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위한 통큰 결단”...KGM, 전기차 가격 내린다
보조금 축소 따른 고객 지원책 발표
올해 말까지 한시적 200만원 인하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KG모빌리티(이하 KGM)가 순수 전기차 토레스 EVX의 차량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정부의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라 올해 차량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국고보조금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KGM은 단기 수익성보다 고객 부담 최소화를 통한 신뢰도 향상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20일 KGM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말(2024년 12월)까지 토레스 EVX의 국내 판매 가격을 200만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으로 토레스 EVX의 판매 가격(세제혜택 후 기준)은 사전계약 당시 보다 400만원 낮은 ▲E5 4550만원 ▲E7 4760만원이 됐다. 국내 전기차 중 가장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 구입 접근성이 용이해 질 것으로 KGM 측은 기대하고 있다.
KGM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토레스 EVX의 올해 국고보조금 규모가 453~470만원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00만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토레스 EVX의 지난해 국고보조금은 660만원이었다.
토레스 EVX의 국고보조금이 예년보다 축소된 것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개편 영향이다. 앞서 지난 6일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침(안)을 행정예고하고 ▲성능 좋고 안전한 전기차 보급 촉진 ▲배터리 기술혁신 유도로 전기차 친환경성 제고 ▲전기차 사후관리·충전여건 개선을 위한 제작사 노력 유도 ▲경제적 취약계층·청년 및 소상공인 전기차 진입장벽 완화 등 보조금 개편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의 새로운 보조금 정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배터리효율계수(성능), 배터리환경계수(재활용) 등이다. 배터리 성능과 재활용 가치 등을 따져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KGM 전기차의 국고보조금 축소는 불가피했다.
배터리효율계수는 에너지 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이다. 배터리 밀도가 500Wh를 초과해야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데, 사실상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만 해당 조건을 충족한다. 중국 제조사 등이 공급하는 LFP 배터리는 대부분 에너지 밀도가 400Wh 이하다.
배터리환경계수도 LFP 배터리 탑재 모델에 불리한 항목이다. 배터리에 포함된 유가금속의 무게 가격(kg당)을 따져본 뒤 가격이 낮을수록 보조금을 삭감하는 방식이다. 원자재 가격이 비싼 NCM 배터리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KGM은 환경부의 보조금 지침(안)에 따라 올해 토레스 EVX 보조금 축소가 불가피해지자 고객 지원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곽재선 KGM 회장은 보조금 축소에 따른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KGM은 할인 프로모션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한 끝에 최종적으로 차량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KGM이 단기 수익성 확보에 치중하기 보다 고객과의 신뢰 구축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곽재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회사와 직원이 잘 살기 위해서만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차가 필요한 사람, 그 차를 사서 행복해할 사람을 위해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나를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곽재선 회장은 이번 토레스 EVX 가격 인하 결정에 대해 “상품성 저하 없이 두 번의 판매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은 업계에서 찾아 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토레스 EVX를 계약하고도 보조금이 소진돼 출고를 못한 계약 고객뿐 아니라 올해 계약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해 인하된 가격으로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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