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모니터 바꾸지 않는 이유…본질에 집중해야 100년 기업 만든다 [C-Suite]
[CXO의 방] 이승근 SCK 대표…밑 ‘本’ 바탕 ‘質’
재택·거점 오피스 운영해 구성원 만족도 높여
생성형 AI에 맞는 솔루션으로 매출 50% 이상 높이는 게 목표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그가 사용하는 태블릿 PC 모니터에 투명 스카치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깨진 모니터를 임시방편으로 해결한 흔적이다. 한해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태블릿 PC 한 대 바꿀 여력이 없을리 만무하다. 그는 모니터가 깨진 태블릿 PC를 계속 사용한다. “바꿀 필요가 별로 없어서”라고 말한다.
코로나19를 이유로 건물 3개 층을 사용하던 사무실을 1개 층으로 줄였다. 대신 200여 명의 구성원은 집이나 회사가 마련한 거점 오피스 등을 이용해 근무한다. 1개 층으로 줄인 본사 사무실은 스마트 오피스로 만들었다. 전화 통화를 위한 부스, 지정 좌석이 없는 자리들, 카페처럼 꾸며진 라운지, 여러 개의 회의실 등 언제든 눈치 볼 필요 없이 와서 일할 수 있게 본사 사무실을 꾸몄다. 사무 실에 출근한 이들이 집이나 거점 오피스에서처럼 마음 편히 일했으면 하는 배려심이 사무실 곳곳에 녹아 있다.
재택근무를 도입한 많은 기업이 코로나 엔데믹 이후 사무실 근무로 전환했지만, 그는 여전히 구성원의 재택근무를 고집하고 있다. “재택과 거점 오피스 등 하이브리드 근무를 해보니까 임직원 만족도가 높을뿐더러 일에도 별다른 지장이 없어 계속 운영하고 있다”며 별일 아니라는 듯 웃는다.
사무실 한편에 조그마하게 마련된 대표실에는 그의 물품이 거의 없다. 책상과 의자 몇 개, 터치가 가능한 대형 모니터, 와인셀러, 의류 관리기 등 사무실에 있는 비품은 모두 공용으로 사용한단다. 그가 유일하게 혼자 사용하는 것은 중요 서류 등을 보관하는 캐비닛뿐이다. 얼마 전 선물로 받은 엘피(Long playing Record·LP) 턴 테이블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창문가에 비치했다.
자신의 사무실과 집기를 임직원과 공유하는 이유를 “외부 활동이 많아서 사무실을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무심하게 이야기한다.
깨진 태블릿 PC 모니터, 대표실 비품을 임직원과 함께 사용하는 모습 등에서 그의 경영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바로 고객과 임직원의 만족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총판 분야의 선두기업인 에쓰씨케이(SCK)를 이끄는 이승근 대표의 사무실 곳곳에서 그의 경영 철학을 느꼈다. 그가 본질에만 집중하는 이유는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당신의 성공이 우리의 기반이고 당신의 행복이 우리의 자부심이다’가 우리의 비전이다”라며 “이것에만 집중해야 100년 기업을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 대표는 “AI 시대 샛별(솔루션)이 뭔지 잘 찾아내고, 그것을 고객 기업의 워크플로(workflow)에 어떻게 접목을 잘할 수 있는지 제안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솔루션 매출을 50% 이상 넘겨 SCK의 향후 30년을 준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근 대표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LG반도체 미주법인에서 근무했다. 2000년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설립 멤버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2009년 소프트뱅크커머스코리아(현 SCK) 대표를 맡았고, 2018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인수해 SCK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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