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부터 식용벌레까지…식품 대기업 대체식품에 ‘군침’
업계, 대체식품 시장 규모 증가세 관측
CJ제일제당·신세계푸드·동원F&B 등 사업 넓혀
연구개발 강화…제품 범주 다양화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대체식품이 국내 식품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2030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대체식품이 ‘가치소비’ 및 ‘미래식품’으로 인식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식품업계의 대체식품 시장 공략도 활발해진다.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대체식품이 친환경과 동물 윤리 등 핵심 가치를 실현할 대안으로 떠오르자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부도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식물성 대체식품은 콩 등을 이용해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뜻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 활성화 방안’을 수립, 이달 발표하기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점차 커져 2026년에는 2800억원에 이르고, 세계 시장은 2025년 17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식품은 식물성 대체식품 외에도 대체육, 대체해산물 등이 있다. 대체육이란 비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대체해산물은 식물성 재료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인공 해산물이다. 대체육, 대체해산물뿐만 아니라 제품군을 넓혀 식물성 우유, 식물성 계란, 설탕 대체제, 밀가루 대체제, 발포주, 무알코올 맥주 등 대체식품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식품사들, 대체식품 R&D에 적극 투자
대체식품 수요에 맞춰 국내 기업들은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제품 차별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이고 비건 만두, 떡갈비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론칭,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풀무원도 ‘지구식단’ 브랜드를 통해 대체육, 두부면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F&B 역시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인 ‘마이플랜트’를 내놓으며 비건 참치와 만두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는 신사업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낙점하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식품 기업들은 식물성 소재 개발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 특히 식물성·대체육 제품 개발은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식품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국내 채식 인구는 2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8000만명에 이른다.
농심은 지난달 푸드테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배양육이 주된 투자 분야 중 하나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달 메디테크 기업 티앤알바이오팹(T&R Biofab)과 대체육 공동개발협약을 맺었다. 풀무원이 지난해 상반기에 투자한 R&D 비용은 150억원인데, 연간 300억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 같은 규모는 2022년(277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상반기에 R&D 예산만 47억원에 달한다.
“아직 초기시장, 기회 잡아야”
식품업계가 대체식품에 집중하는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삼일 PwC가 지난해 발간한 대체식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6억2000만 달러(약 12조94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25년 178억6000만 달러(약 24조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국유통공사는 2023년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를 27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지홍 CJ제일제당 대체단백질 PM은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은 아직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35% 이상 성장률을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취식 경험과 니즈가 증가한다는 점을 반영해 식물성 식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로 이제 ‘식용벌레’까지 대두되고 있다.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올해 특허청에 식용벌레 상표를 등록했다. 롯데웰푸드,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등이 관련 상표를 올렸다.
식용벌레는 들이는 비용 대비 많은 단백질을 얻을 수 있고, 소고기 등과 비교했을 때 탄소배출이 적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식용벌레를 통해 식량 1㎏을 생산하는 데 사료가 1.7㎏가 드는 반면, 소고기 1㎏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료 10㎏가 필요하다. 또 귀뚜라미 기준 1㎉ 당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보다 38% 많고, 지방은 28%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관련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식용벌레 시장 규모는 2019년 1억 1200만 달러에 그쳤지만, 2023년 15억 달러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환경 이슈,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대체 식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 규모 자체도 확대되고 있다”며 “대체식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각 식품사가 갖고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체식품 연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체식품의 제품 범주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각 기업들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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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식물성 대체식품은 콩 등을 이용해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식품을 뜻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물성 대체식품 산업 활성화 방안’을 수립, 이달 발표하기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점차 커져 2026년에는 2800억원에 이르고, 세계 시장은 2025년 17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체식품은 식물성 대체식품 외에도 대체육, 대체해산물 등이 있다. 대체육이란 비동물성 재료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다. 대체해산물은 식물성 재료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 낸 인공 해산물이다. 대체육, 대체해산물뿐만 아니라 제품군을 넓혀 식물성 우유, 식물성 계란, 설탕 대체제, 밀가루 대체제, 발포주, 무알코올 맥주 등 대체식품의 종류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대표 식품사들, 대체식품 R&D에 적극 투자
대체식품 수요에 맞춰 국내 기업들은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제품 차별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이고 비건 만두, 떡갈비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론칭,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풀무원도 ‘지구식단’ 브랜드를 통해 대체육, 두부면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F&B 역시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인 ‘마이플랜트’를 내놓으며 비건 참치와 만두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는 신사업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낙점하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식품 기업들은 식물성 소재 개발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다. 특히 식물성·대체육 제품 개발은 해외시장을 겨냥하는 식품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국내 채식 인구는 2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8000만명에 이른다.
농심은 지난달 푸드테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벤처펀드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배양육이 주된 투자 분야 중 하나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달 메디테크 기업 티앤알바이오팹(T&R Biofab)과 대체육 공동개발협약을 맺었다. 풀무원이 지난해 상반기에 투자한 R&D 비용은 150억원인데, 연간 300억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 같은 규모는 2022년(277억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상반기에 R&D 예산만 47억원에 달한다.
“아직 초기시장, 기회 잡아야”
식품업계가 대체식품에 집중하는 것은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삼일 PwC가 지난해 발간한 대체식품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6억2000만 달러(약 12조94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25년 178억6000만 달러(약 24조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국유통공사는 2023년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를 27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지홍 CJ제일제당 대체단백질 PM은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은 아직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35% 이상 성장률을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취식 경험과 니즈가 증가한다는 점을 반영해 식물성 식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로 이제 ‘식용벌레’까지 대두되고 있다. 주요 식품 기업들이 올해 특허청에 식용벌레 상표를 등록했다. 롯데웰푸드,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등이 관련 상표를 올렸다.
식용벌레는 들이는 비용 대비 많은 단백질을 얻을 수 있고, 소고기 등과 비교했을 때 탄소배출이 적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식용벌레를 통해 식량 1㎏을 생산하는 데 사료가 1.7㎏가 드는 반면, 소고기 1㎏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료 10㎏가 필요하다. 또 귀뚜라미 기준 1㎉ 당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보다 38% 많고, 지방은 28%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관련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식용벌레 시장 규모는 2019년 1억 1200만 달러에 그쳤지만, 2023년 15억 달러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환경 이슈, 가치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대체 식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 규모 자체도 확대되고 있다”며 “대체식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각 식품사가 갖고 있는 인프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체식품 연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체식품의 제품 범주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며 “각 기업들은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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