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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는 숨통 트일까”…VC 펀드 조성 기대감 솔솔

[벤처투자 해빙기 전망]③
SV인베·컴퍼니케이 등 1000억 펀드결성
에이티넘·한투파·스톤브릿지 등도 계획 중
벤처투자 시 세제혜택…당국도 규제완화

하반기 들어 중·대형 벤처캐피탈(VC)들의 펀드 조성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추가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제공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시장엔 냉기가 여전했지만 일부 기업들은 대규모 후속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24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음원 지식재산권(IP) 기업 비욘드뮤직과 디지털 디자인 기업 디스트릭트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중·대형 벤처캐피탈(VC)들의 펀드 조성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추가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혹한기에도 꽃은 핀다…무신사·비욘드뮤직 등 투자유치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 감소했다. 상반기 펀드 결성액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7000억원) 47%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벤처투자 시장 혹한기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결과다. 고금리 등으로 인한 출자 부담이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혹독한 투자 환경 속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디지털 디자인 전문기업 디스트릭트는 올해 2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대형 투자의 포문을 열었다. 디스트릭트는 코엑스 ‘웨이브’,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두 달 후인 4월엔 국내 최대 IP 전문 투자 및 매니지먼트 기업 비욘드뮤직이 약 2000억원 규모 추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무신사 역시 지난 7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주도로, 글로벌 독립자산운용사 웰링턴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24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그밖에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컬리(1200억원),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대영채비(1200억원) 등도 1000억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1000억원 이하의 경우 세미파이브가 680억원, 레브잇과 뮤직카우가 600억원,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벤처대출 형식으로 500억원 규모 투자 유치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1000억 이상 대형 펀드 조성 마무리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에 이어 주요 벤처캐피탈들도 대형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상반기 이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마친 벤처캐피탈들도 있고, 하반기 조성을 목표로 주요 출자자(LP) 모집에 한창인 곳도 많다. 대부분 1000억원대 이상 대형 펀드 조성을 노리고 있어, 하반기 투자 시장의 마중물로 작용할 거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월 주요 시리즈 펀드인 ‘갭 커버리지 펀드(Gap Coverage펀드) 4호’를 결성했다. 1700억원 규모로 결성된 이번 펀드엔 국민연금공단, 산업은행 등이 주요 LP로 참여했다. 류지화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로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분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도 최근 1300억원 규모 ‘IBK-컴퍼니케이 혁신성장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변준영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아 펀드 운용을 총괄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역대 벤처 펀드 중 최대인 8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에 나선다. 앞서 에이티넘은 지난 6월 혁신성장펀드 1차 출자사업 성장지원 분야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정부와 산업은행으로부터 1600억원을 출자받았는데, 여기에 공제회 등으로부터 약정받은 투자금을 확보해 역대 최대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성 시기는 9월께로 알려졌다. VC업계 ‘연봉킹’으로 알려진 김제욱 부사장이 첫 대표 펀드매니저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밖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K2인베스트먼트 등도 약정액 1000억~2000억원 수준의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회사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인 2200억원 이상 펀드 조성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IBK캐피탈과 함께 1500억원 규모 펀드를 연내 결성할 계획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최동열 파트너가 대표 운용을 맡아 12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K2인베스트먼트도 1200억원 규모 펀드 결성을 계획 중이다. 

벤처투자시 법인세 공제

정부도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돕기 위해 내년 세법 개정안에 투자 활성화 지원책을 담을 예정이다. 연내 1호 ‘민간 벤처 모태펀드’를 조성하고, 이 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엔 투자액의 5%까지 법인세를 공제해준다. 투자규모가 최근 3년 평균치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3%만큼 추가 세제 혜택도 부여한다. 

중기부도 5년간 1000여개 초격차 스타트업에게 재정자금 2조원을 지원하고, 지난해 말 7조2800억원 수준인 글로벌 스타트업 펀드 규모를 올해 8조6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벤처업계도 정부 움직임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벤처기업협회는 지난달 말 성명서를 내고 “이번 세법 개정안을 통해 ‘민간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내용은 민간 자금을 벤처투자시장으로 유도해 위축된 벤처투자 시장 회복에 기대감을 갖게 할 것”이라며 “그간 협회가 요청해온 민간벤처모펀드에 대한 법인투자자 세액공제 혜택을 15%로 상향하는 방안도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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