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로 자리 잡은 PLCC, 카드사가 목매는 이유[이코노Y]
[PLCC의 앞면과 뒷면] ①
PLCC, 1년 새 발급량 18% 증가…종류도 22% ↑
제휴사와 비용 분담 가능…충성고객 확보 이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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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발급된 PLCC는 총 733만8677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말(621만822장) 대비 18.16% 증가한 수치다. 카드 종류도 같은 기간 110종에서 134종으로 21.84% 늘어났다.
이처럼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PLCC는 개별 상표(라벨)을 부착한 신용카드를 일컫는다. 카드사가 특정 제휴사와 손을 잡고 여러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휴사 적립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와는 차이가 있다.
디자인적으로도 차별된다. 기존 제휴카드들은 카드 앞면에 제휴사와 카드사의 로고는 물론,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국제 브랜드사 로고까지 모두 표시된다. 하지만 PLCC는 제휴사 브랜드를 부각한다. 카드사 로고는 크게 줄이거나 뒷면으로 옮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런 시도는 국내에선 현대카드가 처음 시작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PLCC 본부를 신설하고 이마트와 함께 국내 최초 PLCC ‘이마트 e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현대차·기아차·이베이·코스트코·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민족·쏘카·무신사 등 인기 브랜드들과 제휴해 PLCC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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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비용 부담, 제휴사와 나눌 수 있다
카드사들이 이렇게 PLCC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는 실적 악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카드사 8곳(신한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6243억원) 대비 12.8% 줄었다. 수익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급등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전채 AA+ 3년물 평균금리는 연 5.40%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인 3.37%보다 2%p도 넘게 오른 수치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여전채 금리가 다시 상승 추세를 보여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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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비용 절감 측면에서 카드사들은 PLCC를 새로운 해결책으로 선택하기 시작했다. 기존 제휴카드는 비용 대다수를 카드사가 떠안는 구조였지만, PLCC는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을 제휴사와 카드사가 분담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가입 경로도 카드사 홈페이지나 오프라인 카드모집인(설계사)이 아닌 해당 제휴사를 통한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에 모집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록인 효과’ 확실하네…20대 고객 ‘쑥쑥’
카드사들이 PLCC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비용 절감뿐만은 아니다. PLCC는 유명 브랜드의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자신들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록인(Lock-in) 효과’가 있다. 코스트코·스타벅스 등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 PLCC 카드의 경우 해지·탈회 등 실제 이탈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PLCC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카드의 경우 전체 회원 수가 2019년 854만명에서 1135만명으로 30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PLCC 발급을 본격화했던 시점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20대 신규 고객의 경우 같은 기간 13.3%에서 22.0%로 8.7%p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초개인화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카드사들의 PLCC 출시 기조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PLCC로 특정 브랜드의 충성고객을 확보하면 보다 세밀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어 카드사들도 얻는 게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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