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2막’ 최우형 행장 손 끝에 흥행 달렸다[피플&피플]
[3인 3색 ‘인뱅’ CEO]②
금융‧IT 융합된 디지털금융 전문가
취임 직후 직원‧고객과 소통 눈길
체면 구긴 ‘인뱅 1호’…IPO‧수익성 개선 과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케이뱅크의 ‘2막’이 시작됐다. 이제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손 끝에 ‘인터넷전문은행 1위’ 탈환, 기업공개(IPO) 등 굵직한 에피소드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외부 출신 행장…취임 후 소통 행보 눈길
금융권에 따르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올해 1월 1일 케이뱅크 4대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1966년생인 최 행장은 금융권과 IT업계를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아온 디지털금융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92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금융업을 경험한 뒤 IT업계로 자리를 옮겨 삼성SDS와 글로벌 전략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IBM 등을 거쳤다. 2018년부터는 BNK금융그룹에서 디지털 부문을 이끌었다.
최 행장은 취임 이후 내부와의 소통 행보가 돋보였다. 그의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은 1월 4일 진행한 ‘임직원과 소통미팅’이었다. 외부에서 온 신임 행장인 만큼 내부 분위기를 신속히 파악하겠다는 의도다.
최 행장은 이날 소통미팅에서 경영 비전과 구체적 계획을 담은 취임사를 전했다. 특히 그는 ‘고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으며 건전성 관리와 상생금융 확대, 테크기반 확보 등을 주문했다.
당시 최 행장은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생활과 투자 두 영역에서 편리함과 새로움, 놀라운 경험을 줄 수 있다면 케이뱅크는 차별화된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케이뱅크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고객 패널 ‘케리포터’ 모집에도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외부고객과의 소통강화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들 고객 패널은 금융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케이뱅크가 출시 준비중인 다양한 신상품과 서비스를 먼저 체험해보고 리뷰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활동의 경우 소비자패널 발대식을 비롯해 온라인 활동 시 수행한 과제를 모여서 토론하는 간담회와 시상식 등을 진행한다. 케이뱅크는 고객패널에 은행장 명의 활동 증명서와 상장을 수여하며, 우수 패널에게는 활동기간 연장의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초 ‘소통미팅’에서 최 행장은 약 1시간 동안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해 직원들의 질의에 모두 직접 답했다. 이 자리에서 최 행장의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BTI)에 관련된 얘기가 나왔다. MBTI는 성격유형검사다. MZ세대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기반으로 이를 활용한다. 최 행장이 MBTI를 언급한 것 또한 MZ세대 직원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행장의 MBTI인 INTJ 유형은 ‘용의주도한 전략가’로 불린다. 최 행장 경영 스타일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INTJ 성격 특징은 계획적이며 냉철하고, 통찰력과 분석력이 뛰어난 것으로 구분된다. 최 행장은 이처럼 ‘용의주도한 전략가’ 면모를 발휘해 2년의 임기 내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략가’ 면모 발휘할까…IPO‧수익성 개선 과제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다. 하지만 현재는 ‘1호’ 수식어가 무색하다.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인터넷전문은행 2위도 불안하다.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지방시중은행과 견줄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고, 토스뱅크도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사상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앞서 나갔다. 2023년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2023년 연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 역성장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IPO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최 행장이 취임한 뒤, 중단됐던 상장 절차에 재시동을 건 것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2023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에 나섰지만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2023년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2021년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은 계약 또한 케이뱅크가 IPO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케이뱅크는 2021년 7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재무적 투자자에게 725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이 투자자들에게 5년 내 적격 상장에 실패할 경우 행사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다. FI와 IPO를 약속한 2026년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최 행장은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21일 상장주관사를 선정했다고도 알렸다. 케이뱅크의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근 IPO를 위해 상장주관사 선정을 완료했고, 이후 기업실사 등의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내에 예비심사청구에 나서 연내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IPO를 공식화 한 뒤 케이뱅크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지난 2월 26일 케이뱅크는 고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7년 4월 출범 이후 약 7년 만의 성과다.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 수는 회사의 미래 성장성과 직결된다. 케이뱅크의 고객은 2021년 말 717만명, 2022년 말 820만명, 2023년 말 953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2월 20일 출시한 연 10% 금리의 ‘코드K 자유적금’ 특판 등 상품이 단기간에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 행장은 “1000만 고객 달성은 놀라운 혜택과 혁신적인 상품·서비스, 편리한 이용 환경을 고객에게 인정받은 결과”라며 “외형과 내실 모두 다져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은행, 고객의 금융 경험을 혁신하는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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