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걸’은 특별한 사례 아냐…네이버웹툰 IP가 남다른 이유
[웹툰 IP 전성시대]①
세계 시장 강타한 ‘마스크걸’…한 달간 1억560만 시간 시청
네이버웹툰 기반 2차 창작물 ‘성공 타율’ 높아…“생태계 강점”
웹툰 지식재산권(IP) 활용 = 콘텐츠 흥행. 이미 숱한 작품과 사례로 증명된 ‘성공 방정식’입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웹툰 원작’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일단 기대하고 보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죠. 이젠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여기고 있는 흥행 공식은 사실 당연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만화 강국’으로 통하는 일본의 사례와 비교하면 이 점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원천 IP에 대한 매력도만 두고 본다면 일본은 국내 웹툰·웹소설 시장을 압도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사 영상물 중 세계 시장을 강타한 작품은 손에 꼽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당연하지 않은 성공을 ‘일반적 현상’으로 만든 국내 웹툰 IP 생태계의 저력을 조망한 이유입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지난 8월 18일 7부작으로 공개된 드라마 ‘마스크걸’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로 향했다.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매미(글)·희세(그림) 작가가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연재해 총 130화로 완결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마스크걸’은 공개 직후부터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집계한 글로벌 톱10 콘텐츠 순위에서 공개 첫 주(8월 21~27일)부터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전체 3위)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물론 캐나다·프랑스·이집트·홍콩 등 72개 국가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공개 2주 차에도 비영어권 TV쇼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흥행을 이어갔다. ‘18세 이상 시청’이란 조건에도 불구, 공개 후 한 달간 세계 각지에서 올린 누적 조회수는 1540만회를 넘어섰다. 이 기간 누적 시청은 1억560만 시간을 돌파했다.
평가도 좋다. 미국 매체 슬레이트는 마스크걸에 대해 “‘오징어게임’만큼 어두운 스릴·사회 문화적 논평·세계적인 매력을 지닌 차기 히트작”이라고 했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서 16억5000만 시간 시청이란 역대급 기록을 써내며 여전히 흥행 순위 1위에 올라 있는 작품이다. ‘마스크걸’이 해당 작품의 명성을 잇는 한국 콘텐츠라고 소개한 셈이다. 영국 매체 엔엠이(NME)도 ‘마스크걸’에 평점 5점을 매기며 “매혹적인 이야기”라고 평했다.
드라마 ‘마스크걸’의 인기는 플랫폼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 국내 신규 설치 수가 ‘마스크걸’ 공개 전후 7일을 기준으로 1.2% 증가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200만명을 넘어서며 ‘정체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마스크걸’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낸 셈이다.
드라마 흥행은 원작의 ‘역주행’으로도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마스크걸’이 넷플릭스서 공개된 후 10일간 원작의 거래액은 직전 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배 급증했다. 조회수 역시 이 기간 121배 증가했다. 이런 파급 효과는 시장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이 2013년 4월 라인망가를 출시하면서 일찍이 공을 들여온 일본에서도 드라마 공개 10일간 ‘마스크걸’ 웹툰의 거래액이 한 달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2배 상승했다. 완결된 지 5년이 넘은 웹툰이 드라마 흥행으로 인해 다시 급부상한 셈이다.
‘마스크걸’로 다시 증명된 웹툰 IP의 가치
‘마스크걸’의 흥행에 앞서 네이버웹툰의 IP를 활용해 세계 시장을 강타한 2차 창작물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마스크걸’ 두 달 전에도 ‘사냥개들’이 성공을 거뒀다. 네이버웹툰에서 정찬 작가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지난 6월 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됐다. 공개 첫 주(6월 12~18일)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전체 3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약 한 달간 203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고, 1억6487만 시간 시청됐다.
이 외에도 ▲치즈인더트랩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타인은 지옥이다 ▲여신강림 ▲모범택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방과 후 전쟁활동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이두나 등 숱한 웹툰이 국내외 OTT와 방송사에서 드라마로 제작됐다. ▲신과함께 ▲여중생A 등은 영화로 제작됐고 ▲노블레스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은 애니메이션·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이 같은 제작 방식을 ‘원 소스 멀티 유즈’(OSMU·하나의 IP를 다른 장르에 접목)라고 부른다. OSMU 전략은 이미 팬덤을 형성한 작품의 IP를 활용해 사업 리스크(위험)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 검증을 마친 IP를 2차 창작물에 적용, 초반 흥행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IP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도 OSMU 전략을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확장케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OUSM 전략의 성패는 원천 IP의 매력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월한 각색 과정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원천 IP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면, 2차 창작물의 흥행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웹툰 IP가 업계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OSMU 전략의 성패를 결정짓는 ‘IP 매력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이미 국내 매출 규모만 1조5000억원을 넘어선 웹툰 시장은 현재 작품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매력적인 IP만 시장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안착한 셈이다. ‘소비자 검증’을 받은 IP로 2차 창작물 제작을 진행할 수 있어 콘텐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의 역할을 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웹툰은 긴 호흡으로 탄탄한 세계관·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2차 창작물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고스란히 작용한다.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타고 원천 IP가 미국·유럽·일본·동남아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어 ‘글로벌 흥행’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2차 창작물의 흥행을 기대케 하는 요소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이 만든 ‘플러스 알파’는?
웹툰이 OSMU에 적합한 원천 IP이긴 하지만 이 지점만으론 ‘마스크걸’과 같은 다양한 성공 사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매력적인 코믹스(만화·웹툰) IP가 OSMU에 적합한 구조는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만큼 영상·게임 등 2차 창작물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은 사례가 자주 등장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업계 관계자 역시 “웹툰 기반의 2차 창작물의 ‘성공 타율’은 매우 높다”며 “단순히 원천 IP의 매력도만을 가지고 이를 설명하긴 어렵다”고 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의 성공 확률이 유독 국내에서 높은 점을 분석하기 위해선 구조적 효율성 외에도 ‘플러스 알파’(+α)가 있어야 서술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일각에선 네이버웹툰이 구축한 생태계를 ‘알파’로 꼽기도 한다. 2005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약 20년간 사업을 꾸준히 해외로 확장, 현재는 명실상부 이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 됐다. 웹툰 시장 자체를 만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2차 창작물에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지금의 ‘웹툰 원작 콘텐츠 열풍’을 만들었단 분석이다. 콘텐츠 제작 업계 관계자는 “OSMU 전략을 추진할 때 중요한 점은 원작의 특성을 살리면서 영상·게임 등 새로운 형태가 지닌 ‘고유의 문법’을 따르는 것”이라며 “네이버웹툰은 웹툰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획·각색 과정에서 ‘원작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웹툰이 2018년 8월 설립한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직접 2차 창작물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사명도 ‘다음 이야기’(Next)를 뜻하는 N, 콘텐츠·영상·관객을 연결한다는 ‘&’을 의미한다. 네이버웹툰이 오랜 시간 사업을 영위하며 확보한 IP를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의 영상으로 선보이고 있다. 설립 후 ▲스위트홈 ▲유미의 세포들 ▲금수저 ▲내일 등을 협업 기업과 공동으로 제작했고 ▲그 해 우리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사냥개들 등은 독자 제작해 성과를 올렸다. 회사 측은 “우수한 네이버웹툰 원작 중 영상화에 최적화된 IP를 빠르게 선별하는 것은 물론 원작을 영화, 드라마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영상 제작사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스튜디오N은 올해 하반기 중 ▲비질란테 ▲운수 오진 날 등의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이 외에도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10개 이상의 작품이 올 하반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운영하는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기준으로 하면 10월 기준으로 300개 이상의 영상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연간 거래액 1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업을 세계로 확장한 지금까지 작가와 수익을 공유하는 ‘상생 기조’를 늘 유지해 왔다”며 “이를 통해 유망한 작가를 다수 영입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했다는 점이 2차 창작물의 흥행으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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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지난 8월 18일 7부작으로 공개된 드라마 ‘마스크걸’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로 향했다.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매미(글)·희세(그림) 작가가 2015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연재해 총 130화로 완결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마스크걸’은 공개 직후부터 세계적 관심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집계한 글로벌 톱10 콘텐츠 순위에서 공개 첫 주(8월 21~27일)부터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전체 3위)를 기록했다. 당시 한국은 물론 캐나다·프랑스·이집트·홍콩 등 72개 국가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공개 2주 차에도 비영어권 TV쇼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흥행을 이어갔다. ‘18세 이상 시청’이란 조건에도 불구, 공개 후 한 달간 세계 각지에서 올린 누적 조회수는 1540만회를 넘어섰다. 이 기간 누적 시청은 1억560만 시간을 돌파했다.
평가도 좋다. 미국 매체 슬레이트는 마스크걸에 대해 “‘오징어게임’만큼 어두운 스릴·사회 문화적 논평·세계적인 매력을 지닌 차기 히트작”이라고 했다.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서 16억5000만 시간 시청이란 역대급 기록을 써내며 여전히 흥행 순위 1위에 올라 있는 작품이다. ‘마스크걸’이 해당 작품의 명성을 잇는 한국 콘텐츠라고 소개한 셈이다. 영국 매체 엔엠이(NME)도 ‘마스크걸’에 평점 5점을 매기며 “매혹적인 이야기”라고 평했다.
드라마 ‘마스크걸’의 인기는 플랫폼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 국내 신규 설치 수가 ‘마스크걸’ 공개 전후 7일을 기준으로 1.2% 증가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200만명을 넘어서며 ‘정체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마스크걸’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낸 셈이다.
드라마 흥행은 원작의 ‘역주행’으로도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마스크걸’이 넷플릭스서 공개된 후 10일간 원작의 거래액은 직전 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6배 급증했다. 조회수 역시 이 기간 121배 증가했다. 이런 파급 효과는 시장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네이버웹툰이 2013년 4월 라인망가를 출시하면서 일찍이 공을 들여온 일본에서도 드라마 공개 10일간 ‘마스크걸’ 웹툰의 거래액이 한 달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2배 상승했다. 완결된 지 5년이 넘은 웹툰이 드라마 흥행으로 인해 다시 급부상한 셈이다.
‘마스크걸’로 다시 증명된 웹툰 IP의 가치
‘마스크걸’의 흥행에 앞서 네이버웹툰의 IP를 활용해 세계 시장을 강타한 2차 창작물은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마스크걸’ 두 달 전에도 ‘사냥개들’이 성공을 거뒀다. 네이버웹툰에서 정찬 작가 연재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지난 6월 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됐다. 공개 첫 주(6월 12~18일) 비영어권 TV쇼 부문 1위(전체 3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약 한 달간 203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고, 1억6487만 시간 시청됐다.
이 외에도 ▲치즈인더트랩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타인은 지옥이다 ▲여신강림 ▲모범택시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방과 후 전쟁활동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이두나 등 숱한 웹툰이 국내외 OTT와 방송사에서 드라마로 제작됐다. ▲신과함께 ▲여중생A 등은 영화로 제작됐고 ▲노블레스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은 애니메이션·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이 같은 제작 방식을 ‘원 소스 멀티 유즈’(OSMU·하나의 IP를 다른 장르에 접목)라고 부른다. OSMU 전략은 이미 팬덤을 형성한 작품의 IP를 활용해 사업 리스크(위험)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 검증을 마친 IP를 2차 창작물에 적용, 초반 흥행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IP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도 OSMU 전략을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확장케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OUSM 전략의 성패는 원천 IP의 매력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월한 각색 과정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원천 IP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면, 2차 창작물의 흥행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웹툰 IP가 업계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OSMU 전략의 성패를 결정짓는 ‘IP 매력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이미 국내 매출 규모만 1조5000억원을 넘어선 웹툰 시장은 현재 작품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매력적인 IP만 시장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안착한 셈이다. ‘소비자 검증’을 받은 IP로 2차 창작물 제작을 진행할 수 있어 콘텐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의 역할을 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웹툰은 긴 호흡으로 탄탄한 세계관·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2차 창작물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고스란히 작용한다. 네이버웹툰 플랫폼을 타고 원천 IP가 미국·유럽·일본·동남아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어 ‘글로벌 흥행’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2차 창작물의 흥행을 기대케 하는 요소로 꼽힌다.
네이버웹툰이 만든 ‘플러스 알파’는?
웹툰이 OSMU에 적합한 원천 IP이긴 하지만 이 지점만으론 ‘마스크걸’과 같은 다양한 성공 사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매력적인 코믹스(만화·웹툰) IP가 OSMU에 적합한 구조는 해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만큼 영상·게임 등 2차 창작물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은 사례가 자주 등장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업계 관계자 역시 “웹툰 기반의 2차 창작물의 ‘성공 타율’은 매우 높다”며 “단순히 원천 IP의 매력도만을 가지고 이를 설명하긴 어렵다”고 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의 성공 확률이 유독 국내에서 높은 점을 분석하기 위해선 구조적 효율성 외에도 ‘플러스 알파’(+α)가 있어야 서술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일각에선 네이버웹툰이 구축한 생태계를 ‘알파’로 꼽기도 한다. 2005년 12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약 20년간 사업을 꾸준히 해외로 확장, 현재는 명실상부 이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 됐다. 웹툰 시장 자체를 만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2차 창작물에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는 점이 지금의 ‘웹툰 원작 콘텐츠 열풍’을 만들었단 분석이다. 콘텐츠 제작 업계 관계자는 “OSMU 전략을 추진할 때 중요한 점은 원작의 특성을 살리면서 영상·게임 등 새로운 형태가 지닌 ‘고유의 문법’을 따르는 것”이라며 “네이버웹툰은 웹툰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기획·각색 과정에서 ‘원작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웹툰이 2018년 8월 설립한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직접 2차 창작물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사명도 ‘다음 이야기’(Next)를 뜻하는 N, 콘텐츠·영상·관객을 연결한다는 ‘&’을 의미한다. 네이버웹툰이 오랜 시간 사업을 영위하며 확보한 IP를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의 영상으로 선보이고 있다. 설립 후 ▲스위트홈 ▲유미의 세포들 ▲금수저 ▲내일 등을 협업 기업과 공동으로 제작했고 ▲그 해 우리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사냥개들 등은 독자 제작해 성과를 올렸다. 회사 측은 “우수한 네이버웹툰 원작 중 영상화에 최적화된 IP를 빠르게 선별하는 것은 물론 원작을 영화, 드라마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영상 제작사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스튜디오N은 올해 하반기 중 ▲비질란테 ▲운수 오진 날 등의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이 외에도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10개 이상의 작품이 올 하반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운영하는 글로벌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기준으로 하면 10월 기준으로 300개 이상의 영상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연간 거래액 1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업을 세계로 확장한 지금까지 작가와 수익을 공유하는 ‘상생 기조’를 늘 유지해 왔다”며 “이를 통해 유망한 작가를 다수 영입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했다는 점이 2차 창작물의 흥행으로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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