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5만원은 부담인데”…‘3만원권’ 논의 어떻게 되나[김윤주의 금은동]
ATM 교체·도안 모델 합의 등 고려사항 많아
韓, 10진법에 익숙해 계산 혼란 있을 것
한국은행 “현금사용 감소한 상황…신중한 접근”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5만원은 부담스럽고 3만원권이 나오면 좋겠다.” 지속되는 고물가에 올해 설 명절 삼촌‧이모들의 세뱃돈 지출에 대한 고민은 유독 깊었다. 이 가운데 추후 ‘3만원권’ 발행 기대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은 3만원권 논의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시사 폴(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지난해 12월 13~22일 성인남녀 3892명을 대상으로 ‘세뱃돈, 얼마가 좋을까?’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42%(1668명)가 ‘서로 부담인 만큼 안 주고 안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 중 42%(1653명)는 ‘5만원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10만원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10%,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면 10만원 이상은 해야 된다’는 의견은 2%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문 관련 댓글에는 “안 주고 안 받기는 좀 그렇고, 5만원은 부담스러워 3만원권이 나오면 좋겠다”는 반응이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샀다. 지갑 형편이나 고물가 상황 등을 감안해 1만원과 5만원 사이 중간 단위 지폐 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3만원권 발행’ 기대감은 지난해 이맘때 가수 이적이 쏘아 올리며 시작됐다. 지난해 1월 2일 이적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만원권 지폐가 나오면 좋을 듯 싶다”며 “오랜만에 만난 조카에게 만원을 주긴 뭣하고, 몇 장을 세어서 주는 것도 좀스러워 보일까봐 호기롭게 오만원권을 쥐여 주고는 뒤돌아 후회로 몸부림쳤던 수많은 이들이 3만원권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하지 않을지”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정치권이 3만원권 발행에 긍정적 목소리를 냈다. 당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 축의금 부조 단위가 1·3·5로 커지기 때문에 2만원권보다는 3만원권이 적합할 것 같다”면서 “설 연휴 이후 3만원권 발행 촉구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20달러(약 2만6400원), 유럽은 20유로(약 2만8700원) 등 1과 5 사이 중간단위 지폐가 있다. 이 또한 3만원권 발행 논의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3만원권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 국회 결의안도 발의되지 않았다.
금융권에선 지폐 사용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 새로운 화폐 단위 탄생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5만원권을 만들 때도 2007년 고액권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한 이후 2년이 지난 2009년에야 발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3만원권 발행 시 제반 시스템 정비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전국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비를 바꾸는 비용부터, 도안 모델은 누구로 할 것인지, 10진법 단위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3만원 화폐를 사용할 때 발생할 혼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상에선 3만원권 발행 요구가 크지만, 실제로 지난 2022년 ‘화폐 사용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2·3만원 등 중간단위 화폐 수요는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년마다 국민을 대상으로 화폐 사용 만족도를 조사한다. 지난 조사 결과의 구체적인 수치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만원권 발행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현금을 점점 안 쓰는 상황에서의 실익이 얼마나 될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화폐 액면 체계는 1·5 단위이고, 중간 단위가 있는 나라는 1·2·5 단위로 발행된다”면서 “1·3·5 단위는 거의 없고, 3단위의 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나라는 쿠바, 바하마 등으로 드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작된 3만원권 발행 이슈는 좀 사그라진 상태”라며 “3만원권을 도입하겠다고 해도 곧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사회적 합의 등이 동반돼야 하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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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5만원은 부담스럽고 3만원권이 나오면 좋겠다.” 지속되는 고물가에 올해 설 명절 삼촌‧이모들의 세뱃돈 지출에 대한 고민은 유독 깊었다. 이 가운데 추후 ‘3만원권’ 발행 기대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은 3만원권 논의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시사 폴(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지난해 12월 13~22일 성인남녀 3892명을 대상으로 ‘세뱃돈, 얼마가 좋을까?’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42%(1668명)가 ‘서로 부담인 만큼 안 주고 안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 중 42%(1653명)는 ‘5만원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10만원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10%,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면 10만원 이상은 해야 된다’는 의견은 2%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문 관련 댓글에는 “안 주고 안 받기는 좀 그렇고, 5만원은 부담스러워 3만원권이 나오면 좋겠다”는 반응이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샀다. 지갑 형편이나 고물가 상황 등을 감안해 1만원과 5만원 사이 중간 단위 지폐 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3만원권 발행’ 기대감은 지난해 이맘때 가수 이적이 쏘아 올리며 시작됐다. 지난해 1월 2일 이적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만원권 지폐가 나오면 좋을 듯 싶다”며 “오랜만에 만난 조카에게 만원을 주긴 뭣하고, 몇 장을 세어서 주는 것도 좀스러워 보일까봐 호기롭게 오만원권을 쥐여 주고는 뒤돌아 후회로 몸부림쳤던 수많은 이들이 3만원권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하지 않을지”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정치권이 3만원권 발행에 긍정적 목소리를 냈다. 당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 축의금 부조 단위가 1·3·5로 커지기 때문에 2만원권보다는 3만원권이 적합할 것 같다”면서 “설 연휴 이후 3만원권 발행 촉구 국회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20달러(약 2만6400원), 유럽은 20유로(약 2만8700원) 등 1과 5 사이 중간단위 지폐가 있다. 이 또한 3만원권 발행 논의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3만원권 논의는 진척되지 못했다. 국회 결의안도 발의되지 않았다.
금융권에선 지폐 사용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 새로운 화폐 단위 탄생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5만원권을 만들 때도 2007년 고액권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한 이후 2년이 지난 2009년에야 발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3만원권 발행 시 제반 시스템 정비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전국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비를 바꾸는 비용부터, 도안 모델은 누구로 할 것인지, 10진법 단위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3만원 화폐를 사용할 때 발생할 혼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상에선 3만원권 발행 요구가 크지만, 실제로 지난 2022년 ‘화폐 사용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 국민의 2·3만원 등 중간단위 화폐 수요는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년마다 국민을 대상으로 화폐 사용 만족도를 조사한다. 지난 조사 결과의 구체적인 수치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만원권 발행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현금을 점점 안 쓰는 상황에서의 실익이 얼마나 될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화폐 액면 체계는 1·5 단위이고, 중간 단위가 있는 나라는 1·2·5 단위로 발행된다”면서 “1·3·5 단위는 거의 없고, 3단위의 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나라는 쿠바, 바하마 등으로 드물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시작된 3만원권 발행 이슈는 좀 사그라진 상태”라며 “3만원권을 도입하겠다고 해도 곧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사회적 합의 등이 동반돼야 하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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