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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서비스는 역시 네이버…검색·번역서 구글 ‘압도’

‘후발 주자’ 파파고, 구글번역보다 사용자 400만명 많아
‘검색 공룡’ 구글, 한국 점유율 30%…네이버는 60% 기록
생성형 AI 경쟁도 네이버 우위…방대한 한국어 데이터 ‘강점’

[제공 네이버]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가 ‘한국어 서비스’ 역량을 증명했다. 네이버 번역 플랫폼 ‘파파고’의 국내 사용량이 ‘구글번역’을 압도했단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네이버가 보유한 한국어 데이터 품질이 구글보다 우수해 나타난 차이라고 해석한다. 한국인이 느낄 수 있는 ‘세밀한 번역 품질 차이’가 이런 사용량 차이를 만들어 냈다는 견해다. 실제로 파파고의 번역 문장이 구글보다 더 매끄럽다는 사용자 평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7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마케팅클라우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앱)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네이버 파파고의 2023년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654만명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구글번역’ 앱의 MAU는 254만명으로 집계됐다. 두 플랫폼의 사용자 수 차이는 2023년 1월 304만명에서 2023년 12월에 400만명으로 늘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100만명가량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MAU는 한 달에 1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뜻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모바일 사용량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웹 사용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이로써 국내 시장에서 검색은 물론 번역 서비스도 구글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색 공룡’으로 불리는 구글은 세계 검색 시장을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 구글이 2006년 4월 출시한 ‘구글번역’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번역 서비스로 꼽힌다. 구글번역은 출시 78개월 만에 글로벌 MAU 1억명을 돌파하며 대중적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국에서만큼은 얘기가 다르다. 한국은 구글이 점령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국가적 특색’으로 구글 진출이 제한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면, 자체적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검색 포털을 지닌 나라는 매우 드물다. 웹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2023년 12월 평균 기준 네이버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약 60%로 나타났다. 구글은 이 기간 30%를 기록했다. 포털 다음(Daum)은 4%에 그쳤다. 치열해진 ‘생성형 AI 검색’ 글로벌 경쟁에서도 네이버가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단 방증이다.

네이버의 한국어 서비스 역량이 검색에 이어 번역 서비스에서도 드러났단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016년 8월 출시된 파파고는 ‘구글번역’ 서비스 개시보다 무려 10년 정도 늦게 시작한 후발 주자다. 그러나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AI 기술과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을 빠르게 개선하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회사 측도 “파파고의 지속적인 성장세에는 꾸준한 AI 기술 연구와 품질 개선을 통해 사용성을 높여온 점이 주효했다”며 “다양한 원천 기술을 고도화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네이버는 파파고에 자체 인공신경망 기계번역 기술(NMT)을 적용, 15개 언어에 대한 고품질 번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술은 파파고 외에도 네이버 앱, 웨일 브라우저, 라인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2020년에는 이미지 속 문장 구조를 분석하고 문맥을 반영해 번역하는 ‘HTS’(Hierarchical Text Structuring)를 구현하며 서비스 편의성을 높였다. 2021년에는 원본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제거해 자연스러운 배경 이미지를 만드는 ‘인페인팅’ 기술도 접목됐다. 네이버 측은 “ 이 기술들은 파파고의 이미지 번역 서비스에 적용돼 이용자에게 한층 정확하고 가독성 좋은 번역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미지 번역 중 ‘바로 번역’과 ‘AR 실시간 번역’ 기능은 출시 이후 사용량이 약 5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서비스 편의성을 높인 파파고의 글로벌 MAU는 이미 지난해 6월 1700만명(네이버 자체 집계 결과·웹 포함)을 돌파했다. 2022년 대비 사용자 수가 30% 증가, 번역 앱 부문에서 6년 연속 국내 1위를 유지하는 기록을 써냈다.

파파고는 특히 해외여행 관련 앱과 함께 사용하는 양상을 보였다. 아이지에이웍스 조사 결과 2023년 12월 파파고의 해외여행 관련 앱 교차 사용 비율은 ▲트레블월렛(43.7%) ▲트립닷컴(36.4%) ▲트리플(35.9%) 순으로 높았다. 반면 구글번역의 해외여행 관련 앱 교차사용률은 ▲트레블월렛(16.2%) ▲아고다(15.1%) ▲트립닷컴(14.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번역 서비스가 여행에 자주 활용된다는 점에 주목, 지난해 3월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관광객 편의 제고 및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파파고를 구현한 IT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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