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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폭주했던 MTS…고도화로 떠나는 개미 마음 잡을까

[MTS로 울고 웃는 개미들]①
팬데믹 시기 개인투자자 늘며 MTS 경쟁도 치열
챗GPT 적용 등 서비스 고도화·개인맞춤형 개편 속도
불안한 국내외 증시 환경 속 증권사 개미잡기 위해 ‘사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5월 23일 새로운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신한알파 3.0’를 출시했다. [사진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증권사들의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고도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금리 여파에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위축되는 가운데, 고정비 부담을 덜 수 있는 MTS는 비용 효율화를 위한 주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도입하거나 '개인 맞춤형' MTS를 선보이며 젊은 층까지 다양해진 고객 사로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주식하는 한국인은 1424만명으로 조사됐다. 유동성이 풀렸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이전만 해도 해당 인구가 600만명이 되지 않았지만 급격히 늘었다. 총 거래대금 기준 개인 비율은 6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는 미국, 일본의 2배에 달한다. 

몇 년 새 주식 투자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MTS 서비스 고도화는 필수가 됐다. MTS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을 말한다. 과거 지점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만 거래했을 때보다 모바일로 주식 거래를 쉽게 하게 된 것도 국내 주식 투자 인구를 늘리는 요인이 됐다. 

AI 입히고 개인맞춤형 서비스로 ‘고도화’ 한창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외쳤다. 하지만 갑자기 폭증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대한 대처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수의 증권사 MTS에서 계좌이체, 주식 주문 오류가 발생하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등 전산장애 민원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MTS 서비스 고도화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깨뜨리지 않게 전산오류를 잘 관리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다. 이에 더해 증권사들은 AI기술 탑재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도 한창이다. 지난 2020~2021년 정보통신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플랫폼 기반의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등장도 MTS 개편에 메기역할을 했다. 더 개인화되고 차별화된 MTS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으면 매섭게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에게 밀릴 수 있어서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증권업계 최초로 챗GPT를 적용한 서비스를 MTS에도 도입했다. 챗GPT를 활용해 고객들의 관심 종목을 선별, 시황 데이터와 최근 중요 뉴스가 결합된 내용을 요약 제공하는 서비스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0년 MTS를 증권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5월 ‘신한알파 3.0’을 출시했다. 다양한 투자 관련 정보와 타 증권사에 보유한 주식의 실시간 등락률을 제공하는 등 ‘고객 중심’ 전략으로 MTS를 고도화했다. 지난해 11월 자사 MTS인 신한알파의 개편을 발표한 이후, 고객 니즈와 타 증권사 앱과 외국의 로빈후드 등을 벤치마킹했다.

또 현대차증권도 최근 MTS 트렌드를 반영해 리뉴얼한 신규 MTS ‘내일’을 선보였고, 하이투자증권은 4년 만에 MTS를 새로 단장해 ‘iM하이’를 론칭했다. 내일에는 빠른 검색 기능과 AI투자 정보 제공 등의 서비스가 추가됐고 영상 상담 시스템 도입으로 차별화를 뒀다. iM하이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구미에 맞게 ‘퀵메뉴’나 ‘다크모드’도 도입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의 MTS에서는 최근 6개월간 고객 매매내역을 분석해 14가지 투자유형별 성격유형검사(MBTI)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유형 투자 고수의 매수·보유 종목 등을 살펴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신규 MTS 특화 서비스 '내일'을 통해 AI투자정보를 제공한다. [사진 현대차증권]

시장환경 급변…생존 위한 MTS 경쟁 ‘치열’ 예상

증권사들이 MTS 고도화하는 사이 시장 환경도 급변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채권 운용 손실과 부동산 투자 리스크가 커지며 몸집을 줄이는 증권사도 생겨나고 있다. 이는 MTS 고도화가 단순히 시대흐름에 맞춘 서비스 업데이트가 아닌 생존을 위한 경쟁이 되고 있는 이유다. MTS 고도화를 통해 기업금융(IB·Investment Bank)과 상품 운용 위주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리테일(Retail·개인 금융) 수익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모바일 서비스 특성상 인건비와 점포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최근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마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국내외 증시환경 속에 개인투자자들이 지쳐가고 있어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20조원선을 넘었던 신용융자 잔고 액수도 이달 6일 기준 연초 연저점(1월 11일 15조8102억원) 수준인 16조5766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 대기성 자금은 많아졌지만, 높은 변동성이 개인투자자들의 실제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정책으로 주식보다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앞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기에 충분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뇌관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 잔고를 전체 증권사의 HTS·MTS로 매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럴수록 MTS 고도화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오프라인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연결시키려한다. 채권이나 주식 거래뿐 아니라 토큰형 증권(STO) 같은 새로운 서비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계속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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