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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에이피알·토스·야놀자...이번에 상장 성공할까

[유니콘 상장에 쏠린눈]①
국내외 상장 기대감 커지며 관련 주 들썩이기도
기업가치 떨어진 토스·야놀자 실적 개선 관건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사진 토스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한 국내 대표 유니콘 업체들의 상장 시동 걸기가 한창이다. 이들의 기업공개(IPO) 움직임에 초기 투자자들의 회수 기대감이 커지는 한편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해당 기업들을 포함해 최근 주목을 받았던 유니콘 기업들조차 잇달아 상장이 지연된 가운데, 이번엔 상장 성공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한 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상장을 위해서는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뒤 회계감사, 기업실사, 상장예비심사, 공모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RFP 발송은 이 중에서 상장 논의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다.

빨라지는 토스 상장 시계…적자 개선 과제 

지난 2013년 8월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로 시작해 은행·증권·보험 등 라이선스를 잇달아 취득하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앱 형태를 갖췄다. 월간 활성이용자수(MOU)는 1500만명이 넘는다. 

회사 측은 IPO를 위한 최소한의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기대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토스뱅크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들이 토스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상장소식이 알려진 지난 20일 이월드는 전 거래일 대비 29.98% 상승했고, 한국전자인증(+21.33%), 한화투자증권(+6.49%), 하나금융지주(+1.89%)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토스뱅크의 작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월드 계열사 이랜드가 토스뱅크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한화투자증권(9.10%), 하나은행(8.88%), 한국전자인증(2.09%)도 주요 주주에 해당한다. 

다만 회사의 누적손실이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 사항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법인 설립 후 지금까지 연간 실적에서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실적 공시 첫해인 2016년 22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토스뱅크 등을 설립하며 몸집을 키운 이후에는 더욱 적자 폭이 커졌다. 지난 2021년에는 순손실이 2160억원을 기록한 데이어 지난해에는 3709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적정한 몸값을 받을 수 있을지가 주요 관건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 보고 있는 토스의 기업 가치는 8조~9조원 수준이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추진 중이던 상장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미국 고금리 여파로 IPO 시장의 유동성이 얼어붙은 가운데, 몸값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초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를 자문사로 선정해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를 진행했다. 당시 기업 가치가 15조원에서 최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계획한 기간 동안 목표했던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하면서 상장도 연기하게 됐다. 올 7월 기준 토스의 누적 투자액은 1조60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시리즈 G라운드로 5300억원의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9조100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글로벌 뷰티 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사진 에이피알]


내년 코스피 상장 1호 노리는 에이피알 호실적 ‘긍정’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유니콘 기업은 에이피알이다.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1호를 노리고 있는 에이피알은 지난 2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주식 수는 37만9000주로 공모구조는 신주 모집 30만9000주(81.53%), 구주 매출 7만주(18.47%)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4만7000~20만원이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557억~758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내년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2월 1일부터 2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에이피알은 지난 3월 프리IPO에서 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어 지난 6월엔 CJ온스타일로부터 투자받는 과정에서 1조원의 몸값을 넘기며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에이피알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공해진 중인 실적 덕분이다. 에이피알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3718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뷰티테크기업으로의 도약이 에이피알의 수직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에이지알)의 뷰티 디바이스가 인기를 끌며 매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1년간 약 60만대를 판매했던 에이지알은 올해는 3분기 만에 75만대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뷰티 디바이스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힌 결과 해외 매출은 1년 전 대비 52.5% 늘었다. 3분기 해외 매출 규모는 56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6%에 달했다. 

앞서 에이피알은 2020년 11월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가 자진 상장 철회한 바 있다.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도 더욱 향상 됐다.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뷰티, 패션 분야에서 ‘미디어커머스’와 ‘소비자 직접거래’(D2C) 사업모델을 선도하며 총 6개의 브랜드를 전개 하고 있다. 현재 기업가치가 1조5000억원에 달하며 프리 IPO에 참여한 이들의 차익실현(엑시트)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신한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시리즈 투자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는 물론 구주를 인수했던 하나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어팔마 캐피탈 등도 이번 IPO로 5배 이상의 차익이 예상된다.

국내 숙박 플랫폼에서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 중인 야놀자는 미국 뉴욕 증시 입성이 거론된다. 야놀자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 출신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하는 등 글로벌 IPO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지난 5일(현지 시각) CFO로 뉴욕증권거래소 출신의 알렉산더 이브라힘을 선임했다. 20년 이상 NYSE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아브라힘 CFO는 아시아, 북남미 등 글로벌 기업들 수백 곳의 IPO와 자본조달 업무를 지원해 왔다. 이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지난 8일(현지 시각) 야놀자의 신임 CFO로 선임된 이브라함의 사진과 축하 메시지를 전광판에 띄우며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야놀자의 미국 증시 상장 추진 소식에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사진 야놀자]

미국 증시 입성 노리는 야놀자 몸값 회복할까 

야놀자가 본격적인 미국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관련 주들도 들썩였다. 13일 그래디언트(구 인터파크)는 전 거래일 대비 3400원(29.93%) 오른 1만4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그래디언트는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분 70%를 야놀자에 매각하면서 야놀자 관련주로 묶였다.

같은 날 아주IB투자와 SBI인베스트먼트도 각각 17.23%, 6.13% 상승 마감했다. 아주IB투자와 SBI인베스트먼트는 야놀자에 각각 200억원, 16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화투자증권도 1.11%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 자회사 한화자산운용이 야놀자에 4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야놀자는 여러 차례 상장설이 나온 바 있다. 야놀자는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을 목표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이후 야놀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외형을 확장해 왔다. 야놀자의 계열사인 야놀자 클라우드는 2021년 12월 야놀자 클라우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테이블'의 51% 지분을 9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또한 지난해 4월에는 인터파크의 지분 70%를 2940억원에 최종 인수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이스라엘의 글로벌 B2B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인수했다.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야놀자의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야놀자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220억원, 영업손실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3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신성장 사업 부문인 인터파크트리플과 야놀자클라우드의 부진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할 경우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 벤처기업) 등극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 몸값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놀자는 비전펀드로 투자받을 당시 기업가치가 8조원 이상에 달했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거론된다.

지난 2005년 국내 숙박업소 연계 서비스로 출발한 야놀자는 2009년 야놀자 데이트, 2011년 야놀자 프랜차이즈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선보였다. 이후 2015년부터 레저 영역으로 사업을 넓힌데 이어, 2019년에는 국내 여행 관련 기업 중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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