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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화장품을 아시나요…K-뷰티 마지막 불씨 ‘더마’

[K-뷰티 제3의 전성기 ‘더마’] ①
더마 춘추전국시대…시장 규모 1조 돌파
'피부과학에 초점' 1세대 더마 브랜드 닥터지 주목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최근 6년간 연간 평균성장률 47%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닥터지 블랙스네일 크림. [사진 고운세상코스메틱]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최근 뷰티업계가 경기침체 장기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적 변수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 ‘더마코스메틱’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병·의원에서 아토피·여드름성 피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처방되며 알려지기 시작한 더마 화장품은 ‘약국 화장품’이라 불리며 유럽 코스메슈티컬 브랜드의 국내 상륙,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의 성행과 맞물려 일반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여기에 최근 미세먼지 등 요인으로 피부 관리 수요가 커지자 소비자들의 더마 화장품 관심도는 더 확대된 분위기다. 이와 관련 최근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1세대 브랜드들의 등장 이후 후발주자들이 속속 시장에 합류하며 ‘더마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실적 껑충…시장서 주목하는 닥터지

‘더마’란 피부과학이라는 뜻의 더마톨로지(Dermatology)의 줄임말이다. 업계에서는 기능성 화장품 등을 더마 화장품 또는 더마코스메틱이라고 부른다. 

한국코스메슈티컬교육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7년 5000억원에서 지난 2020년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4년 전 데이터임을 감안하면 최근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마코스메틱 성장 중심에는 더마 1세대 브랜드인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닥터지’, LG생활건강 ‘CNP(씨앤피)’, 씨엠에스랩의 ‘셀퓨전씨’, LG생활건강 ‘피지오겔’, 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 등이 자리한다.

특히 이 시장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빅2’가 뛰어들면서 더욱 뜨거워진 양상이다. 다만 최근 더마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실적을 보여주는 곳은 피부과 전문의인 안건영 박사가 2000년 설립한 고운세상코스메틱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는 33분기 연속 매출이 성장하며 최근 더마코스메틱시장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업체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최근 6년간 연 평균성장률 47%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2016년 20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2년 1971억원으로 664.1% 급증해 33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1억원에서 311억원으로 1409.2% 늘어 연평균 약 280% 성장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중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업계에서 연구개발(R&D) 투자로 가장 돋보이는 회사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지난 2003년부터는 자체 R&D센터인 피부과학연구소를 운영하며 연구개발에 연 3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연구 인력이 전문적인 화장품 지식과 꾸준한 학습, 수만 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 중이다.

개발 과정에서도 단순 트렌드에 편승한 유행 성분을 따라 쓰지 않고 있다. 더마 화장품의 경우 마케팅보다는 고객 입소문이 매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고운세상코스메틱은 피부과학에 입각해 성분 하나하나를 꼼꼼히 검토해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더마 1세대 대표주자...피부과학에 초점·R&D 투자 단행


2016년 7억8483만원에 불과했던 고운세상코스메틱의 경상연구개발비 비용은 2019년 19억613만원, 2022년 31억1013만원으로 늘었다. 과학 기술에 뷰티를 접목한 ‘뷰티테크’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


닥터지의 대표 제품은 ‘블랙 스네일 크림’과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 ‘그린 마일드 업 선 플러스’ 등이다.

이들 제품들은 2023년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은 누적 생산량 2000만개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닥터지를 기반으로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19개국 주요 유통 채널에 진출했다. 특히 닥터지는 현지 맞춤형 제품 론칭과 마케팅 활동으로 일본과 베트남, 싱가포르 뷰티 시장에서 선케어 제품들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닥터지 ‘브라이트닝 업 선 플러스’는 베트남 인구의 40% 가량이 사용하고 있는 ‘틱톡샵’에 입점해 론칭 직후 약 148%라는 월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1년 진출한 일본에서는 레드 블레미쉬, 선케어 라인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고운세상코스메틱 관계자는 “국내 더마 1세대 기업으로 피부장벽을 높이는 화장품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100개 국가에서 10개의 브랜드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1세대 브랜드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더마 시장에서 차세대 브랜드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K-뷰티 4.0’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환경오염 및 미용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병원용·민감성·기능성 제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뷰티업계 뿐 아니라 제약업계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며 차별화된 전략으로 1세대 브랜드들이 또 다른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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