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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세미콘, 재고자산 사상 첫 5000억 돌파…돈맥경화 우려↑ [이코노 리포트]

3분기 말 재고자산 5394억…증가세 지속
LGD 등 고객사 감산 영향…현금흐름 둔화
4분기부터 업황 회복…재고 소진 기대감

LX세미콘 대전캠퍼스.[사진 LX세미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LX세미콘(108320)의 재고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돈맥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TV를 비롯한 전방산업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재고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LX세미콘의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만큼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고자산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X세미콘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재고자산은 539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7%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3% 늘어난 수치로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이 안정화되지 못하는 것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의 디스플레이 패널 감산 조치 영향이 크다. 대형 고객사들이 감산 조치에 나서면서 LX세미콘의 주력 제품인 DDI 납품이 지연됐고, 재고자산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DDI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 칩이다. LX세미콘의 전체 매출에서 DDI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실제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은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감산 조치에 돌입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말 2011억원에 불과했던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 4826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올해 1분기 4168억원으로 10% 이상 줄며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2분기 이후 증가세로 전환돼 5000억원을 넘어섰다. LG디스플레이가 LX세미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7%로 절반이 넘는다.

문제는 막대한 재고자산이 향후 LX세미콘의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재고마저 제 때 현금으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현금창출능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4분기부터 디스플레이 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LX세미콘의 재고 소진이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재고 규모가 워낙 커 당분간은 현금흐름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LX세미콘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668억원 대비 38%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의 재고자산 증가는 고객사들의 감산 영향으로 제품 출하가 지연된 영향이 크다”며 “TV에 들어가는 대형 패널뿐만 아니라 모바일용 소형 패널까지 수요가 줄면서 DDI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 이후부터는 업황이 개선되면서 재고 증가세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전방산업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만큼 재고 소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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