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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별은 이런거 없잖아”...‘역대급 스릴’ 전기차 시대에도 BMW였다[타봤어요]

BMW 뉴 5시리즈 전기차 모델 ‘i5 eDrive40’
운전대 잡으면 정신 없이 달리게 되는 매력
“운전하는 동안 줄곧 짜릿하고 즐거웠다”

BMW 뉴 5시리즈 전기차 모델인 i5 등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 [사진 BMW코리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50년 넘는 역사가 보증하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 세단이다. 장거리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으며, 달리고 싶을 때는 거침없이 속도를 낼 수도 있다. 1972년 글로벌 데뷔 후 전 세계에서 800만대 이상 팔린 BMW 5시리즈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BMW 5시리즈는 꼭 한 번 타보고 싶은 ‘드림카’ 중 하나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동시에 갖췄음에도 가격대가 터무니없지 않은 탓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5시리즈 사랑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BMW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국가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5시리즈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완전변경된 8세대 뉴 5시리즈다. 독보적 디자인과 BMW 특유의 주행감각, 디지털 혁신 등이 더해진 새로운 5시리즈는 전 세계 국가 중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됐다.

이는 너무 감사한 일이다. BMW와 MINI의 차량을 각각 한 대씩 소유한 기자 개인 입장에서 더욱 그러하다.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는 따끈따끈한 신차를 한국 시장에 늦게 출시한다. 유럽,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BMW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한 단계 더 올라간다.
BMW 뉴 5시리즈 전기차 i5 eDrive40. 디자인은 대충봐도 BMW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사진 이지완 기자]
지난 5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8세대 뉴 5시리즈를 경험했다. 개인적으로는 내연기관차를 타보고 싶었지만, 전기차를 배정받아 아쉬웠다. 시승차는 뉴 5시리즈의 순수 전기차 모델인 뉴 i5 eDrive40이었다.

전기차 배정이 아쉬웠던 이유는 단 하나다. 전기차에서 안락함과 강력함이 공존하는 BMW 특유의 주행감성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착각이었다.

시작부터 달랐다. 뉴 i5 eDrive40는 시동을 켤 때부터 내연기관차의 엔진 사운드 부럽지 않은 우렁찬 가상 사운드로 귀를 자극했다. 시동을 켜면 작동이 되고 있는건지도 잘 알 수 없는 보통의 전기차와는 확실히 달랐다. 함께 동승했던 전문지 소속 기자는 “이거 내연기관차죠?”라고 묻기도 했다.

도로 위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BMW 5세대 eDrive 통합 전기 구동계(싱글모터)를 기반으로 합산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을 내는 이 녀석은 달리기 실력이 매우 출중했다. 뻥 뚫린 인천대교를 달리는 동안 짜릿함의 연속이었다. 물론 제동력도 뒷받침된다. 잘 가고 잘 섰다. 기본기를 확실히 갖춘 차인 것은 분명하다.
부스트 패들을 당기면 10초간 화끈한 퍼포먼스를 가능케 한다. [사진 이지완 기자]
다양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드에 따라 실내 조명이 바뀌고 햇빛 가림막이 작동되기도 한다. [사진 이지완 기자] 
스티어링 휠(운전대) 왼쪽에 달린 부스트 패들는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다. 이 패들을 당기면 움직임이 더 화끈해진다. 이 기능을 활용 가능한 시간은 10초로 제한되지만, 이 순간 만큼은 도로 위가 내 세상이 된 듯했다.

뉴 i5 eDrive40의 최고속도는 193km/h로 제한되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초라고 하지만 운전의 재미를 즐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주행 시 움직임도 만족스러웠다. 탄력이 붙은 상태에서 방향을 변경해도 흔들림 없이 바닥에 딱 달라붙어 가는 느낌이었다. BMW 특유의 단단한 서스펜션 세팅이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가능케 했다. 직접 운전을 하는 동안에는 달리는 재미에 빠져 다른 옵션들을 챙길 정신이 없었다. 전기차 시대에도 BMW는 역시 BMW였다.

뉴 5시리즈의 숨겨진 매력은 운전을 끝낸 뒤 조수석에서 앉아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운전대 뒤로 자리잡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전기차와 잘 어울렸다. 물리 버튼이 최소화된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계기판에 노출되는 전방 카메라 영상은 제법 선명했고, 헷갈리는 두 갈래 길에서 가상의 화살표가 나타나 올바른 길을 알려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전방 도로 상황을 비춰주는 계기판 화면. 내비게이션 연동에 따라 가상의 화살표가 올바른 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사진 이지완 기자]
상황에 따라 다른 빛을 발산하는 인터랙션 바. 비상등을 점등하면 붉은 빛이 깜빡거린다. [사진 이지완 기자]
개인적으로 가장 큰 매력은 인터랙션 바(Interaction Bar)라고 생각된다. 비상등을 켜면 운전석부터 중앙을 지난 조수석까지 연결되는 바에 형형색색의 불이 점등됐다. 총 5가지로 구성된 모드 변경 시에는 각 상황에 최적화된 조명이 실내를 밝혔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트 등받이 부분이 조여지며 몸을 보호했고, 릴렉스 모드에서는 리어 윈드실드(뒷유리) 가림막이 올라와 햇빛을 차단해 주기도 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가 모두 가능했지만, 시승 중간중간 연결이 끊기거나 화면이 셧다운(작동 중지)되는 현상이 자주 나왔다.

실내 공간은 이전보다 확실히 넓어진 느낌을 줬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동급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 답답한 5시리즈의 2열 공간에 많이 아쉬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뉴 5시리즈의 차체는 전장(길이) 5060mm, 전폭(너비) 1900mm, 전고(높이) 1515mm, 휠베이스(앞뒤 차축 거리) 2995mm다. 이전 세대보다 길이 95mm, 너비 30mm, 높이 35mm, 앞뒤 축간 거리 20mm가 길어졌다. 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전보다 2열 공간이 개선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뉴 i5 eDrive40은 81.2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 시 384km(21인치 휠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전비는 복합 기준 4.1km/kWh, 가격은 9390만~1억17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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