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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는 ABL생명 매각전…동양생명 매각설도 ‘솔솔’

[보험사 매물 점검]③
中 다자보험 보유 중인 ABL·동양생명
ABL생명 재입찰 거쳐…몸값 상향 전망
자사주매입·지점 통폐합 나선 동양생명
매각 앞서 기업가치 부양 의도 해석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ABL생명 매각 작업은 제3의 후보자가 등장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앞서 진행된 본입찰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2곳이 참여한 가운데 다른 금융사도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ABL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이들과 가격 협상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ABL생명 인수전이 3파전으로 흐르면서 같은 최대주주를 둔 동양생명(082640)도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동양생명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데다, 동양생명이 국내 지점 수를 크게 줄이고 있어서다. 매각에 앞선 재정비 및 기업가치 부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 ABL생명]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매각 본입찰에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PE) 외에 한 곳의 금융사가 깜짝 참여했다. 당초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2파전으로 예상됐지만 새 후보자가 등장하면서 재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주주인 다자보험은 원매자들과 가격 협상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ABL생명은 중국계 중소형 생명보험사다. 지난 2016년 중국 민간보험사였던 안방보험그룹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면서 ABL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지만, 안방보험의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2019년 다자보험그룹으로 편입됐다. 다자보험은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비상 경영을 위해 2019년 설립한 공기업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ABL생명 몸값(지분 100%)은 3000억~4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상장된 생명보험사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인 0.3~0.4배를 적용한 값이다. 최근 진행된 매각 재입찰에서 3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금융사가 등장하면서 매각 측과 원매자 사이 가격 눈높이가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입찰에 참여한 기관이 대부분 사모펀드인 탓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넘어야 할 과제다. 지난 2020년 KDB생명 매각 우선협성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며 인수가 좌초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원매자들이 금융지주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ABL생명의 부진한 실적도 또다른 변수다. ABL생명은 과거 알리안츠생명 시절부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해 이차역마진 부담도 크다. 저축성 및 변액보험 중심으로 중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나, 보험이익의 기여도가 낮아 업계 대비 낮은 수익성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ABL생명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21%로 업계 평균인 0.36%를 하회했다. 

더 큰 게 온다…동양생명 매각 임박했나

[사진 동양생명]
동양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이 ABL생명 이후 타진할 두 번째 매각 후보다. 동양생명의 지분구조는 ▲다자생명보험 42% ▲안방그룹홀딩스 33.3%로 구성됐다. 다자보험은 전체 지분의 75.3%를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 자산규모는 31조6580억원으로 ABL생명(17조112억원)보다 몸집이 훨씬 크다. 시장에서 ‘ABL생명은 동양생명 매각의 전초전’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동양생명 적정 매각가는 1조2000억~1조6000억원으로 평가받는다. 아직까지 잠재적 매물로 여겨지고 있지만, 생보업계 상위권 매물인데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다.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0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7%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도 2조5055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가 최근 동양생명 주식 2만주를 매입한 점도 매각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저우궈단 대표가 회사 주식을 매입한 건 지난해 2월 취임 후 처음이다. 보통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 떄문에 매각 전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그가 올해 들어 홍콩·중국을 방문하며 투자자 소통에 나섰다는 점도 매각에 앞선 물밑 작업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동양생명 국내 지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양생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속설계사(FC) 지점은 1분기 69개에서 2분기 48개로 줄었다. 1분기 만에 영업소 21곳을 통폐합한 건데, 이 역시도 기업 가치 부양을 위해 재정비의 일환이라는 시각이 있다. 

다만 동양생명 측은 지난 5월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추진과 관련해 “최대주주의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오랜 업력 및 우수한 브랜드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중위권의 시장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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