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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직’ 플랫폼은 변화 중…네이버·카카오가 주목한 미래 먹거리는

[통신·플랫폼의 이유있는 외도]②
변화해야 살아남는 플랫폼 산업…이용자 홀릴 서비스 구축 ‘관건’
‘국민 플랫폼’ 네카오의 2024년…신규 사업·AI·글로벌 확장 ‘속도’

네이버(왼쪽)와 카카오 로고. [제공 각 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변화의 산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플랫폼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다. 편의성을 제공해 사람을 끌어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게 사업의 핵심이기에 붙은 별명이기도 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기업은 PC 보급·인터넷 대중화·스마트폰 등장 등의 기술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장 요구에 맞춘 서비스를 적기에 마련, 이용자를 확보해 왔다. 아이지에이웍스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기준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092만명이고, 네이버는 이 기간 3857만명(검색 앱 기준)을 기록했다.

핵심 서비스인 검색(네이버)·메신저(카카오)를 지속 고도화하고, 신규 서비스·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며 ‘국민 플랫폼’이란 지위를 구축한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의 변화는 늘 현재 진행형”이라며 “국내 IT업계 동향을 살피려면 두 기업의 변화를 보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양사가 이용자 이탈을 막고 새로운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가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양사는 갈수록 빨라지는 기술 변화에 대응해 지금도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2024년 미래 먹거리 키워드로는 ‘신규 서비스·생성형 인공지능(AI)·글로벌 확장’ 등이 꼽힌다.

치지직부터 사우디까지…네이버 ‘확장일로’

‘치지직’(CHZZK)은 네이버가 추진 중인 다양한 신규 서비스 중 단연 가장 ‘핫’한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19일 베타(시험) 버전으로 베일을 벗은 치지직은 네이버가 마련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베타 서비스 출시 하루 만에 국내 양대 애플리케이션(앱) 마켓(구글플레이·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는 트위치의 공백이 가시화된 데 따른 흥행으로 분석된다. 미국 아마존의 자회사 트위치가 국내 사업을 2024년 2월 27일 철수하기로 하면서 신규 플랫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위치는 한국에서만 약 670만명의 이용자로 확보한 플랫폼으로, 아프리카TV와 국내 시장을 양분해 왔다. 이 플랫폼이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대외에 공개되자, 네이버는 치지직 출시를 공식화했다.

트위치의 빈자리를 노리는 ‘치지직’은 베타 서비스에서 ▲고화질 해상도(최대 1080p 60fps, 비트레이트 8Mbps) ▲주문형비디오(VOD) 다시 보기 ▲텍스트음성변환(TTS) 보이스 후원 등의 기능을 우선 선보였다. 치지직 내 재화인 ‘치즈’를 통한 스트리머 후원 기능도 도입했다. 현재 방송 송출은 별도 권한을 부여받은 스트리머만 가능하다.

네이버는 베타 서비스 기간 추가 기능을 순차 선보이고, 편의성·안정성 점검을 진행한 뒤 2024년 중 치지직을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오는 1월 ▲채팅 관리 기능 개선 ▲연령 제한 설정 ▲익명 후원 기능 마련이 예정돼 있다. 2월에는 ▲스트리머 구독 기능 ▲방송 탐색 서비스 신설 ▲영상 후원 기능 마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앞서 게임 특화 커뮤니티 ▲네이버 게임 라운지 ▲네이버 e스포츠 페이지 등을 운영해 왔다. 게임 사업에 직접 진출하기보단 소통의 장을 마련,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회사는 이를 활용해 이용자와 ‘치지직’에 관한 소통을 진행, 충성 고객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업데이트부터 이벤트 소식까지 이용자가 관심을 보일 정보를 제공하며 시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12월 19일 베타(시험) 버전으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을 공개했다. [제공 네이버]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 기능도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해 고도화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24일 차세대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마련하고,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8월) ▲생성형 AI 검색 ‘큐:’(9월) ▲블로그 등에서 창작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생산 도구 ‘클로바 포 라이팅’(10월) 등을 시험 버전으로 순차 공개했다. 12월엔 큐:와 통합검색을 결합, 본격적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플랫폼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 관계자는 “베타 기간 축적된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답변 품질을 지속 고도화, 2024년에는 모바일 적용 확대하고 음성·이미지 입력 등을 지원하는 등 편의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네이버는 2023년에 ▲북미 최대 패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 ▲사우디아라비아 5개 도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수주 ▲네이버웹툰 해외 사업 확장 등의 성과를 올렸다. 네이버는 구체적인 지역별 매출 비중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업계에선 전체 수익의 약 40% 안팎(라인 포함)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고 추정한다.

네이버는 2022년 일찍이 ‘글로벌 3.0’이란 전략을 공개하고, 해외 매출 비중 50% 달성을 목표치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전략의 일환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네이버웹툰은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글로벌 거래액이 1조30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일본에서만 거래액이 1000억엔(약 8700억원)을 돌파했다. 2024년에도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 확장 ▲중동 사업 확대 ▲C2C 글로벌 생태계 마련 ▲기술 수출 등을 기반으로 해외 매출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3.0 전략 강화를 위해 김범준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기도 했다.

AI 입기 시작한 카카오톡…콘텐츠 중심 해외 확장

카카오 역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서비스 마련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 사업으로 오픈채팅 독립 앱 ‘오픈링크’ 출시가 꼽힌다.

오픈채팅은 현재 카카오톡에서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끼리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친구로 추가하지 않아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취미나 정보 등 공통의 관심사에 따라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카카오톡의 첫 화면을 개편하며 3번째 탭 자리에 오픈채팅을 배치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서비스 활성화에 나선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픈채팅은 글로벌 이용자를 포함해 더 넓은 이용자층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독립 앱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신규 출시한 오픈링크 앱에서는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이용자 자신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담을 수 있고, 대규모 커뮤니티 활동에 유용한 기능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링크는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앱을 지향한다. 타깃 광고에 적합한 성격을 지녔단 의미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에선 오픈링크 출시로 신규 매출원이 마련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나온다.

오픈링크 외에도 카카오헬스케어가 오는 2024년 2월 1일 일반에 공개를 예고한 ‘파스타’가 신규 동력원으로 꼽힌다. 파스타는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동된 초개인화 혈당 관리 서비스로, 회사는 막바지 개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 카카오]

생성형 AI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접목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회사는 카카오톡에 지난해 12월 18일 대화 요약과 말투 변경 등 AI 기능을 시험적으로 추가했다. 최신 버전으로 앱을 업데이트한 후 실험실에서 ‘AI 기능 이용하기’를 설정하면 사용할 수 있다. 말투 변경은 작성된 메시지를 ▲정중체 ▲상냥체 ▲임금체 ▲신하체 ▲로봇체 ▲이모지체 등의 콘셉트에 맞게 전환해 주는 기능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차세대 초대규모 AI 모델 ‘코(Ko)-GPT 2.0’도 개발 중이다. 모델 성능을 결정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 수를 60억·130억·250억·650억 개 등으로 다양화해 카카오톡에 접목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를 마련하겠단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10개 정도의 주제로 기술실증(POC)을 추진해 유효성을 검증하는 중”이라며 “이 중에서도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AI 콘텐츠 봇’이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촘촘하게 구분해 이에 부합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대화 맥락에 맞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확장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비욘드 코리아’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0.2%에 그쳤던 해외 매출 비중은 해당 전략 도입 후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18.4%로 증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가 영위하는 웹툰·웹소설 사업과 SM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K-팝(POP) 등 콘텐츠 사업을 통해 해외 매출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픽코마가 운영 중인 일본 웹툰 앱 픽코마는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익 약 6억 달러를 기록하며 단일 만화 앱으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와 함께 2024년 1분기 중 6엑사바이트(EB)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총 12만대 서버 보관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안산’을 본격 가동,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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