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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 택한 CJ대한통운…단기차입 한도 증액 [이코노 리포트]

CJ대한통운, 단기차입 한도 9500억→1조6500억
내년 상반기 공모·사모채 1187억 만기 도래
금리 등 회사채 부담 높아…투심 악화도 발목

CJ대한통운 로고. [사진 CJ대한통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이 단기차입 한도를 7000억원 증액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고금리 기조로 회사채 발행에 부담을 느낀 CJ대한통운이 단기차입에 나서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이 단기차입 한도를 증액한 것은 자금 조달 방법으로 회사채 발행보다 단기차입에 더 힘을 싣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전날 단기차입금 총액 한도를 기존 9500억원에서 1조6500억원으로 7000억원 증액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공시를 통해 “(단기차입 한도 증액이) 기업어음 및 은행 차입약정한도 등 단기차입금 발행한도를 사전 승인하는 목적”이라며 “실제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이 단기차입금 증액 한도를 선택한 것은 고금리 기조에 따른 회사채 투자 심리 위축 영향이 크다. 만기 도래 예정인 사채 차환에 비교적 금리가 높은 회사채를 발행하기보다는 은행 대출 등 단기차입을 이용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CJ대한통운의 공모 및 사모 사채는 총 1187억원이다. 

시장에서도 최근의 금리인상 종료 분위기와 무관하게 회사채 조달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깊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과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조달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런 상황에선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촉발된 자금 경색 이후 채권시장의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규모는 19조22억원으로 전월(21조773억원) 대비 2조751억원(9.8%) 감소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국채 금리가 1~2주 사이에 많이 내렸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금리 부담 완화가 예상되는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금융기관에서 받은 단기차입금으로 상환하기 위해 한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은행쪽 단기 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이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CJ대한통운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5170억원으로 지난해 말 7896억원 대비 34.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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