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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 파 감사하다”…‘유전자 치료제’ 석학이 창업한 이유 [C-스위트]

[CXO의 방]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 팔 ‘掘’ 우물 ‘井’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했다. 한평생을 연구자로 살아온 터라 대표보다 교수 직함이 익숙했다. 진메디신을 설립한 것도 창업이 목적은 아니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진메디신 본사에서 만난 윤 대표는 “회사를 만드는 데는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며 “교수로서 연구할 때 가장 즐겁고, 아직도 이 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진메디신을 세운 것은 윤 대표가 30여 년을 바친 기술을 다른 기업이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윤 대표는 “2014년에 미국의 두 기업으로부터 기술 이전 제안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세대와 한양대 등에서 연구했다 보니 기술이 여러 대학과 기관에 흩어져 있었다”며 “항암 바이러스를 개발하려면 여러 기술을 활용해야 해서 법인을 세워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의 집무실 책상에 대형 모니터 2대가 놓여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법인을 설립한 뒤 여러 대학과 기관에 흩어진 기술을 가져오면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수월해서다. 기업을 세워서 보다 쉽게 기술을 이전하면 더 좋은 치료제가 빠르게 만들어질 것이란 판단도 윤 대표가 진메디신을 창업하게 된 계기다. 윤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는 한평생을 바친 연구 분야이자, (상용화된다면)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라며 “가장 믿을 수 있는 것도 직접 개발한 기술이라는 생각에 법인을 세우고 바로 기술을 이전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에만 30여 년의 시간을 바친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를 바탕으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항암 바이러스는 바이러스를 활용한 암 치료제다. 항암 바이러스로 암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약물을 생산하는 시설이 필요하다. 진메디신은 현재 이를 위한 생산공장도 세워 항암 바이러스와 관련한 임상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 진메디신을 설립한 뒤에는 수많은 기업이 러브콜을 보냈다. 윤 대표는 교수로 있을 때부터 이미 수십 건의 기술을 기업에 넘겨왔다.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의 책장 위에 올려져 있는 자료와 계약서. [사진 신인섭 기자]
이를 증명하듯 윤 대표의 사무실에도 서류철이 가득했다. 사업계약서부터 투자계약서, 연구개발(R&D) 자료와 보고서가 책장 한쪽을 빼곡하게 채웠다. 진메디신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 바이러스 기반의 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자료도 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현재 폐암과 간암, 유방암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윤 대표는 바이러스에 항체와 나노 기술 등을 접목해 기술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평생 한 우물을 판 자신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유전자 치료제의 영역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윤채옥 대표는_한양대 생명공학과 교수로, 국내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1세대 연구자다. 30여 년 동안 유전자 치료제를 연구한 세계적인 석학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진메디신을 설립했다. 진메디신을 중심으로 바이러스를 암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는 항암 바이러스와 치료제, 플랫폼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리즈A를, 이어 2021년 시리즈B 펀딩을 마무리했고, 현재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플러스(+)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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