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간절한 티빙, KBO 리그 중계권 쥐고 비상할까
티빙 모기업 CJ ENM,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레드오션’ OTT 시장서 존재감 키우는 티빙…중계권에 1200억원 베팅?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서 ‘프로 야구’ 경기 중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티빙은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로 꼽히는 야구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확보를 노린다.
티빙은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날 티빙의 모기업 CJ ENM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세부 협상을 진행하고 계약 규모 및 주요 사항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경쟁 입찰에는 티빙 외에도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LG유플러스·SK텔레콤·아프리카 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가 참여했다. 업계에선 CJ ENM이 이번 중계권을 가져오기 위해 연간 400억원 이상(3년간 총 1200억원)을 입찰금으로 써냈다고 본다. 앞서 지난 2019년 통신·포털 컨소시엄이 5년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총 1100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 측은 이번 중계권 확보에 대해 “KBO의 성장 가능성에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시청 경험을 업그레이드해 디지털 재미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KBO의 흥행과 야구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신개념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용량 트래픽 처리가 가능한 미디어 환경도 조성하고 자사 역량을 총동원 ‘최상의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티빙은 이를 위해 ▲구단별 채널 운영 ▲2번의 클릭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시청 환경 구현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중계 방식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청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중계 영상의 부가 콘텐츠도 확산할 계획이다.
티빙은 스포츠 팬들의 호평을 받는 파티형 관람 기능인 ‘티빙 톡’을 운영하고 있다.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도 강점이다. 야구 중계에 적합한 기능과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다.
티빙의 이번 중계권 확보를 두고 시장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OTT 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최근 OTT 시장 신흥 강자로 부상한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용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국내서 가장 인기를 끄는 스포츠 종목이 ‘야구’임을 고려하면 티빙은 이번 중계권 확보로 가입자 상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빙은 최근 토종 OTT 1위 자리를 쿠팡플레이에 내준 바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521만명으로 집계됐다. 쿠팡플레이의 이 기간 MAU는 665만명으로 나타났다. KBO 리그 중계권은 적자 상황에서도 1200억원을 베팅, 반전을 이루려는 티빙의 승부처인 셈이다.
티빙과 모기업인 CJ ENM은 이미 KBO·MLB, NPB·APBC 등 다양한 야구 경기와 AFC·분데스리가·EURO·메이저 테니스 대회 등 메가 이벤트의 중계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 시리즈의 우승을 노렸던 LG트윈스를 1년간 밀착 취재한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아워게임’도 선보인 바 있다.
티빙 관계자는 “CJ는 골프 산업의 글로벌화를 비롯해 테니스·수영·브레이킹댄스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의 저변 확대에 기여해온 대표적인 기업”이라며 “KBO 및 구단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만족시키고 KBO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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