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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VC 설립 어디까지 왔나…연내 출범 눈앞

신기사 형태로 초기 자본금 1000억
김성태 행장, 벤처 육성 의지 남달라

[제공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IBK기업은행이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은 물론, 연내 벤처캐피탈(VC) 자회사를 직접 설립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추후 설립될 VC는 은행·캐피탈·증권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VC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지난해 8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렸으며,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 중의 일환으로 벤처캐피탈 설립 작업을 진행해 왔다. 

기업은행은 VC 자회사를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기사는 100억원이 넘는 자본금이 필수 조건이다. 이는 자본금 조건이 20억원 이상인 창업투자회사(창투사) 형태보다 자금부담이 크지만, 투자활동에 제약이 없다는 게 이점이다. 

기업은행의 VC 초기 자본금은 1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대부분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갖고 있다. 이들 금융지주 계열 VC의 초기 자본금이 100억~300억원 가량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기업은행의 초기 자본금 규모는 넉넉한 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설립 인가까지 받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당초 목표대로 VC 자회사를 설립하면, 이는 기업은행의 9번째 자회사가 될 전망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자산운용, IBK연금보험, IBK신용정보 등 총 8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 2018년 12월 탄생한 IBK서비스가 가장 최근에 설립됐다.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벤처투자 의지도 남다르다. 앞서 김 행장은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임기 당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IBK창공’을 주도했다. 행장 취임 이후에도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탈과 ‘IBK벤처대출 지원 및 초기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벤처생태계 조성에 힘썼다. 모험자본 공급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 행장이 취임한 2023년 상반기 투자액만 3083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투자액(5170억원)의 60.4%에 달한다. 

김 행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벤처생태계에 대해 “벤처·창업기업 위주로 추가적인 재투자나 금융지원이 상당히 안 되고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데스밸리 전 창업 초기 기업들에 대해 더욱 자금지원이나 투자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초기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우리가 마중물 역할을 해 그 기업들이 데스밸리를 넘기면 그때부터 시장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지원을 하게 될 것이고, 우리 기업이 탄생부터 성장하는 경로가 상당히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스밸리란 창업 기업이 3~5년차에 자금조달, 시장진입 등의 어려움을 겪는 구간을 뜻한다.

또한 초기 스타트업은 사업성에 대한 리스크가 커 은행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기업은행이 VC를 별도 자회사로 설립하는 것도 은행의 투자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행장은 “은행에서 위험이 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기가 어려우니 별도 법인을 통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벤처 자회사는 엔젤 투자 성격”이라며 “IBK캐피탈은 엔젤 펀드로서 일부의 기능은 있지만 (업무의) 전부는 아니어서 전문으로 할 자회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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