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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KB 차기 회장…‘허인 vs 양종희’ 2파전

[항해 마친 윤종규호, KB 미래는?]② 외부 인사보다 허인·양종희에 무게
허인, 국민은행장 이력으로 ‘유력 후보’ 평가
양종희, KB손보 토대 마련한 실력파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에 오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 KB금융 부회장, 허인 KB금융 부회장. [사진 KB금융]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곧 만료되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이 새 수장 찾기에 한창이다. KB금융은 2014년 윤 회장 선임 전 낙하산 인사에 시달린 바 있어 이번 회장 선출 때 외풍 전례를 끊고 경영 연속성을 지켜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종 후보 허인·양종희·김병호 

금융권에 따르면 8월 29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후보 1차 압축 후보군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2차 숏리스트로 후보 3명을 선정했다. 3명 중 내부 인사는 양종희 KB금융 부회장과 허인 KB금융 부회장, 외부 인사는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이다. 

이번 2차 숏리스트에 선정된 후보 3명은 모두 1961년생이다. 하지만 후보마다 경력과 장점에 차이가 있다.

우선 금융권에선 KB국민은행장을 역임한 허인 부회장이 윤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로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윤 회장이 허 부회장의 능력을 매우 높게 사고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회장에 오르며 행장을 겸직했다. 이후 2017년 행장 겸직을 내려놓는 전제 조건으로 ‘조직 안정’을 언급했다. 당시 윤 회장은 이러한 전제 조건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허인 당시 영업그룹 부행장을 선택했다.

윤 회장이 행장 자리를 물려줄 당시의 허 부회장은 금융권에서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은행 내부에선 허 부회장이 삼성타운기업금융, 여신심사본부, 경영기획그룹 등에서 두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옛 장기신용은행에서 노조위원장을 지낸 바 있어 노사관계를 원활하게 만들 적임자로 여겨졌다. 조직 안정에 이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허 부회장이 행장에 오른 후 KB국민은행은 ‘1등 은행’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은 허 부회장의 행장직 수행 기간,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허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 말까지 행장을 맡았고 이 기간 은행 순이익은 2조1747억원에서 2조5380억원으로 확대됐다. 2021년 순이익은 당시 신한은행과 비교해 1432억원 높은 수치다. 

아울러 허 부회장은 행장직 수행 당시 지주에서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과 ESG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드디어 부회장직에 올라 개인고객·자산관리(WM) 및 연금·중소상공인(SME)부문장·글로벌·보험부문장 등 주요 부문을 담당했다.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새 회장 선출과 관련해 ‘조직 안정’과 ‘경영 연속성’을 가장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측면에서 윤 회장은 2017년 행장에 오른 후 조직 안정은 물론, 실적까지 향상시킨 허 부회장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1월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양 부회장, 차기 회장 오를까

허 부회장과 함께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양종희 부회장도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다. 양 부회장은 허 부회장보다 1년 먼저 부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부회장직을 수행하며  보험·글로벌·개인고객·WM·연금·SME·디지털 등 부문을 담당했다. 또 허 부회장이 담당하지 않았던 인사총괄(CHO), 홍보·브랜드총괄(CPRO) 파트도 소화한 바 있다. 

또한 양 부회장은 2010~2013년 윤 회장이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할 당시 경영관리부장으로 재임하며 이미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신뢰감이 매우 두터울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3월 3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아울러 양 부회장은 2016년 KB손해보험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손해보험업계 빅4로 성장시키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KB금융 차기 회장에 외부 인사 선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이 경영 승계 프로그램과 부회장직 등을 통해 차기 회장에 적합한 내부 인사들을 매년 검증해 온 만큼, 굳이 외부에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할 이유가 없어서다.

숏리스트에 오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과거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은행업 전문가로 꼽힌다. 하지만 윤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오며 KB금융 주요 계열사 대표를 역임한 허 부회장과 양 부회장의 업적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압박으로 회장이 교체된 다른 지주와 달리 KB금융은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춰왔기 때문에 회장 선임과 관련해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차기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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