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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구에서 적으로…전 삼부토건 오너 3세 “윤관 상대 형사 고소도 나설 것”

[송사 휘말린 LG家 맏사위]②
고 조정구 삼부토건 창립자 손자 조창연 씨 인터뷰 
“르네상스호텔 매각 차익 한 푼도 못 받아” 주장 

2016년 6월 당시 일본의 한 건축 사무소에서 찍은 사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조창연 씨(왼쪽에서 다섯 번째). [사진 조창연 씨 제공]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고(故) 조정구 삼부토건 창립자의 손자이자 옛 르네상스호텔(현 센터필드) 매각 당시 투자 유치 등에 관여한 조창연 씨가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상대로 형사 고소에 나선다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윤 대표는 오랫동안 친구였던 조 씨로부터 2억원의 민사 소송에 이어 형사 소송까지 당할 처지가 됐다. 

2016년 르네상스호텔(당시 벨레상스호텔)을 인수한 건설업체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의 시행사인 SLI 지분 25%를, 윤 대표 권유로 이상준 SLI 대표에게 넘겼는데, 이와 관련해 아무런 금전적 이익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다. 조 씨는 “르네상스호텔 매각 때 부동산 투자 경험이 없는 윤관 대표를 투자자로 끌어오는 등 매각 성사를 위해 주된 역할을 했음에도, 자신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해외에 있는 조 씨와 인터뷰는 6일 유선전화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조 씨는 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2016년 6월 14일 SLI 지분 25%를 매입했고, 나머지 지분은 이상준(당시 SLI 대표) 등 파트너가 25%씩 보유했다”라며 “오너 일가가 (시행사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위험하니까, (윤관 대표가) ‘이상준에게 지분을 넘기라’라고 했고, 이상준한테 넘겼다”라고 밝혔다. 조 씨는 VSL코리아가 르네상스호텔 인수 후 재매각하는 과정에서 시행사(SLI)에만 250억원 정도의 이익이 돌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 씨는 보유 지분 25%에 해당하는 50억원 수준의 돈을 돌려받지 못한 셈이다. 

조창연 씨가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소송 내용. [사진 법원 홈페이지 캡처]

“윤관 믿고 투자 설득했는데…한 푼도 못 받아”

조 씨 주장에 따르면 조 씨와 윤 대표는 경기초등학교 동창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했다. 조 씨는 “부부끼리 동반 여행을 갔다 오고, 남자들끼리(윤 대표 포함) 일본 온천 여행을 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런 조 씨와 윤 대표가 사업적으로 협업한 것이 2016년 르네상스호텔 매각 건이다.

조 씨는 자신이 해당 매각과 관련해 윤 대표를 투자자로 합류하도록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르네상스호텔) 공매 참여가 어렵고, 입찰 보증금을 완납하지 못하면 몰취(물건의 소유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해 국가에 귀속시키는 법원의 결정)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웠다”라며 “굉장히 가격이 좋을 것 같아 부동산 투자가 처음인 윤관을 설득했다”라고 주장했다. 

조 씨 주장의 진위를 떠나, 실제 르네상스호텔 매각은 업계의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성사됐다. VSL코리아는 2016년 르네상스호텔을 6900억원에 사들였다. 2015년 10월 당시 삼부토건 채권단이 르네상스호텔과 이 부지에 대한 공매 공고를 내고 입찰을 진행한 결과, 첫 회 입찰 개시 최저 가격은 약 1조8000억원이었다. 마지막 10회 입찰 최저 가격은 7500억원 정도로 결정됐다. 당시 르네상스호텔 매각 사정을 기억하는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도 “르네상스호텔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라고 입을 모았다. 

2018년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은 VSL코리아가 설립한 맥킨237PFV(프로젝트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르네상스호텔 부지와 개발 중인 자산 일체를 2조원에 매입했다. 윤 대표가 인수자 쪽 투자자로 참여한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기대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졌고, 이후 막대한 차익을 거둘 정도로 재매각이 성사된 것이다.

지난해 말 VSL코리아 후신인 다올이앤씨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2대 주주는 지분율 19.66%의 블루런벤처스 로터스 그로스 펀드 2015(BRV Lotus Growth Fund 2015)다. 르네상스호텔 인수 투자자로 참여한 블루런벤처스와 이 호텔을 사들여 재매각에 성공한 VSL코리아와의 협력은 적어도 지난해 말까진 유지됐다는 얘기다. 

조 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이 건과 별개의 형사 고소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관 대표가) 멤버십 식당을 한다고 했다. (그가) 1500만원 정도의 지분 투자를 권유해 개인적으로 투자했는데, 이후 해당 사업체 주주 명부에 나는 빠져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형사 고소할 것이란 게 조 씨의 입장이다.

본지는 윤관 대표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블루런벤처스코리아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블루런벤처스코리아는 “해당 사안은 관련 부서에 전달하겠다”라고만 했다. 재차 연락하자 “해당 부서에 다시 알리겠다”라고 답했다. 이날까지 회신을 받지 못했다. 

시선은 윤관 대표에게로 쏠린다. 미국 시민권자인 윤관 대표는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구 대표 등을 비롯한 LG그룹 오너가 세 모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를 제기한 이후 윤관 대표를 향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11월 16일 열린 상속 회복 청구 소송 2차 변론 기일에서는 고 구본무 선대 회장의 지분 상속에 대한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녹취 당시에 윤 대표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표는 과세 당국이 부과한 종합소득세가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청구했고, 지난해 12월 기각됐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기도 했다.

조 씨가 윤 대표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예고하면서, 그를 향한 재계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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