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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빈자리 트레이딩이 메웠다…하반기 개미에 거는 기대

[그사세 증권가]①
증권사 상반기 순이익 증가
주식‧채권 운용 수익이 견인
‘리테일 명가’ 삼성증권·키움증권 선방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증권사 실적을 견인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증시 거래대금이 늘고 2차전지 열풍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냈다. 올해 증권사 상반기 실적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견인했다는 평가다. 해외 부동산 투자 부실이나 CFD(차액결제거래) 충당금 등 악재에도 브로커리지 수입의 역할이 컸다. 하반기에도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리테일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 연결 기준 순이익은 3조20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조6601억원)보다 13.53% 늘어난 수치다.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된 건 증시 거래대금 확대가 주효했다. 2차전지 등으로 시작된 열기가 수수료 확대로 이어졌다.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7월 하루 평균 거래액이 27조원을 넘어서면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어선 건 동학개미운동이 진행된 2021년 8월(27조4607억원) 이후 처음이다. 

CFD 충당금에도 주식 운용 수익이 밀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4311억원)이 상반기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이어 키움증권(4259억원), 삼성증권(4042억원) 순이었다. ‘리테일 명가’ 등이 좋은 실적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3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3.63% 오른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이 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약 1000억원 쌓았음에도 선방했다. 주식 거래 증가로 수수료 수익을 크게 거둬서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 대비 11.7% 늘어났다. 

키움증권도 CFD발 주가 폭락 사태 등을 겪었지만 안정적인 리테일 순익으로 선방했다. 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4259억원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70.49% 증가했다. 

삼성증권도 2분기 CFD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500억원 쌓았지만 리테일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이 돋보였다. 삼성증권은 2분기에만 자산 1억원 이상 고객수가 1만4000명가량 크게 늘었다. 이에 힘입어 리테일 전체 고객 자산은 9조8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순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79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9.66% 감소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와 CJ CGV 전환사채(CB) 평가손실 등이 발목을 잡았다. 

주식 수수료 수익 외에도 채권 운용 수익도 증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올해 1분기부터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매매가격이 오른 덕이다. 신용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운용수익이 늘었다.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던 채권 평가 손실이 흑자 전환한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채권 운용 부문 당기순이익에서 2004억원을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982억원), 한국투자증권(874억원), KB증권(161억원), 삼성증권(-246억원) 순이었다.

하반기에도 그간 증권사의 실적을 담당했던 기업금융(IB)와 부동산 금융 부문보다는 트레이딩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리스크가 커졌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충당금을 쌓았고 신규 PF 딜 부재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와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에 따른 펀드 평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리스크 등을 관리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을 확보하는 증권사가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리스크와 CFD 관련해서 시끄러웠음에도 안정적인 리테일 고객이 있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았다”면서 “주식과 채권 운용 수수료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리테일을 확대하기 위해 열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테마주 장세...리테일 수익이 관건

주식 시장도 테마주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7월 말부터 부상한 초전도체를 시작으로 맥신 등 다양한 테마주가 등장했다. 테마주 급등락 주기가 짧아지면서 주식 거래대금 유입도 늘어났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입이 주요한 만큼 리테일 강자인 증권사들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호실적에 힘입어 증권가에선 최근 주가가 크게 빠진 증권업종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는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최선호주로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을 꼽았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지수의 상단이 막혀있고 주도주의 힘이 약해지면서 테마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수가 정체되는 구간에서 개인 투자자의 소형주 거래도 늘어나면서 테마주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안준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일평균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2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만큼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증권사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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