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형 잇몸치료제, 잘 키우니 효자 됐네
[치藥시대]②
동화약품 효자상품 ‘잇치’…연매출 300억원 돌파
치약형 치료제 도전하는 유통사…성장성에 주목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찾는 환자가 늘면서 제품을 내놓은 기업 매출도 고공행진 중이다. 환자들의 반응이 특히 좋은 제품 대다수는 양치질을 하면서 치주질환까지 관리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기존에 나온 치약형 잇몸치료제들은 사용 후 다시 양치질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제품들은 양치질로 치주질환을 간단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등 치아 관리를 위한 성분은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동화약품의 ‘잇치’를 비롯해 최근 몇 년 사이 개발·출시된 치약형 잇몸치료제에는 연마제와 기초제(계면활성제) 등이 포함돼 있다. 양치질 한 번으로 치아 표면의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약품 사용 후 따로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돼 환자 편의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치약을 바꾸는 것만으로 양치질과 치주질환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동화약품의 치약형 잇몸치료제 잇치는 2023년 단일 제품 기준, 연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동화약품이 잇치를 출시한 때는 2011년인데, 출시 첫 해 매출 37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해 3년 뒤인 2014년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0년 매출 200억원을 넘겼고, 2021년 247억원, 2022년 278억, 2023년 333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출시한 지 10년을 넘긴 현재,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고속성장하는 모습이다.
잇치는 국내 치약형 잇몸치료제 시장 자체를 이끄는 대표 제품이기도 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이 시장에서 잇치의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치약형이 아닌 다른 제형의 잇몸치료제와 비교해도 매출 규모는 높다. 국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잇몸치료제로는 동국제약의 인사돌플러스, 명인제약의 이가탄에프 등이 있다. 두 제품은 모두 먹는 형태의 의약품으로, ‘잇몸약’의 대표주자들이다. 이들 제품의 연간 매출 규모는 각각 200억원대로 잇치와 비슷하다.
잇치 외에도 많은 기업이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시장에 내놨다. 잇치가 선점한 시장의 틈을 노리는 곳도 많다. 일동제약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치약형 잇몸치료제 덴큐헬스를 출시했다. 회사는 먹는 형태의 잇몸치료제 덴큐를 판매해 왔는데, 이를 치약형으로 출시한 것이다. 덴큐헬스도 잇치처럼 양치질과 치주질환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이 의약품에는 잇몸의 염증이나 부기를 완화하는 생약 성분은 물론 발포제와 연마제도 들어있다.
다만 일동제약이 치약형 잇몸치료제로 잇치와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잇치가 단일품목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 300억원을 노리는 가운데 덴큐헬스의 매출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잇치가 출시 첫해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점과 비교해도 성과가 아쉽다. 태극제약과 조아제약 등 뒤늦게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출시한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초 치약형 잇몸치료제인 옥솔을 출시한 오스템 파마도 아직 성과를 내긴 이르다.
‘약’ 되는 치약…유통사도 눈길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치약형 치료제 시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일반 치약을 생산해온 유통 기업들이 시장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기존에 일반 치약을 생산해왔기 때문에 치약형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상대적으로 쉽게 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최근 유통 기업들은 신사업 개발의 한 축으로 헬스케어를 꼽고 있기도 하다. 식품이나 음료, 생활용품 산업에서 성장의 한계를 직면해서다. 치약형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오리온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히며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인 하이센스바이오와 치약형 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 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다양한 치주질환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 기업의 R&D 역량을 자사의 해외 시장 지배력과 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오리온은 제과 사업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는데, 오리온바이오로직스 또한 중국 시장 내 치약형 치료제 시장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도 자회사인 해태htb를 통해 일찍이 치약형 잇몸치료제 정연탁효를 출시했다. 정연탁효는 동화약품의 잇치처럼 치주질환을 관리하며 양치질도 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항산화 물질인 토코페롤아세테이트가 주요 성분이라 잇몸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염증을 완화하는 에녹솔론, 항균제인 세틸피리디늄 염화물도 첨가돼 있어 염증을 치료하거나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균을 없앨 수 있다.
LG생활건강이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내놓은 것도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치약형 치료제를 출시하기에 앞서 해태음료의 사명을 해태htb로 변경해 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동화약품의 ‘잇치’를 비롯해 최근 몇 년 사이 개발·출시된 치약형 잇몸치료제에는 연마제와 기초제(계면활성제) 등이 포함돼 있다. 양치질 한 번으로 치아 표면의 치태나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약품 사용 후 따로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돼 환자 편의성은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치약을 바꾸는 것만으로 양치질과 치주질환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동화약품의 치약형 잇몸치료제 잇치는 2023년 단일 제품 기준, 연매출 300억원을 돌파했다. 동화약품이 잇치를 출시한 때는 2011년인데, 출시 첫 해 매출 37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해 3년 뒤인 2014년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0년 매출 200억원을 넘겼고, 2021년 247억원, 2022년 278억, 2023년 333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출시한 지 10년을 넘긴 현재,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고속성장하는 모습이다.
잇치는 국내 치약형 잇몸치료제 시장 자체를 이끄는 대표 제품이기도 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이 시장에서 잇치의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치약형이 아닌 다른 제형의 잇몸치료제와 비교해도 매출 규모는 높다. 국내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잇몸치료제로는 동국제약의 인사돌플러스, 명인제약의 이가탄에프 등이 있다. 두 제품은 모두 먹는 형태의 의약품으로, ‘잇몸약’의 대표주자들이다. 이들 제품의 연간 매출 규모는 각각 200억원대로 잇치와 비슷하다.
잇치 외에도 많은 기업이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시장에 내놨다. 잇치가 선점한 시장의 틈을 노리는 곳도 많다. 일동제약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치약형 잇몸치료제 덴큐헬스를 출시했다. 회사는 먹는 형태의 잇몸치료제 덴큐를 판매해 왔는데, 이를 치약형으로 출시한 것이다. 덴큐헬스도 잇치처럼 양치질과 치주질환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이 의약품에는 잇몸의 염증이나 부기를 완화하는 생약 성분은 물론 발포제와 연마제도 들어있다.
다만 일동제약이 치약형 잇몸치료제로 잇치와 같은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잇치가 단일품목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 300억원을 노리는 가운데 덴큐헬스의 매출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잇치가 출시 첫해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점과 비교해도 성과가 아쉽다. 태극제약과 조아제약 등 뒤늦게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출시한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초 치약형 잇몸치료제인 옥솔을 출시한 오스템 파마도 아직 성과를 내긴 이르다.
‘약’ 되는 치약…유통사도 눈길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치약형 치료제 시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일반 치약을 생산해온 유통 기업들이 시장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기존에 일반 치약을 생산해왔기 때문에 치약형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상대적으로 쉽게 의약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최근 유통 기업들은 신사업 개발의 한 축으로 헬스케어를 꼽고 있기도 하다. 식품이나 음료, 생활용품 산업에서 성장의 한계를 직면해서다. 치약형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오리온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히며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인 하이센스바이오와 치약형 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 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다양한 치주질환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 기업의 R&D 역량을 자사의 해외 시장 지배력과 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오리온은 제과 사업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는데, 오리온바이오로직스 또한 중국 시장 내 치약형 치료제 시장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도 자회사인 해태htb를 통해 일찍이 치약형 잇몸치료제 정연탁효를 출시했다. 정연탁효는 동화약품의 잇치처럼 치주질환을 관리하며 양치질도 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항산화 물질인 토코페롤아세테이트가 주요 성분이라 잇몸의 혈액순환을 돕는다. 염증을 완화하는 에녹솔론, 항균제인 세틸피리디늄 염화물도 첨가돼 있어 염증을 치료하거나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균을 없앨 수 있다.
LG생활건강이 치약형 잇몸치료제를 내놓은 것도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치약형 치료제를 출시하기에 앞서 해태음료의 사명을 해태htb로 변경해 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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