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개미 잡는다…주식 시장 핫이슈 ‘금투세 폐지’ 공식화
[불붙은 ‘금투세 폐지’] ①
尹 “자본시장 규제 혁파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금투세 과세 대상 약 15만명 추산…증시 부양 효과 기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했다. 공매도 금지, 주식 양도세 부과 대주주 기준 완화에 이어 ‘1000만 동학개미’ 표심을 자극할 또 다른 카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가 명분이다. 금투세 폐지에 무게가 실리면서 단계적 인하가 진행 중인 증권거래세 개편도 뒤따를 전망이다.
尹 대통령 금투세 폐지 공식화
올해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명분으로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은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금투세를 폐지하고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제도 개선 착수와 지난해 12월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50억원 상향에 이은 3번째 주식 조세 정책 대수술 행보다. 기회재정부는 올해 7월 발표 세법 개정안에서 증권거래세율 운용 방안을 포함한 금투세 폐지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투세는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다.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에 처음 등장했고, 당초 기재부는 2023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2022년 금투세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여야는 같은 해 금투세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재부가 2022년 말 추산한 금투세 과세 대상은 약 15만명이다. 당시 대주주 양도세 과세 대상(1만5000명)의 10배에 달한다. 1424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중 1%에 불과하지만, 큰 돈을 움직이는 이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경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개인투자자 단체를 중심으로 금투세 폐지 요구가 이어졌다.
이렇듯 금투세 폐지는 공매도 개선과 양도세 규제 완화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 요구에 정부가 호응한다는 취지가 깔렸다. 금투세 도입에 따른 실제 증시 영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고 총선용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금투세 폐지가 증시에 부정적인 변수를 줄인다는 측면에선 논쟁의 여지가 적다.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금투세 폐지에 찬성 의견이 다수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계의 자산 구성에 부동산이 굉장히 많다. 개인들이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에 투자하면 기업도 부채에 의존하는 자금조달 비중을 줄일 수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투세를 도입하면서 증권거래세를 완전히 폐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과제 문제가 존재한다”며 “금투세가 도입되면 증시 자금 이탈, 지출 감소 등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금투세 폐지는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없애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5년과 달리 개인투자자 자금이 자본시장을 통해 생산적인 부분으로 들어오게 하고 우리 주식시장의 수요 기반을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며 “세금 자체만 놓고 보면 (고액 투자자 감세 등)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지만 자본시장 관련으로 보면 (금투세 폐지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거래세 부과체제 조정 불가피…개정 방안에 촉각
금투세 폐지로 증권거래세 부과체제도 조정이 될 수밖에 없어 시장은 거래세 개정 방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금투세를 폐지하는 대신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0.23%에서 0.20%로 인하됐고 올해(0.18%)와 내년(0.15%)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증권거래세 인하가 금투세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금투세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다시 증권거래세 인하를 멈출 것이냐에 있다”라면서도 “증권거래세 인하 계획은 이미 시행령 개정을 통해 규정돼 있고 이에 따라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주변국 정책을 살펴볼 때 증권거래세 인하가 과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홍콩·싱가포르·대만 등 아시아 주변국을 보면 증권거래세가 0.1~0.2% 사이고, 모두 금투세가 없다”며 “0.15% 정도로 가더라도 명확히 우리가 낮거나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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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금투세 폐지 공식화
올해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명분으로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은 1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은 많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금투세를 폐지하고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 및 제도 개선 착수와 지난해 12월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50억원 상향에 이은 3번째 주식 조세 정책 대수술 행보다. 기회재정부는 올해 7월 발표 세법 개정안에서 증권거래세율 운용 방안을 포함한 금투세 폐지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투세는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25%를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다.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020년 세법개정안에 처음 등장했고, 당초 기재부는 2023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2022년 금투세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여야는 같은 해 금투세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재부가 2022년 말 추산한 금투세 과세 대상은 약 15만명이다. 당시 대주주 양도세 과세 대상(1만5000명)의 10배에 달한다. 1424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중 1%에 불과하지만, 큰 돈을 움직이는 이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경우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개인투자자 단체를 중심으로 금투세 폐지 요구가 이어졌다.
이렇듯 금투세 폐지는 공매도 개선과 양도세 규제 완화와 마찬가지로 개인투자자 요구에 정부가 호응한다는 취지가 깔렸다. 금투세 도입에 따른 실제 증시 영향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분분하고 총선용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금투세 폐지가 증시에 부정적인 변수를 줄인다는 측면에선 논쟁의 여지가 적다.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금투세 폐지에 찬성 의견이 다수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계의 자산 구성에 부동산이 굉장히 많다. 개인들이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에 투자하면 기업도 부채에 의존하는 자금조달 비중을 줄일 수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투세를 도입하면서 증권거래세를 완전히 폐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과제 문제가 존재한다”며 “금투세가 도입되면 증시 자금 이탈, 지출 감소 등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금투세 폐지는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없애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5년과 달리 개인투자자 자금이 자본시장을 통해 생산적인 부분으로 들어오게 하고 우리 주식시장의 수요 기반을 확충하는 게 필요하다”며 “세금 자체만 놓고 보면 (고액 투자자 감세 등)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지만 자본시장 관련으로 보면 (금투세 폐지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거래세 부과체제 조정 불가피…개정 방안에 촉각
금투세 폐지로 증권거래세 부과체제도 조정이 될 수밖에 없어 시장은 거래세 개정 방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금투세를 폐지하는 대신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1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0.23%에서 0.20%로 인하됐고 올해(0.18%)와 내년(0.15%)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점은 증권거래세 인하가 금투세와 연계돼 있기 때문에 금투세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다시 증권거래세 인하를 멈출 것이냐에 있다”라면서도 “증권거래세 인하 계획은 이미 시행령 개정을 통해 규정돼 있고 이에 따라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주변국 정책을 살펴볼 때 증권거래세 인하가 과도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홍콩·싱가포르·대만 등 아시아 주변국을 보면 증권거래세가 0.1~0.2% 사이고, 모두 금투세가 없다”며 “0.15% 정도로 가더라도 명확히 우리가 낮거나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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