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영서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회 후보자는 31일 가상자산에 관해 "내재적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예금·증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다른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2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 후보자가 가상자산을 두고 기존 정부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가치 저장, 교환의 수단 등 화폐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가상자산을 내재적 가치가 없어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연금·퇴직계좌에서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여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연금·퇴직계좌에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할 것인지 묻는 질의에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이 심하고 투기성이 강해, 노후 안정적 소득 보장을 위한 퇴직·개인연금에서 투자하는 것에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고 답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와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서 여러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제출된 만큼 관계부처들과 면밀히 협의해 '혁신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충분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법 2단계 입법 논의와 관련해 "사업자-시장-이용자를 아우르는 통합 법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규제 동향과 다양한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도입 방식, 추진 일정 등을 마련하고 국회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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