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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가 '효도폰'을?… Z세대, 폴더폰에 열광하는 이유 [민지의 쇼핑백]

과거 사용하던 폴더폰, Z세대 사이 다시 유행
Y2K 패션 트렌드 디지털 분야까지 확장했다는 분석

배우 한소희가 폴더폰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 한소희 인스타그램]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휴대폰에도 ‘Y2K’(2000년대 전후 세기말 감성) 열풍이 불고 있다. 10여년 전 자취를 감췄던 폴더폰이 때아닌 유행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휴대폰 복고 열풍’이다.

이 열풍에 불을 지핀 건 배우 한소희다. 최근 그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폴더폰을 공개했다. 접었을 때 ‘착’하는 소리가 나는 진짜 폴더폰을 손에 들고 한소희는 이 소리가 매력적이라며 사진도 나쁘지 않게 나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폴더폰의 장점으로 느린 속도를 꼽으면서 “어플이 다 되는데 느려서 핸드폰을 잘 안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서 좋다”고 말했다. 

폴더폰의 또 다른 명칭은 ‘피처폰’이다. 2000년대 초에 출시된 피처폰은 스마트폰의 기능 없이 전화, 문자 등 최소한의 기능만 있는 휴대전화를 뜻한다. 높은 연령대의 사용자들이 사용해 ‘효도폰’으로 불렸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는 레트로 열풍과 Y2K, 디지털 디톡스 트렌드로 인해 MZ세대 사이에서 ‘핫템’으로 떠올랐다.

배우 한소희가 폴더폰을 사용하는 모습. [사진 한소희 인스타그램]

업계에 따르면 한소희는 물론 폴더폰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가벼우면서도 감성적인 디자인, 그리고 저렴한 가격대와 복고 열풍 등이 맞물려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꼭 필요한 기능만을 담은 데다 저렴한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폴더폰도 스마트폰과 같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가능하고, 인터넷 메신저(카카오톡 등) 등 필수 어플리케이션 사용도 가능하다. 폴더폰 출시 가격은 10만원대며 휴대폰 요금제 또한 스마트폰보다 크게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단말기 할부금(24개월 기준)과 요금제를 합해 월 1만원대로 이용할 수 있다.

최신 버전의 폴더폰 또한 인기다. 당시의 폴더폰을 떠올리게 하는 삼성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도 젊은 여성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7일 진행됐던 갤럭시 Z플립5의 국내 사전 예약 구매자 중 35%가 20~3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폴더폰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피처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고 폴더폰에 대한 검색은 같은 기간 39% 늘었다. 거래도 늘었다. 7월 한 달 동안 피처폰 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97% 증가했고 거래액은 81% 늘었다. 폴더폰 거래량은 32%, 거래액은 31% 증가했다.

‘지그재그’는 핸드폰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관련 액세서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7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사진 지그재그]

피처폰 시절에 유행한 휴대전화 액세서리, 이른바 ‘폰꾸’(휴대전화 꾸미기)도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Y2K 트렌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2000년대 초반 휴대폰에 리본이나 캐릭터 인형 등으로 만든 ‘휴대폰 고리’를 다는 것이 유행했었는데 최근 다시금 유행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와 함께 폰꾸 용품 판매도 늘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7월 한 달(1~31일) 핸드폰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액세서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7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에 누구나 하나씩은 달고 다녔던 ‘핸드폰 고리’ 유행이 돌아오며 키치함을 더할 수 있는 ‘키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100%) 증가했다. 핸드폰을 손목에 걸거나 가방처럼 멜 수 있는 ‘핸드폰 스트랩' 거래액도 17배 이상(1607%) 크게 늘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패션 분야에서 유행하고 있는 Y2K 등이 핸드폰 액세서리에서도 동일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패션 트렌드가 디지털 액세서리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Z세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디지털 기기가 폴더폰이다. CNN은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10대들의 우울증 비율이 높아지면서, 소셜미디어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폴더폰이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SNS에 얽매이지 않는 느낌, 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거칠고 흐릿한 사진 또한 폴더폰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폴더폰은 해외 Z세대 사이에서 일명 ‘바보폰’(Dumb Phone)이라고도 불린다. 실제 NIDA(국가약물남용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남용은 불면증과 기분 변화, 심지어 뇌 기능에 영향을 준다. 하루에 7시간 이상 휴대폰을 사용하는 10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이 얇다는 것이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폴더폰 시장의 급성장을 예상하진 않지만,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 약 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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