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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상장’ 타이틀 누가?…이커머스 업계에 쏠린 ‘눈’

SSG닷컴, 내년 상반기 IPO 재추진 전망
상장 철회·중단했던 컬리·오아시스·11번가 등도 대기 중

이인영 SSG닷컴 대표이사가 입점 셀러 1000여명을 초청해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쓱커밍데이’에서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 SSG닷컴]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신세계그룹 계열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이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기로 전해지면서 유통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절차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한 만큼 ‘1호 상장사’가 누가 될지 업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SSG닷컴의 IPO가 성사돼 좋은 성과를 내면 이커머스 업체 사이에서도 다시 한번 IPO에 도전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가치 10조원대지만…SSG닷컴이 풀어야 할 숙제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이르면 내년 3∼4월 IPO 절차를 시작하기로 하고 주관사와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인영 SSG닷컴 대표도 최근 한국거래소를 찾아 상장 재추진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SSG닷컴 관계자는 “주관사와 수시로 협의하며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며 지난해 상반기에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함께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IPO 추진을 보류하고 올해로 연기했다. SSG닷컴은 2018년 10월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과 맺은 1조원 규모의 투자 약정에 따라 내년까지 상장하거나 5조7000억원 이상의 총거래액을 달성해야 한다다만 2021년 이미 약정상의 총거래액 요건을 충족해 상장 의무는 사라진 상태다.

SSG닷컴은 그동안 IPO를 염두에 두고 수익성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 규모를 줄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SSG닷컴의 영업손실 규모는 3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62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SSG닷컴의 지난해 총거래액 규모는 5조9555억원이며, SSG닷컴의 목표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이다. 그러나 원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적자 폭은 줄여가고 있지만, 온라인 사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보니 총거래액 성장세는 다소 정체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경쟁사인 네이버나 쿠팡에 비해 취약해 SSG닷컴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1호 상장에 ‘촉각’

상장을 준비했던 컬리와 오아시스, 11번가 또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적당한 시기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긴 하나 사실상 기약은 없는 상태다.

당초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증시 상장 1호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컬리는 한국거래소의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하고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급하게 상장에 나서진 않을 것이고,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2021년 컬리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으나 현재 1조원 안팎까지 하락했다.

새벽 배송업체 오아시스는 지난 2월 일반공모 청약을 하루 앞두고 상장을 철회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를 3만500~3만9500원으로 제시했지만, 수요 예측 결과 2만원 이하에 대다수 주문이 몰렸다. 예상 시가총액이 9700억~1조25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안정은 11번가 사장. [사진 11번가]

11번가는 지난해 8월 대표 주관사 선정 이후 1년여간 구체적인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H&Q파트너스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를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5년 뒤인 지난 9월까지 상장을 약속했지만, 상장연기와 해외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적절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SSG닷컴 상장에 재시동이 걸리자 컬리, 오아시스, 11번가 등 경쟁 업체들의 기대감도 높아진 분위기다. SSG닷컴이 훈풍을 타고 IPO 분위기를 띄운다면, 다른 업체도 분위기에 편승해 다시 한번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과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섣불리 IPO를 시도하는 기업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SG닷컴이 IPO를 재추진해 성공할 시에 이커머스 최초 상장 사례이자 기준점이 될 수 있어 다른 업체 또한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상장 시도 결정에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직 상장 시점을 구체화한 이커머스 기업은 없지만 SSG닷컴의 IPO 재추진을 기점으로 해당 업체들도 상장과 관련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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