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사 '3N'은 옛말...넥슨만 성장, 2N의 부진
[넥슨의 독주, 위기의 게임사들]①
넥슨, 창사 이래 최초 반기 매출 2조원 넘어서
넷마블 6분기 연속 적자 기록, 엔씨 IP 게임 흥행 부진 매출 감소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국내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를 게임업계에서 ‘3N’이라고 부른다. 사명(Nexon, Netmarble, Ncsoft) 앞 글자에 모두 ‘N’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3N은 옛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넷마블과 엔씨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넥슨 홀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실상 ‘1N’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028억원, 영업이익 26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22%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은 2조891억원, 영업이익은 8020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37% 증가했다. 특히 반기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3N 중 유일하게 호실적 기록한 넥슨
넥슨은 올해 2분기 ‘FIFA 온라인 4’와 ‘FIFA 모바일’ 등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정통 축구 게임과 ‘프라시아 전기’, ‘HIT2’ 등 MMORPG에 이어 서브컬처 장르의 본고장인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 아카이브’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전망치에 부합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지역 ‘던전앤파이터’ 또한 노동절 업데이트와 15주년 업데이트가 호응받으며 전망치 수준에 부합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호실적을 기록한 넥슨과 달리 경쟁사인 넷마블과 엔씨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33억원, 영업손실 3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줄었고 적자는 6분기 연속 지속됐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6.7% 감소한 1조2059억원, 영업손실은 654억원으로 집계됐다.
넷마블은 하반기에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세븐나이츠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에 이어 ‘아스달 연대기(가제)’,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모두의마블2’ 등 총 7종의 글로벌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며, ‘일곱 개의 대죄’,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A3: Still Alive’ 등 판호작 3종을 중국 시장에 론칭한다는 계획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상반기는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화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며 “7월 말 출시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국내 양대 마켓 매출 TOP5를 기록하고 ‘스톤에이지’ IP기반의 ‘신석기시대’가 중국 애플앱스토어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 역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엔씨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1%나 줄었다.
엔씨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2969억원이다. 게임별로 살펴보면 ‘리니지M’ 1278억원, ‘리니지W’ 1028억원, ‘리니지2M’ 620억원, ‘블레이드&소울2' 43억원이다. 특히 리니지W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고, 리니지2M은 전년 대비 36% 감소, 리니지M도 전년 대비 9.5% 감소하는 등 리니지 IP 게임들의 흥행 부진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시중에 많이 나오면서 기존 IP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의 PC·콘솔 신작인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는 지난 5월 진행한 국내 테스트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콘텐츠와 시스템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인 아마존게임즈와 이용자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엔씨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다양한 장르의 신작 게임 4종을 개발 중이다. 올해 하반기 ▲퍼즐게임 ‘PUZZUP: AMITOI(퍼즈업: 아미토이)’ 출시를 시작으로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소울 S’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넥슨의 이유 있는 독주…PC·모바일 모두 강세
전문가들은 최근 넥슨의 독주와 관련해 넥슨의 인기 IP 확보 및 장수게임 관리가 빛을 발했다고 평가한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게임을 통해 나오는 넷마블·엔씨와 달리 넥슨은 여전히 PC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인다.
통상적으로 모바일게임의 경우, 기대 수명이 PC 온라인게임과 비교해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한다. 넷마블과 엔씨의 최근 실적 부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잘나가던 모바일게임들의 매출이 급속도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마비노기’ 등 출시된 지 10년이 넘는 장수 PC 온라인게임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게임들은 지금도 넥슨의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아울러 넥슨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다양한 종류의 신작을 선보이는 게임사이기도 하다. ‘다양성’을 앞세우며 그동안 수많은 게임을 선보여 왔다. 물론 흥행에 실패한 게임도 많았지만 일부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지금의 넥슨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넥슨은 최근 대규모 PvP, 루트슈터, 팀 기반 슈팅, CO-OP(협력) 슈팅 등 글로벌 유저들을 사로잡을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준비 중이다. 중세 판타지 속 대규모 PvP를 펼치는 ‘워헤이븐’, 3인칭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 3인칭 PvPvE 탈출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까지 기존 문법에서 탈피한 글로벌 맞춤형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간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 게임사 중 한 곳”이라며 “다수의 장수 PC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트렌드에 맞는 모바일게임들을 빠르게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실험작들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것도 넥슨의 경쟁력 중 하나”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도 넥슨의 도전 정신이 만든 산물”이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48회 로또 1등 ‘3·6·13·15·16·22’
2“재산 절반 옆에 있는 여자에게...” 조영남 유서 깜작 공개
3한동훈 “민주, 李방탄 예산 감액…호남도 버렸다”
4고점 또 돌파한 리플 코인…한달 만에 264% 상승
5서학 개미에게 희소식…하루 23시간 거래 가능한 미 증권거래소 내년 개장
6 오세훈 시장 "동덕여대 폭력·기물파손, 법적으로 손괴죄…원인제공 한 분들이 책임져야”
7미·중 갈등 고조되나…대만에 F-16 부품 판매 승인한 미국의 속내는
8"나도 피해자” 호소…유흥업소 실장, 이선균 협박으로 檢 징역 7년 구형
9배우 김사희 품절녀 된다...두살 연상 사업가와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