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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죽코’ 아닌 ‘얼죽숏’”…이효리·전소미 택한 크롭패딩 뭐길래 [민지의 쇼핑백]

지난해 이어 올해도 숏패딩이 대세
매해 길이감 짧아져 크롭패딩까지 등장
소재·색상 다변화…광택 더한 ‘글로시 패딩’ 인기

노스페이스 숏패딩을 입은 전소미. [사진 노스페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 롱패딩? 이제는 아니죠. ‘얼죽숏’(얼어 죽어도 숏패딩) 시대에요. 숏패딩으로 충분히 추운 겨울에도 멋을 낼 수 있거든요.” 

올해 겨울도 어김없이 ‘숏패딩’이 패션 시장을 점령했다. 지난해보다 길이는 더 짧아지고, 색감과 디자인은 더 화려해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엉덩이와 다리를 다 덮는 롱패딩이 유행한 것과 다르게 트렌드가 계속 변하고 있는 것이다. 한겨울 기능성 방한 의류로만 여겨지던 패딩이 이제는 트렌드의 상징이 돼, 멋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명품, 컨템포러리 브랜드 등에서 앞다퉈 숏패딩과 크롭패딩을 출시하고 있다. 10여년 전 유행했던 숏패딩이 최근 복고 열풍에 힘입어 기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숏패딩은 롱패딩처럼 걸리적거리지 않아 움직임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몸 전체를 가려주던 패딩 길이가 짧아져 다양한 패션 아이템과 매치할 수 있어 반면 무릎을 덮거나 발목까지 가려주는 롱패딩에 비해 숏패딩은 보온 능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패션업계는 숏패딩에 보온성과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짧은 길이감이지만 볼륨감을 살린 푸퍼 스타일의 ‘핏’(fit)과 소재 기술력 3박자를 모두 겸비한 아이템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푸퍼는 원래 공기를 품어 몸을 부풀리는 생선인 복어(Puffer)를 뜻하는 말로, 솜이나 다운·구스 등 충전재를 넣어 복어처럼 빵빵하게 부피감이 있는 패딩을 이른다. 폭신한 터치감의 푸퍼 패딩은 편안하면서도 보온성이 우수하고, 스타일링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과거 블랙 컬러의 패딩이 주를 이뤘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레드, 그린, 퍼플, 블루 등 원색 뿐 아니라 민트, 라이트 핑크 등 파스텔톤 컬러까지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반짝이는 광택이 더해진 유광 재질 ‘글로시 패딩’도 인기다. 유광 디자인은 투박해 보일 수 있는 패딩을 한층 가벼워 보이게 하고, 트렌디함을 더하는 효과가 있다. 실버나 골드뿐 아니라 블랙이나 브라운에 광택을 입힌 디자인도 많이 볼 수 있다. 
리복 숏패딩을 입은 이효리. [사진 LF]

이번 시즌의 또 다른 특징은 숏패딩 소재의 다양화다.기본 푸퍼 디자인 제품 외에 가죽, 벨벳, 울, 플리스, 코듀로이 등의 겨울용 소재로 색다른 느낌과 세련미를 더한다. 이밖에도 소매 탈부착이 가능해 조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패딩이나 겉과 속을 뒤집어 입어 2개의 컬러나 재질로 즐길 수 있는 리버시블 타입은 실용성과 패션 모두 챙길 수 있다. 또 퍼 장식, 허리를 조일 수 있는 끈이나 벨트 등 다양한 디테일의 숏패딩들도 출시되고 있다.

숏패딩 열풍의 중심에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있다. ‘눕시 패딩’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구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0년대 10대 학생을 중심으로 인기 있었던 눕시 패딩은 해외 패셔니스타들이 착용하면서 다시금 인기다. 또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인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 명품 브랜드 구찌 등과 협업을 이어오며 변신을 시도해왔다. 미국에서 이어진 눕시 패딩 열풍은 한국에도 금방 전해졌고, 국내에서는 리셀 시장에서 웃돈을 얹어 팔리는 상황까지 왔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영원아웃도어가 운영 중인 노스페이스 브랜드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국내 아웃도어 의류 시장에서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내수 소비 부진과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경쟁 브랜드가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노스페이스의 경우 정상가격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노스페이스 숏패딩을 입은 손나은. [사진 노스페이스]

숏패딩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패션 플랫폼 W컨셉과 무신사의 10월 패딩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40%, 전주 대비 83% 증가했다. 지난달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내 ‘크롭숏패딩’, ‘글로시 패딩’ 단어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0%, 420% 올랐다. 

숏패딩의 유행에 패션 업체들은 배꼽이 보이는 크롭패딩까지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LF가 전개하는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지난해보다 더욱 짧은 숏패딩을 출시했다. 개성을 위해 크롭 기장, 광택감 있는 유광 글로시, 생생한 컬러 등 변주를 준 품목을 늘렸다. 

특히 지난달 말 앰버서더 이효리와 함께 선보인 ‘펌프 패딩’은 11월 첫주 매출보다 셋째주 매출이 4배 늘어나는 등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F 측은 “지난 3주간 팔린 물량은 작년 리복의 가을·겨울 시즌 메인 아이템이었던 ‘클럽C 숏패딩’의 3개월치 물량에 달한다”며 “글로시 숏패딩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몸을 전부 덮는 롱패딩보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숏패딩은 스타일링하는 아이템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며 “올해부터는 숏패딩의 길이가 보다 짧아져 크롭 기장의 패딩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색상으로 칙칙해 보일 수 있는 겨울 패션에 포인트를 주기도 좋아 한겨울에도 트렌디함을 포기할 수 없는 패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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