알파고와는 차원이 다른 구체적인 상상력이 발휘된 것이다. 특히 주로 산업과 비즈니스에 즉시 적용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AI가 인류의 삶에 미칠 영향은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 된 것이다. 

MIT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챗GPT를 활용해 짧은 보고서, 이메일, 보도자료 등을 작성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 챗GPT를 사용한 그룹의 업무 효율이 37%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실험에서는 프로그래머가 챗GPT 기반 툴을 사용했을 경우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시간을 무려 절반 이상 단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연스럽게 생성형 AI가 세상에 나온 지 8개월이 조금 지난 이 시점에서 과연 이러한 예측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지, 또 현실 속에 등장한 후 어떤 걱정과 우려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인 이마케터(eMarketer)가 지난 6월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는 25~34세다. 전체 월간 사용자의 21.4%가 이들로, 이 연령대는 직장에 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무적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로는 35~44세로 19.3%에 이른다. 이들 역시 가장 왕성한 생산 인구들로 이 기술은 이미 업무에 광범위하게 활용됨을 쉽게 알 수 있다. 세 번째는 18~24세로 주로 학생들이 연구와 과제를 위해 활발히 이용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미국 연령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사용자 현황. [사진 이마케터]

국내는 어떨까? 한국 언론진흥재단이 지난 4월 조사(20~50대, 1000명 대상)한 바에 따르면 20대는 절반에 가까운 48.0%의 응답자가 챗GPT를 경험했다. 다만 30대 36.0%, 40대 25.6% 50대 21.4%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용률은 감소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생산 연령대인 20~40대의 연령층이 직장에서 활발하게 이용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기간 안에 이미 생성형 AI는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은 어떤 일에 생성형 AI를 활용할까? 미국의 경영자들은 챗봇을 통한 고객서비스 자동화와 지식경영의 향상을 위해 활용(챗GPT)하고자 하는 비율이 83%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 분야는 데이터 분야로 설계, 수집, 요약(Jasper:마케팅에 특화된 생성형 AI)을 들었다. 세 번째로는 텍스트의 요약, 자동 생성, 번역(챗GPT) 등에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그 밖에도 검색을 통한 통찰(Bing), 데이터 합성, 코딩, 이미지 생성, 오디오, 비디오, 게이밍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자료수집 검색에 가장 유용(90.5%)할 것으로 평가했으며 데이터 생성 처리(88.5%), 번역, 녹취, 자료정리(88.1%), 글쓰기(84.5%), 그밖에 프로그램 코딩, 어학, 이미지 영상 만들기 등의 순으로 평가했다.

부정적 반응도 미국과 한국 모두의 조사에서 밝혀졌다. 우선 미국의 경우 생성형 AI가 무단으로 정보를 얻는 데이터 보안의 문제를 우려했으며, 데이터나 콘텐츠를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조작하는 경우와 독창성에 대한 것을 다음으로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짜 정보의 유포 확산 우려를 다음으로 꼽았다. 한국의 경우는 학교 과제,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하는 부정행위를 가장 큰 우려로 꼽았으며 저작권 침해·허위 정보 확산·인간의 창의성 감소 등을 우려로 꼽았다. 다른 조사에서는 직업 및 일자리의 축소, 개인정보 영업비밀 노출 위험·정보 편향성과 공정성을 들었다.

혁신 만드는 핵심적 역할…가짜 정보는 풀어야 할 숙제

이상의 자료를 토대로 생성형 AI 도입 이후의 현상을 정리해 보면, 우선 생성형 AI는 20~40대의 실무를 담당하는 계층의 업무 영역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이는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서비스 만족도도 처음보다는 매우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확산되고 API를 이용한 응용서비스의 빠른 도입, 개선된 새로운 AI버전이 나온 것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유료 버전을 사용한 사람의 만족도는 88%로 일반사용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인 챗GPT는 지난 5월 말 월간 사용자 20억명을 돌파했다. [사진 연합뉴스]

두 번째로 업무 영역 중에서 개인의 업무 속도와 역량개선을 뛰어 넘어, 모든 산업 전반에서 고객 서비스 자동화나 개인화 고객 상담 업무와 데이터 처리 및 분석 업무에 더욱 활발한 이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낮은 수준의 지적 노동은 짧은 시간 안에 이 기술로 대체될 것 임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부정적인 측면이다. 더 정교한 결과물을 생성해내기 위해서는 기본의 영업 노하우나 자체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는데 데이터 안전에 대한 담보가 문제로 제기된다. 또한 잘못된 정보의 생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 할 것인가의 문제가 보완돼야 할 우려 사항으로 보인다. 

결국 생성형 AI는 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B2C, B2B모든 분야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기업과 브랜드의 혁신을 만드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다만 데이터 보안과 생성형 AI의 태생적 한계인 ‘무엇인가를 답변해야 하는 기능’이 만들어 내는 환각 정보, 혹은 가짜 정보의 문제를 걸러내는 시스템은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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