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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 개발 과정에서 유저 소통 강화하는 엔씨…달라진 모습 보여줄까[서대문 오락실]

프로듀서의 편지 연달아 공개하며 소통 강조

‘프로듀서의 편지’ 모습 [사진 엔씨소프트]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최근 신작 MMORPG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 출시를 앞두고 유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씨는 지난 12일 TL과 관련한 1차 ‘프로듀서의 편지’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해당 편지에서 TL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안종옥 PD는 게임 개선 방향성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이는 지난 5월 국내 베타 테스트에서 확인된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로, 핵심 과제는 ‘정적인 전투’와 ‘지루한 성장’의 개선이었습니다.

엔씨는 이용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개선 요청을 받았던 ‘자동 사냥’ 시스템을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종옥 PD는 “긴 호흡의 플레이가 필요한 MMORPG에서 자동 사냥을 하나의 흐름으로 판단했지만, 너무 쉽게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TL은 조작의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세밀하게 컨트롤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을 되새겼고, 자동 사냥과 자동 이동을 전면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격과 이동을 동시에 할 수 없었던 전투 방식도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엔씨는 TL의 대규모 전투 특성을 고려해 공격 시 이동을 할 수 없도록 설정했지만, 조작 경험을 저하시킨다는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이동과 전투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습니다.

엔씨는 이외에도 컨트롤 요소가 강조된 전투 시스템 변화를 설명했습니다. ▲방향을 지정하거나 특정 지점을 타격하는 새로운 타입의 스킬 추가 ▲분쟁 지역 외 캐릭터 간 충돌 제거 ▲방향 전환 조작 응답성 개선 ▲초반 보유 스킬 추가 ▲스킬 습득 속도 개선 등 다채로운 전투를 위한 개선 사항이 적용됐습니다. 

무기 시스템을 개편해 TL 고유의 ‘무기 스왑’(Swap, 교체) 특성도 강화했습니다. 안 PD는 “두 종류의 무기를 착용하고 사용하는 무기 시스템은 TL 전투의 매우 중요한 피처”라며 여러 개선점을 안내했습니다. ▲자유로운 무기 조합을 가능하게 하는 스탯 체계 ▲무기 패시브 스킬 조정 ▲장비 제작 및 강화 재료 습득처 확대 등이 그 대상입니다.

엔씨는 성장 콘텐츠 관련 개편도 진행했습니다. 관련 변경 사항은 ▲성장 구간 사냥 비중 축소 ▲지역 이벤트 경험치 보상 상향 ▲파티 인스턴스 던전과 모험 콘텐츠 확장 ▲성장 피로도 감소를 위한 레벨업 시간 단축 ▲스킬 강화와 장비 성장에 필요한 재료 습득처 확대 및 습득률 상향 등입니다.

특히 TL은 이용자의 의견을 추가로 듣기 위해 ’TL에게 말한다’ 게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도 엔씨는 TL과 관련해  두번째 ‘프로듀서의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이번 편지를 통해 새롭게 공개된 콘텐츠는 ▲컨트롤의 재미를 느끼고 환경과 상호작용해 공략할 수 있는 보스 몬스터 2종 ▲TL 오픈 월드에 펼쳐지는 지역 3종 ▲6명의 이용자가 협력해 공략하는 ‘파티 인스턴스 던전’ 등입니다.

안 PD가 공개한 TL의 보스 몬스터는 ‘말라카’와 ‘테벤트’입니다. ‘말라카’는 분신을 소환해 전투를 펼치며, 이용자는 폭발하는 분신을 피하고 분신이 ‘말라카’에게 전달하는 에너지를 차단하는 컨트롤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기획됐습니다.  아크보스인 ‘테벤트’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TL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몬스터입니다. 테벤트가 사용하는 저주는 물로 정화할 수 있어, 비가 내리는 날씨에 더욱 쉽게 공략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TL의 광활한 심리스(Seamless) 오픈 월드 일부도 새롭게 공개됐습니다. ▲오크들의 협곡 ‘포노스 분지’ ▲야수가 깃든 밤 ‘회색발톱 숲’ ▲금단의 구역 ‘리자드 섬’ 등의 배경과 원화가 이번 편지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아울러 안 PD는 “어떤 성향의 플레이어라도 도전 의식을 가지고 TL을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의 균형과 배합에 신경쓰고 있다”며 ‘파티 인스턴스(Instance) 던전’도 소개했습니다. ‘파티 인스턴스 던전’은 6명의 이용자가 함께 공략하는 콘텐츠로, ‘돌파 구간’과 ‘보스 구간’으로 나뉜다. ‘돌파 구간’에서는 월드의 다양한 요소와 상호작용하며 퍼즐을 푸는 듯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듯 엔씨가 유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TL의 경우 엔씨가 ‘포스트 리니지’의 대표주자격으로 밀고 있는 게임인 만큼 그 성패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프로듀서의 편지와 관련해 유저들의 반응은 차가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씨는 그동안 이용자 피드백보다는 자신들의 철학을 관철시켜왔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많은 유저들은 “엔씨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엔씨가 지금의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사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게임에 제대로 반영하면 됩니다. 물론 게임의 경우 여러 이해관계가 뒤얽혀 있기에 100% 유저들의 의견만 반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진정성 있는 피드백을 보여줄려고 노력한다면 유저들도 엔씨의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알아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엔씨에게는 이제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한번 떨어진 신뢰는 회복하기가 너무나도 어렵습니다. 이번 TL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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