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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업계 진출한 NICE그룹…화해 운영사 버드뷰 ‘아픈 손가락’

[신평사 신사업 대전] ②
NICE그룹 주차·전기차 충전·키오스크 사업도 영위
2015년 모바일 뷰티 플랫폼 '화해' 운영사 버드뷰 인수
적자 탈피 못한 버드뷰 결국 스팩 상장 잠정 철회

NICE그룹 본사 전경. [사진 NICE그룹]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개인 및 기업 신용평가 등 금융 인프라 사업으로 입지를 넓혀온 NICE그룹이 뷰티 사업에 진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15년 인수한 스타트업 버드뷰가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최근 상장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ICE그룹은 자회사의 제반 사업내용을 지배·경영지도·정리 육성하는 지주 사업을 주업으로 영위하고 있고, 현재 39개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기업정보·개인신용 정보사업 ▲지급결제사업 ▲무인화운영 사업 ▲신용평가사업 ▲자산관리 사업 ▲제조업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모빌리티 사업 부문에선 주차사업, 전기차 충전사업 등을 하고 있다. 무인화솔루션사업부문에서는 키오스크(KIOSK)사업과 CCTV 등의 보안시스템을 공급하는 영상보안솔루션사업등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에선 NICE그룹과 가장 이질감이 느껴지는 자회사로 화장품 정보 제공 앱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의 운영사 버드뷰를 꼽는다. 한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 중에선 NICE그룹이 가장 많은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고, 금융기업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독특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NICE그룹은 모바일 화장품 정보 제공 앱 ‘화해’를 개발한 버드뷰를 인수했다. 2015년 11월 버드뷰 지분 51%를 119억원에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한 것이다. 코스메틱 데이터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수를 결정했다. 지금은 NICE그룹의 자회사 KIS정보통신이 버드뷰 지분 62.19%(2022년 연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버드뷰가 운영하고 있는 모바일 뷰티 플랫폼 ‘화해’는 국제 환경 그룹의 유해 성분 기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화장품 성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화장품별 성분 데이터를 이용자들이 알기 쉽게 분석해주고, 이용자의 피부 유형에 따라 리뷰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서비스다. 

NICE그룹 측은 버드뷰 인수 당시 “코스메틱 성분 데이터와 관련 국내 최대 규모의 모바일 콘텐츠와 빅데이터 자산을 보유한 회사”라며 “향후 해외에서도 주요 코스메틱 정보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화해 운영사 버드뷰는 올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스팩 합병이 무산되면서 상장을 잠정 철회했다. [제공 버드뷰]


버드뷰, 적자 탈피 못해 상장 잠정 철회

버드뷰는 올해 증시 상장을 준비했다. 하지만 스팩(SPAC) 합병이 무산되면서 상장을 잠정 철회했다. 마녀공장, 뷰티스킨 등이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1조원대 몸값에 도전하는 에이피알은 2024년 코스피 상장을 준비중인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버드뷰는 지난 4월 20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코스닥 입성을 시도했다. 버드뷰는 2013년 7월 화해 서비스 출시 이후 화장품 성분을 포함한 제품 정보 28만여개와 700만건 이상의 리뷰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 정보탐색과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성 고객층이 두터운 뷰티 시장에서 국내 2030 여성 80% 이상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어 지난 6월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본부에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의 증시 입성을 위해 ‘사업성’ 항목 평가를 추가해 기존 특례상장을 보완한 제도다. 시장의 매력도, 사업모델의 타당성과 경쟁 우위도, 개발 역량 등의 평가를 통해 상장 적격성을 심사한다.

버드뷰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과 함께 코스닥 시장에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 추진에 나섰다. 작년부터 침체된 공모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팩 상장을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면서 상장 철회를 택하게 됐다.

일각에선 버드뷰가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해 상장에 실패했단 지적이 나온다. 누적 가입자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매출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정반대의 행보를 걸었기 때문이다. 버드뷰의 매출액은 ▲2020년 233억원 ▲2021년 304억원 ▲2022년 396억원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2020년과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무려 70%나 성장했다. 

하지만 2020년 12억원이었던 버드뷰의 영업이익은 2021년 89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엔 187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2021년 61억원이었던 경상연구개발비가 지난해 108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손실이 커졌다. IT 우수인재 영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 탓이다.

상장에 실패한 버드뷰는 결국 최근 인력의 절반 가량을 감축했다.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이 무산되면서 결국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버드뷰는 최근 2년간 100여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개발 직군 경력자는 전 직장 대비 최대 30% 연봉 인상 등의 조건을 내걸어 영입했다. 현재는 전체 200여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회사를 떠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장 재도전을 위해 적자구조를 탈피하고자 회사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력 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 뒤 다시 상장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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