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에 연내 자율주행 레벨 3 ‘HDP’ 탑재 예정
운전대 잡지 않아도 고속도로서 최고 80km로 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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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시험운행 중인 기아 EV9 자율주행자동차. 기아는 연내 최고 80km/h로 주행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보조(HDP)를 탑재한 EV9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율주행’(自律走行, Autonomous Driving, Self-Driving)이다. 운전자가 별도로 제어하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운행에 나서는 시스템을 말한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레벨 0부터 5까지 총 6단계로 세분화된다. 레벨 0~2까지는 운전자 개입이 무조건적으로 요구된다. 레벨 3부터는 5까지는 운전자 개입의 점진적으로 최소화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전 자율주행(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고, 환경의 제한도 없는)은 레벨 5라고 볼 수 있겠다.
현재 상용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우리에게 익숙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가 분류하는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이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면 고속도로 등에서 앞 차와의 간격을 차량 스스로 유지한다. 다만 운전자는 스티어링 휠(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없다.
소비자들은 더 나은 기술을 원하고 있다. 제조사는 이에 응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조만간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자율주행 레벨 2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레벨 3 기술의 상용화다.
국내에서는 기아가 가장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프리미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의 최상위 트림 GT-Line에 고속도로 주행보조(HDP, Highway Driving Pilot)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 내부의 목표는 연내 상용화 성공이다.
기아에 따르면 HDP는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의 기술이다. HDP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사용 가능하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앞 차와의 안전거리뿐 아니라 차로를 유지한다.
당초 기아는 최대 60km/h 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HDP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전면적인 계획 수정에 나섰다. 최고 속도 60km/h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기아는 최대 80km/h 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HDP를 테스트하고 있다. 최근 국내 고속도로 위에서 ‘자율주행차 시범운영’이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EV9이 자주 포착되고 있는 이유다. 기아는 완벽한 HDP 구현을 위해 2개의 라이다(Lidar) 포함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및 통합 제어기 등을 EV9에 적용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율주행 레벨 3를 구현하기 위한 제조사들의 연구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 BMW는 최근 관계 당국으로부터 독일 내 자율주행 레벨 3 허가를 승인받았다. 니콜라이 마르틴 BMW 자율주행부문장은 최근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이 연내 7 시리즈에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을 선보인 곳도 있다.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와 일본 혼다 등이다. 다만 관련 기술의 최고 속도가 60km/h에 불과하다. 현재 기아가 최고 속도 80km/h로 개발 중인 HDP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는 전동화 등 친환경과 자율주행 등이 핵심”이라며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하려면 방대한 양의 운행 빅데이터가 필수적이며, 이를 케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관련 인프라 등도 완벽히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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