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가전’ 맞붙는 삼성 vs LG…세탁·건조 한 대로 수행하고 ‘AI 고도화’
‘비스포크 AI 콤보’ 399만9000원…‘LG 시그니처’ 690만원
“꿈의 가전” 이구동성…AI 기능으로 세탁·건조 과정 최적화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사실상 국내 가전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건조기 시장에서 맞붙는다. 양사 모두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에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기를 추가,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23일 삼성전자·LG전자에 따르면 양사 모두 세탁건조기 제품 판매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 22일부터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시장에 내놨다. 삼성전자도 ‘비스포크 AI 콤보’를 24일부터 판매한다. 두 제품 모두 세탁부터 건조까지 빠르게 한 대로 가능한 신(新)가전이다.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양사 모두 “꿈의 가전”이라고 강조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건조기’ 시장이 자리 잡으면서 신규 수요 창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제품은 세탁 후 건조를 위해 세탁물을 옮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이는 현재 국내 가전 시장 상황에 충분히 소비자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요인이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목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기기 장점 승계…공간 활용 ‘장점’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과거 히터 방식 콘덴싱 콤보 세탁기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건조 성능을 개선해 반영했다. 회사 측은 “단독 건조기 수준으로 기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25kg 용량 드럼 세탁기와 15kg 용량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한 대로 합친 가전이다. 국내 세탁·건조기 중 최대 건조 용량을 자랑한다. 킹사이즈 이불 빨래도 가능하다.
이 제품에 적용된 인버터 히트펌프는 대용량 열교환기에서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셔츠 약 17장인 3kg 수준의 세탁물은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만에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기존 히트펌프 건조기에 적용된 동일 방식의 히트펌프 모듈이 적용됐다. 기존 히터 방식의 콘덴싱 타입 건조기와 비교해 건조 시간을 최대 60% 절약할 수 있다. 일반 건조 시 드럼 내부의 최고 온도는 60℃를 넘지 않아 건조하는 옷감이 줄어들거나 손상될 염려도 줄여준다.
‘LG 시그니처’의 세탁·건조 용량은 각각 25kg과 13kg이다. 제품 하단에 탑재된 4kg 용량의 미니워시를 통해 ▲섬세한 의류 ▲기능성 의류 ▲속옷 ▲아이 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다.
LG전자 건조기의 강점으로 꼽히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기술을 발전시켜 신제품에 적용했다. 세탁건조기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 모듈을 새롭게 자체 개발했다.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는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빨래가 머금고 있는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이라 옷감보호에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모터의 속도를 조절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는 인버터 기술도 적용했다.
세탁·건조를 하나로 합친 만큼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상하 직렬 배치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부 수납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세탁실의 창문 활용도 자유롭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가 세탁기·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기능 ‘방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세탁건조기 신제품에 AI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비스포크 AI 콤보’에는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 ‘AI 허브’가 장착됐다. 기존 화면 대비 면적이 9배 커진 7형 풀터치 LCD 패널에 컬러 UI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다른 기기 연동과 멀티미디어 이용이 가능하다. 또 편리한 맞춤 세탁을 지원하는 AI 기반 기능도 동작할 수 있다.
AI 허브에서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된 다른 가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으며 ▲실제 집 구조를 반영한 3D 형태의 ‘맵 뷰’(Map View)를 보며 집안의 공간별 기기 상태와 공기질·에너지 사용량 등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거실의 스마트 TV에서 시청 중이던 콘텐츠를 이어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와 인터넷 브라우저 등 멀티미디어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빅스비’(Bixby)로 음성을 통한 제어도 가능하다.
기존 ‘비스포크 그랑데 AI’에 적용됐던 다양한 AI 기능도 고도화됐다. ‘AI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로 낮은 소음을 구현했다. 진동 감지 센서는 학습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기능을 최적화했고, 2단 댐퍼·볼밸런서로 탈수 시 51.7dB 정도의 소음만 발생한다. ▲세탁물의 무게·오염도·건조도를 감지해 세탁·건조 시간을 맞춤 조절하는 ‘AI 맞춤 코스’ ▲세탁물의 무게를 감지할 뿐 아니라 최근 세탁물의 오염도를 학습해 알맞은 양의 세제를 넣어주는 ‘AI 세제 자동 투입’ ▲최적의 에너지 효율로 전기 사용량을 아껴주는 ‘AI 절약 모드’ ▲버블로 마찰을 줄여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감축하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 등 다양한 기능도 갖췄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에 기존 세탁기·건조기에 적용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던 인공지능(AI) DD모터를 적용했다. 내부 드럼의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6모션 세탁·건조를 구현했다. 또 딥러닝 AI 기술로 의류 재질에 따라 최적의 모션으로 맞춤 세탁·건조도 진행한다. 세탁물을 넣고 문을 닫으면 무게를 빠르게 감지해 3~6초 만에 세탁·건조 예상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국내 최초로 ‘세탁기 온 디바이스 AI 칩’(DQ-C)을 적용, 탈수 과정의 딥러닝 강화학습 기능도 고도화했다. 이 기능은 탈수 시 세탁물을 균일하게 분산시켜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 LG 씽큐(ThinQ)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제품에서 귀가 시간에 맞춰 건조가 끝나도록 예약 시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
LG 시그니처 전면엔 7인치 와이드 LCD 화면이 마련됐다. 세탁기·건조기·미니워시의 모든 기능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 터치도어’도 장점이다. 도어의 특정 부분을 살짝 터치하거나 음성을 이용해 문을 열 수 있는 기능이다. 고객은 양손 가득 세탁물을 들고 있을 때 “하이 엘지, 문 열어줘”라고 말하면 문이 열려 편리하다. 음성 명령을 통해 세탁 시간·코스 등을 조율하고, 완료 시 알람을 받아볼 수도 있다. 또 음성으로 오염도에 따른 세탁 시간 등을 브리핑하는 기능도 구현됐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를 전국 백화점 및 베스트샵 99개 매장에 순차적으로 진열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신제품 출하가는 690만원.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삼성닷컴·온라인 채널 등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다. 3월 4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 예정이다. 출고가는 399만9000원.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는 설치 공간·에너지·시간을 모두 줄여주는 제품”이라며 “소비자들의 세탁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백승태 H&A 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LG 시그니처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내 잃어버렸던 공간과 시간을 돌려주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고객의 가사 노동 해방을 위한 차별화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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