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게임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이코노 리포트]
지난해 영업이익 1373억원…전년比 75%↓
게임별 매출 비공개 지적에 “트렌드 따른 것, 숨기려는 의도 없었다”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하루에도 수많은 증권 리포트와 공시가 뉴스면을 장식합니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서 그 속뜻까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코노 리포트에서는 각 기업들의 이슈와 공시 속에 숨어있는 속뜻까지 파악해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이코노 리포트만 잘 따라와도 각 기업들의 핵심 이슈를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최근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 당기순이익 21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75%, 51% 줄었다.
연간 매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1조1497억원, 아시아 3499억원, 북미·유럽 1358억원이다. 로열티 매출은 1445억원이다. 해외 및 로열티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35%다. 플랫폼별 연간 매출은 모바일게임이 1조2004억원, PC 게임이 3651억원, 로열티 매출은 1445억원이다.
4분기 실적은 매출 4377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 당기순이익은 252억원이다. 매출은 모바일 게임 매출 증가로 전분기 대비 3%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77%, 43% 감소했다.
엔씨의 이번 실적 부진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활용 게임들의 노후화와 더불어 기대작이었던 신작 ‘쓰론앤리버티’(TL)의 흥행 실패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엔씨는 이번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그동안 공개해왔던 게임별 매출도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게임별 매출 비공개와 관련해 신작 TL의 부진이 연관돼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엔씨의 지난해 4분기 PC 게임 매출은 923억원으로 TL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대비 0.9% 줄었다. 이와 관련해 엔씨 측은 “TL의 국내 출시와 함께 리니지2, 길드워2의 매출이 증가했다”며 “리니지, 아이온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도 게임별 매출 비공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문준기 베어링자산운용 연구원은 “회사가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지만, 공시나 IR 자료를 보면 역행하는 것 같다”며 “이번 IR자료부터 게임별 자료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실적이 창피하다고 숨기는 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홍원준 CFO는 “전 세계 회사 중에서 저희처럼 발표하는 곳이 없더라”며 “트렌드를 따르고자 한 것이지, 게임별 매출을 숨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게임별 매출은 IR을 통해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공개하겠다”고 해명했다.
TL 실적 부진과 관련해 홍 CFO는 “TL의 국내 출시 이후 여러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만큼 나오지 않은 것은 잘 인지하고 있다”며 “콘텐츠 난이도에 대한 이슈와 조작 편의성, PVE 콘텐츠 밸런스 문제 때문에 초반 리텐션(고객 유지) 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TL이 해외에서 새로운 지표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서구권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해외 이용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크다”며 “올해 출시에는 변화가 없고 아마존이 퍼블리싱을 맡고 있어 마케팅 전략상 글로벌 경쟁작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를 결정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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